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유로 2022 '역대급 흥행'에도.. 잉글랜드 여자 선수 연봉은 프리미어리거의 '100분의 1'
여자 유로 2022가 열린 지난달 7일부터 지난 1일까지 한 달 간 영국은 ‘여자축구 열풍’으로 들썩였다. 오스트리아와의 개막전에 6만8871명의 관중이 몰리더니, 독일과의 결승전에는 역대 남자 유로 2022 대회 최다 관중 수(1964년 7만9115명)를 넘어서는 8만7192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그러나 여자 선수들에 대한 처우는 이러한 열풍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잉글랜드는 지난 1일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여자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여자 유로 2022) 결승전에서 독일을 2-1로 꺾으며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독일은 통산 13번의 여자 유로에서 8번 우승을 거머쥔 최강팀이다.
레아 윌리엄슨(25·아스널WFC)은 잉글랜드의 여자 유로 우승을 이끈 잉글랜드 여자 축구대표팀 주장이다. 지난 2일 영국 공영방송 ‘BBC’의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슨의 지난 시즌 연봉은 20만 파운드(한화 약 3억 1918만원). 이는 영국인 평균 연봉의 8배에 달하지만, 윌리엄슨이 잉글랜드 최정상급 축구선수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적은 액수다.
미국의 스포츠 계약 전문 사이트 ‘스포트랙’은 잉글랜드 남자 축구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29·토트넘)의 지난 시즌 주급을 20만 파운드로 추정했다. 여자 대표팀 주장의 연봉이 남자 대표팀 주장의 주급과 같은 것이다.
BBC가 잉글랜드 여자 프로축구리그인 우먼스 슈퍼리그(WSL) 12개 팀 중 7개 팀이 공개한 급여 내역을 분석한 결과, WSL 선수의 평균 연봉은 4만7000파운드(한화 약 7498만원)였다. 영국 회계법인 딜로이트가 지난 3월 발표한 ‘풋볼 머니 리그’ 보고서에 따르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소속 팀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레스터 시티가 640만 파운드(한화 약 102억원), 울버햄프턴이 470만 파운드(한화 약 74억원), 웨스트햄이 430만 파운드(한화 약 68억원)였다.
울버햄프턴의 평균 연봉이 EPL 20개 구단의 중간치라는 점을 감안하면, EPL 소속 남자 선수들이 받는 연봉은 WSL 소속 여자 선수들이 받는 연봉의 100배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지난 2020년부터 남자 대표팀 선수와 여자 대표팀 선수에게 경기당 동일한 액수의 임금과 상여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 티켓 판매와 TV 중계권, 후원금 등을 통해 벌어들이는 구단 수익은 EPL이 WSL에 비해 훨씬 크기에 급여에 성별 격차가 생긴다.
EPL 소속 첼시의 경기를 보려면 최소 65파운드(한화 약 10만원)를 지불해야 하지만, WSL 소속 첼시FC위민의 티켓은 9파운드(한화 약 1만4000원)에 불과하다. 관중 수의 차이도 크다. FA에 따르면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EPL이 3만9000명, WSL이 1931명이었다. 2011년 출범해 2018년에야 프로 리그가 된 WSL은 EPL에 비해 TV 중계권과 후원사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 여자 유로 결승전은 역대 최다인 8만7192명의 관중수를 기록했지만, 그 입장권 가격은 15파운드(한화 약 2만원)에서 시작했다. 2020 남자 유로 결승전의 입장권은 가장 싼 좌석이 250파운드(한화 약 40만원)이었다. 유럽 여자축구의 ‘역대급 흥행’에 가려진 성별 격차의 현실이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제니, 실내흡연 논란…스태프 ‘면전에’ 연기 뿜었나?
- 출소 정준영, 프랑스 목격담···“여자 꼬시고, 리옹서 한식당 열고”
- KCC측 “허웅은 피해자” 사생활 논란 후 첫 언급
- 이찬원 “결혼을 하지 않겠습니다” 폭탄선언 왜?
- 송중기·케이티 부부, 둘째 임신···화목한 ‘다문화 가정’
- [전문]“허웅 측, 자료조작해 2차가해” 전 연인, 법적대응 예고
- 고민시 혼자 일해? ‘서진이네2’ 역할 분담에 시청자 ‘시끌’
- [국대 감독선임 막전막후] 돌고 돌아 홍명보,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 [인터뷰] 40년 지킨 ‘김희애’ 이름값, 이유 있었다
- [스경X이슈] 시대를 관통하는 ‘빅 걸’ 이영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