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제주 청정 하천에 '누런 물' 줄줄..알고 보니 '농약'

농약 희석액 200리터 하천에 유입시킨 농업인 적발
방류 1.5km 하류에 천연기념물 원앙 등 서식
자치경찰단 "하천 내 농약 무단 방류 엄단" 경고

제주도 지하수 오염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농약 무단 방류 현장이 적발됐습니다.

제주자치도 자치경찰단은 감귤 나무에 살포하다 남은 농약 희석액을 무단으로 버려 하천에 유입되도록 한 70대 농업인 A씨를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습니다.

자치경찰단에 따르면 A씨는 어제(2일) 낮 12시 30분쯤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의 마을관정 인근 고지대에에서 장마 이후 감귤나무 방제철에 살균 목적으로 살포하고 남은 '다이센' 농약 희석액 200여 리터를 공공수역인 창고천(지방하천)에 투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씨가 방류한 농약은 인근 주택가 도로와 우수로를 통해 하천에 유입돼 물이 혼탁해졌고, 유속이 느린 곳에서는 농약이 침전되는 현상도 목격됐습니다.

특히, 창고천 하류 1.5km 지점은 희귀식물이 자생하는 등 학술적 가치가 높고, 천연기념물인 원앙 서식지로도 유명한 안덕계곡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적발된 A씨는 경찰조사에서 '다이센 농약은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다른 농업인들도 같은 방법으로 농약을 투기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치경찰은 A씨가 농약 희석액을 물과 섞어 도로에 흘려보내면 하천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같은 행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치경찰 관계자는 "농약 무단 투기로 인한 하천 오염은 제주 생태계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청정 제주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며 "하천 내 농약 방류 행위에 대해서는 적발 시 엄단할 방침"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물환경보전법에 따르면 공공수역에 농약을 누출 혹은 유출하거나 버리는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제주특별법에 따르면 관련 법령에서 정한 기준 이하로 처리하지 않은 오·폐수 등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는 물질을 지하로 주입, 배수, 처리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영상편집 한재홍

화면제공 제주자치경찰단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