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에 전투기 띄운 中.."3번 굴욕 당했던 과거와 다르다"[미·중 신냉전]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미·중 갈등 수위를 임계치까지 끌어올리면서 두 강대국간 대결이 새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에도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간 격렬한 대립이 몇 차례 있었지만 이번에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갈등의 중심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념과 정치적 이벤트가 자리잡고 있다. 타협 내지 수정할 수 있는 성격의 것들이 아니다.
1958년 8월23일부터 10월5일 사이 2차 위기가 왔다. 중국으로부터 47만발 포탄이 대만에 쏟아지자 미군이 군함과 전투기를 보냈다. 지난해 5월 뉴욕타임스(NYT)는 1966년 펜타곤 기밀 보고서를 보도했는데 2차 위기 때 미군은 중국 본토에 대한 핵 타격을 검토하기도 했다.
대만해협을 사이에 둔 미중간 대립은 1979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과 수교를 맺으면서 급반전 됐다. 미국과 대만간 상호방위조약은 사라지고 미국 내 '대만관계법'이 들어서면서 전략적 모호성이 등장했다.
1995~1996년 3차 위기는 리덩후이 대만 총통이 미국을 방문한 게 계기가 됐다. 중국이 대만 근해에 미사일을 쏘고 푸젠 지역에 동원령을 내리자 미국은 7함대를 보내자 겨우 종료됐다.
중국은 둥펑 미사일 등으로 태평양 미 해군 거점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갖췄다. 미군은 2020년 가상 워게임에서 이 가능성을 타진했고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벌어지면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손에 넣을 공산이 크다는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미국의 패배다.
중국이 물러설 수 없는 가장 큰 배경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치적 과업이다. 그는 대만 통일을 틈날 때마다 강조해왔다. 이안충 싱가포르 국립대학 정치학 교수는 "시진핑의 야망은 '중화민족의 부흥'이며 대만과 통일을 포함해 역내 초강대국으로 부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2012년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 전 대만과 가까운 푸젠성에서 17년간 시장, 성장 등을 지냈다. 3차 대만해협 위기 때도 푸젠에서 전쟁 준비를 했다.
정치적 이벤트 때문에 운신의 폭이 작기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다르지 않다.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바닥인 바이든 대통령은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갈등이 깊어지고 길어질수록 미중뿐 아니라 세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필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식량난과 예상 범위를 벗어난 인플레이션, 유럽 에너지난 등을 세계는 이미 목격했다.
'칩4' 같은 극도로 민감한 이슈 한가운데 놓인 한국은 특히 예민할 수밖에 없다. 중국이 분노 표출에서 수위 조절에 실패해 미국을 흥분시킬 경우 한국에 대한 미국의 '칩4' 압력은 더 강해질 게 뻔하다. 자칫 중국과 한국간 반도체를 넘어 무역분쟁으로 비화할 여지가 발생한다.
익명의 외교 소식통은 "미중간 갈등 조정 여지와 의지가 현재로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두 나라 사이 비난과 보복 등이 있더라도 용인 가능한 범위여야 하고 가드레일을 벗어나지 않기 위한 자기 통제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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