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이유 있었나?"..펠로시, 왜 지금 대만에 갔을까 [미·중 신냉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면서까지 대만을 찾은 이유에 대한 여러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한 번에 두 나라와 싸우지 않는다'는 외교적 불문율도 깼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맞서 국제적 전선을 만들고 있는데, 이 와중에 대만을 방문해 대중국 전선에도 불을 지핀 셈이다.
펠로시가 외교적 긴장에도 대만을 방문한 건 중국의 가을 당대회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 가을 20차 당대회에서 3기 집권을 확정할 것으로 보이며, 5년 뒤인 2027년 4연임을 노릴 수 있다는 설도 돈다. 2027년은 중국군 창설 100주년이기도 하다. 이번 당대회에서부터 '대만 통일'을 본격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 예측이다.
여기에 중국의 대만 침공 시나리오까지 제시됐다. 지난해 퇴임한 필립 데이비슨 전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이 "중국이 6년 내 대만을 침공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대만 전문가들은 2025년이면 중국이 대만 침공을 감행할 만큼의 군사적 대비가 완료될 거라고 예견했다.
이번 펠로시 의장의 방문으로 이러한 전략적 모호성을 깨면서 미국의 메시지를 중국에 더 직접적으로 줄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제시카 드룬 태평양위원회 대만 전문가는 "중국의 대만에 대한 접근방식은 명확하고 선언적이어서 의도가 선명히 드러나는 반면, 미국 외교 언어는 뉘앙스에 쌓여있어 해석이 여러 갈래다. 대만에 대한 정책 역시 미국 정부 내부에서도 헷갈릴 때가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모호한 외교 대신 하원의장의 대만 직접 방문이 미국의 의도를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호성이 깨지면서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우려 목소리도 있다. 레브 나흐만 하버드 페어뱅크 중국연구센터 연구원은 "펠로시의 대만 방문이 낙타의 등을 부러뜨리는 최종 지푸라기가 될 수 있다"면서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팔 때마다 중국은 칼춤을 춘다. 중국이 이번 일을 통해 더 큰 보복을 꾀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군사적 긴장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전날 밤 대만 쑹산공항을 통해 대만에 입국한 펠로시 의장은 곧장 성명을 내고 "미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힘찬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 선택의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2300만 대만 국민과 미국의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의장은 대만 도착과 동시에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도 공개했는데 여기서 그는 이번 아시아 순방 일정 중 하나로 대만을 방문한 것이 "대만관계법, 상호 불간섭 등 양국 간 합의인 미중 공동성명, 6대 보장에 의해 지속해온 '하나의 중국' 정책에 모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해협 안에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하고 방위에 필요한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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