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부당해고 구제신청 당시 근로계약 관계 끝났다면 보호 범위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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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 등 구제명령을 신청할 당시 정년퇴직을 했거나 근로계약 관계가 소멸한 경우라면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당시 대법원은 근로자가 구제신청을 낸 후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하거나 정년에 이른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 임금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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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해고 등 구제명령을 신청할 당시 정년퇴직을 했거나 근로계약 관계가 소멸한 경우라면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구제명령 신청이 각하돼야 한다는 뜻이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흥구)는 지난달 14일 근로자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청구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이같이 판정했다.
2011년 여수광양항만공사에 입사한 A씨는 2017년 공사의 자회사인 여수광양항만관리 주식회사에 파견돼 대표 이사로 근무했다. 그러던 중 A씨는 2018년 해양수산부의 특별감사를 받게 됐고 해수부는 공사에 A씨에 대한 ‘중징계 처분’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공사는 2018년 12월 28일 A씨에게 정직 1개월 징계처분을 내렸다.
A씨는 12월 31일 정년퇴직했다. 그런데도 징계를 수긍할 수 없었던 A씨는 정년퇴직 3일 뒤인 1월 3일 전남지방노동위에 정직을 취소하고 정직기간 동안의 임금 감액분을 달라는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냈다. 지노위와 중노위는 이미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돼 구제신청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A씨의 신청을 각하했다.
이에 대해 원심 대전고등법원은 “원직복직이 불가능해졌다고 해도 해고기간 중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 있다면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 유지된다”며 노동위 판정을 뒤집고 근로자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뒤집고 “노동위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소멸했다”고 판단해 중노위와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부당해고 구제명령 제도는 민사소송을 통한 권리구제 방법보다 신속·간단하며 경제적인 행정적 구제절차”라며 “부당해고 구제 신청 당시 근로자가 아닌 경우에까지 과거 부당해고로 인한 손해를 보상받을 목적으로 행정적 절차를 이용하는 것은 구제명령제도의 본래 보호 범위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노동위가 부당해고 등이 성립한다고 판정하면 사용자에 구제명령을 하게 되고, 확정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며 “이미 근로계약관계가 종료했는데도 구제이익을 인정하면 사용자에게 지나친 공법상 의무를 부과하거나 형사처벌의 범위를 확대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근로자 측은 2020년 선고된 대법 전원합의체 판결을 들어 맞섰다. 당시 대법원은 근로자가 구제신청을 낸 후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하거나 정년에 이른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 임금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하지만 대법원은 구제신청 도중에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것과 구제신청 전에 이미 종료된 경우는 엄연히 다르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구제 절차 도중 근로계약 만료나 정년에 이르러 원직복직이 불가능한 경우라면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을 인정해야 하지만, 근로자가 구제신청 하기 전에 이미 근로자 지위에서 벗어난 경우에는 해당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상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행정구제 절차 이용 도중에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된 경우와 진행 전에 이미 종료된 경우를 구분하겠다는 뜻”이라며 “구제절차를 구할 실익은 ‘구제 신청’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곽용희/최한종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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