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트' 이정재 감독 "탄핵정국 지나며 영화 주제 잡혀"

김계연 2022. 8. 3.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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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부터 각색을 다시 했습니다. 대사도 꽤 많이 수정했고요. 정보가 많을수록 헷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보를 최대한 배제했습니다."

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정재는 개봉을 일주일 앞둔 영화 '헌트'를 아직도 손보고 있다고 했다.

이정재는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싸우지 말자는 게 주제인데, 영화가 조금이라도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균형을 잡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고 주변 의견도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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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는 이유로 싸우지 말자'..정보 배제하고 날렵하게 편집"
이정재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칸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부터 각색을 다시 했습니다. 대사도 꽤 많이 수정했고요. 정보가 많을수록 헷갈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보를 최대한 배제했습니다."

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이정재는 개봉을 일주일 앞둔 영화 '헌트'를 아직도 손보고 있다고 했다. 지난 5월 칸영화제 일정에 맞추느라 부족했던 사운드 믹싱과 색 보정 작업도 하고 있다. 이정재는 "조금 더 날렵하게 편집했다"고 말했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헌트'는 칸영화제에서 외국 관객에게 먼저 선보였다. "스토리를 따라가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정재는 "로컬 색이 짙다는 얘기가 많았다"며 "국내 10∼20대 관객을 외국 관객이라고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썼는데 그게 잘 통하지 않은 것 같아 자책했다"고 말했다.

영화 '헌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정재의 연출 데뷔작인 '헌트'는 1983년 국가안전기획부를 배경으로 해외팀 차장 박평호(이정재 분)와 국내팀 차장 김정도(정우성)가 서로를 스파이로 의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촬영하면서 총알 1만 발을 쓴 첩보액션이지만, 1980년대 한국 현대사가 핵심 배경으로 깔려 있다. 이정재는 "굳이 역사적 사실을 영화에 넣어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첩보 장르에만 집중해 현대극으로 만들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헌트'는 5년 전 탄핵 정국을 지나면서 메시지 짙은 사회파 영화로 방향을 잡았다. "왜 우리는 이렇게 심하게 갈등해야 할까. 과연 누가 우리를 이렇게 갈등하게 만든 걸까. 우리의 신념은, 나의 신념은 옳은 것일까. 이런 주제라면 이야기해볼 만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포기에서 용기 쪽으로 가다 보니 과감해진 것 같습니다."

영화 '헌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정재는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싸우지 말자는 게 주제인데, 영화가 조금이라도 한쪽으로 치우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균형을 잡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고 주변 의견도 많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1년에 한 번씩 시나리오를 고치고 정우성에게 보여주며 의견을 들었다. 공을 들이다보니 '헌트'를 준비하는 동안 출연한 영화와 드라마가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일곱 편이 됐다. 그는 "기대치를 뛰어넘어야 노력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저와 우성 씨는 기대치만큼 하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정재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출과 주연을 동시에 맡은 이정재는 촬영을 마치면 시나리오를 고치고 배우들에게 보내주며 밤낮으로 작업했다. 그는 "시나리오를 직접 쓰니까 배우로서 작품에 좀더 빠져들고 이해도가 높아지는 장점이 있었다"면서도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재를 글로벌 스타로 만든 '오징어 게임'은 다음 달 수상작이 결정되는 제74회 에미상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14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그는 활동무대가 넓어지면서 일종의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이 성공하면서 외국에서 이정재와 다른 배우들을 알아봐주시는 호응도가 제가 상상한 것 곱하기 100 정도예요. 이제 나이도 좀 됐고, 청춘스타도 아이돌도 아닌 배우에게 외국 식당에서 서비스를 줄 정도니 신기하기도 합니다. 이 기회에 한국 콘텐츠를 해외시장에 많이 알려야겠다는 사명감도 들어요."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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