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위협에 물러서지 않아"..펠로시 "대만에 대한 약속 지킬 것"(종합)
차이잉원 "국가 주권을 확고히 하고 민주적 방어선을 지킬 것"
(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3일 오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만나 대만의 민주 발전에 대한 관심에 감사를 표명하는 한편 지속되는 군사위협에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저버리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오전 11시37분께 펠로시 의장을 접견하고 이같은 뜻을 밝혔다. 다만 차이 총통과 펠로시 의장은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차이 총통은 펠로시 의장을 대만의 '친구'라고 표현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에게 "대만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지지를 보여주며 대만을 방문해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펠로시 의장이 오랜 기간 민주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온 것을 존경한다"고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를 언급하며 "민주대만이 침략받으면 모든 인도·태평양지역은 안전은 거대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지속적이고 의도적으로 고조되는 군사적 위협에 맞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국가 주권을 확고히 하고 민주적 방어선을 지킬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만 자체 방위역량을 강화하고 평화와 안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대만이 지역 안보의 평화발전의 핵심 역량이 되게 할 것"이라고 했다.
차이 총통은 "대만은 미국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며 "우리는 미국 국회와 행정부의 인도·태평양에서 안전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방문의 핵심 중 하나는 43년 전 미국 의회가 대만관계법을 통과시켰을 당시 대만에 대한 확고한 약속과 대만과 함께하겠다는 점을 상기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 기초 위에 우리는 번영하는 합작과 동반자 관계를 형성했다며 대만과 미국은 공동 운명체라는 자각과 공동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반드시 경제 관계를 심화해 양국 국민이 보다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에 대만을 방문하게 돼 매우 영광이며 전 세계에 대만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지 않을 것임을 알리기 위해 왔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대만의 단결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차이 총통은 접견에 앞서 펠로시 의장이 대만과 미국 간 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기리려 감사 훈장(特種大綬卿雲勳章)을 수여했다.
이에 펠로시 의장은 훈장을 받게 돼 영광이며 차이 총통과 자신이 여성 지도자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 훈장은 자신 뿐 아니라 동행한 모든 의원을 대표해서 받는 것으로 미·대만에 관계에 힘을 쓰겠다고 했다.
한편, 지난 1997년 공화당 뉴트 깅 그리치 당시 하원의장 이후 대만을 찾은 최고위급 인사인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대만에 대해 "전세계에서 가장 자유로운 사회 중 하나"라고 칭찬했다.
CNN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자신이 이끌고 있는 미 의회 대표단과 대만 입법회(의회) 의원들 간 비공개 면담 시작에 앞서 차이치창 대만 입법원 부원장(부의장)과 환담을 나눴다.
애초 유시쿤 대만 입법원장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유 입법원장이 해외 일정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으로 격리돼 있어 부원장을 만났다.
펠로시 의장은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우리가 협력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기후 위기로부터 지구를 보호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코로나19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양국 모든 국민들에 대한 존중을 증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대화를 나누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우정을 갖고 (대만에) 왔다. 우리는 당신들의 리더십에 감사하며, 우리는 전 세계가 이를 인식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펠로시 의장은 1991년 톈안먼 광장 방문을 언급하며 "그것은 초당적이었다"며 이번 대만 방문과 비교했다. 그는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의 방문은 인권과 불공정 무역관행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기술과 관련한 안보 문제에 관한 것이다. 위험한 기술은 불량 국가에 이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1991년 하원의원 신분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중국 정부의 허가 없이 호텔을 빠져나와 톈안먼 광장에서 톈안먼 사태로 숨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성명을 낭독했다가 중국에서 구금된 바 있다.
아울러 펠로시 의장은 최근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반도체 산업 육성 법안을 거론하며 "법안은 미국과 대만 반도체 분야 협력의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차이 부원장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해 "바위처럼 굳건한 지지"를 보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며, 미 대표단의 방문은 "민주주의와 장의 가치에 대한 가장 강력한 방어이자 공고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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