[Q&A] 펠로시 대만 방문에 분노한 中..'하나의 중국' 흔들기인가
대표 '반중 인사' 펠로시 의장..하나의 중국 원칙 깰까
(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 김예슬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며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중국은 자국과 척을 져온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사실상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는 움직임으로 해석, '하나의 중국' 원칙이 깨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1. 하나의 중국 원칙이란?
중국 본토와 대만, 홍콩, 마카오 등은 모두 중국의 일부이자 하나로서 나눠질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이 원칙이 세계적인 기준이 되도록 하기 위해 경제력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중국과 국교를 맺으려면 대만과는 반드시 단교해야 한다. 193개 유엔 회원국 중 대만과 외교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는 13개국에 불과하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 내 소수 민족에게도 해당된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들어 티베트, 신장 위구르 등 독립을 추진하는 일부 소수 민족과 지역의 요구를 일축해왔다.
2. 하나의 중국 원칙, 언제부터 생겼나?
중국 국공내전 이후 국민당 정부는 1949년 중국 공산당에 의해 대만으로 쫓겨난 뒤 중화민국을 세웠다. 공산당은 중국 본토에서 중화인민공화국을 수립했고, 이후 국민당과 공산당은 자신들이 중국을 대표하는 정부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국민당의 대만(중화민국)만을 인정하는 국가가 많았다. 그러나 1971년 유엔이 유엔 내 중국 대표권을 중화민국에서 중화인민공화국으로 돌린 유엔 총회 결의 제2758호를 마련하며 대다수 국가가 중화인민공화국을 합법 정부로 인정하게 됐다.
이후 1992년 중국과 대만은 양안관계 원칙에 대한 논의를 벌였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중국을 대표하는 정부가 어디인지에 대한 해석은 각자에게 맡긴다는 내용의 ‘92 공식’을 마련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016년 취임 이래 줄곧 92 공식 수용을 거부해온 바 있다. 이에 중국은 최근 몇 년 동안 대만에 대한 외교적, 군사적 압력을 강화해왔다.
3. 미국은 언제 이 원칙을 수용했나?
미국은 1979년 1월1일 중국과 공식적으로 외교 관계를 시작한 이후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같은 해 국내법으로 제정한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에 따라 대만에 방어 수단을 제공하는 등 대만과도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왔다. 대만관계법은 미국이 대만과 단교하고 상호방위조약도 폐기해 비공식 관계를 유지하기 시작하면서 제정됐다.
또한 양국간 상호대표부 설치도 이를 통해 가능했다. 공식 외교 관계가 없는 특정 국가에 국내법을 통해 안보를 보장한다는 것은 예외적이다.
대만관계법에는 대만에 대한 방어적 성격의 무기 제공, 대만 고위 인사 방미 허용, 대만의 인터폴과 세계보건총회(WHA) 등에 옵서버 자격 참가 지지 등이 규정돼 있다.
특히, 미국 대통령은 대만 주민의 안보, 사회, 경제 체제에 대한 어떠한 위협, 그리고 이로부터 야기되는 미국의 이익에 대한 어떠한 위험도 신속히 의회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4. 중국 대표권 둘러싼 싸움, 승자는 누구?
중국 대표권 싸움에서의 승자는 단연 중국이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며 대만은 외교력을 잃고 있다.
유엔,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은 중국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
국가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각종 글로벌 회사들도 대만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 인구가 14억을 넘는 중국 시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메리어트 호텔 그룹은 고객에게 보낸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대만, 홍콩, 마카오, 티베트를 개별 국가로 나열했지만, 중국 내에서 반발이 심해지자 중국 웹사이트를 폐쇄했다. 이후 회사 차원에서 사과문을 내고 중국 내 분리주의 독립운동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디올, 발렌티노, 캘빈클라인, 코치 등 패션 회사들도 웹사이트에 대만과 홍콩을 별도의 국가 또는 지역으로 표시했다가 사과했다. 맥도날드는 대만을 개별 국가로 보여주는 내용이 2초간 담긴 광고를 게재한 뒤 사과해야 했다.
5. 현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만에 대한 입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여전히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는 입장이다. 미 백악관은 2일(현지시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 등 중국의 어떠한 주권 문제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이날 정례브리핑 및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펠로시 의장의 방문은 "(중국의) 어떠한 주권 문제를 침해하지 않았고,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위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진영에게 고무적인 신호를 준다고 보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에서도 대표적인 '반(反)중'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
펠로시 의장과 중국의 '악연'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91년 4년차 하원의원이던 펠로시 의장은 베이징을 방문했다. 당시 그는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호텔을 빠져나와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톈안먼 사태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성명을 낭독했다가 중국에서 구금됐다.
또 2007~2008년에는 티베트 독립운동을 달라이 라마를 만났고,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해왔다. 2008년 베이징 하계 올림픽 유치를 반대, 2022년에는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문제 삼으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외교 보이콧을 주도했다.
6.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가능성은?
미국 내에서는 대만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 정책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하나의 중국' 정책을 추진해온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대만 문제에 대해선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기조를 전략적 '명료성(clarity)'으로 점차 옮기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은 "(전략적 모호성에 대한) 국가적 논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날 서구 민주주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러시아가 아니다"라며 "국제 질서에 계속 도전하는 중국이 있는 아시아고, 대만은 그 최전선에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중국에서도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친강 주미 중국대사는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공허하게 만들고 있다"며 "중국이 홍콩과 신장 위구르 지역에 인권 탄압을 하고 있다는 주장으로 오히려 긴장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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