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헛되지 않았다"..'헌트' 정우성, '찐친' 이정재와 만족스러운 결과물[인터뷰 종합]

김보라 2022. 8. 3.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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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이정재와 둘이 할 만한 게 있으면 바로 할 거다.”

배우 정우성(50)은 3일 서울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둘이 오래 함께 해왔는데 그걸 검증받을 수 있는 것은 작품이다. 이번에 내놓았으니 자신감이 좀 생겼다. 예전에 같이 작품을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쓰곤 했을 때는 '두 캐릭터가 멋있어야 한다'는 막연함을 좇았었다. 그때는 멋짐을 중시할 나이였으니까.(웃음) 이제 그럴 나이는 지났다”라며 의기투합할 좋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또 한번 도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우성이 주연으로 캐스팅된 영화 ‘헌트’(감독 이정재, 배급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작 아티스트스튜디오·사나이픽처스)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첩보 액션 드라마를 표방한다.

이정재(51)가 각색부터 연출, 출연, 제작 등 네 가지 동시에 맡아 진행했다. 1993년 드라마로 데뷔한 그가 처음으로 내놓은 상업 장편영화인데, 감독의 이름을 가리고 영화만 놓고 보아도 완성도가 꽤나 높다는 점에서 흥행이 기대된다.

안기부 국내팀 차장 김정도 역의 정우성은 “이 영화를 보면서 우리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싶더라”며 영화의 완성본을 본 감상평을 전했다.

자신의 캐릭터를 향한 만족도는 어느 정도냐는 물음에 “보통 감독이 캐릭터를 얼마나 애정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감독이 카메라로 피사체를 찍을 때 얼마나 인물을 애정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물이 달라진다는 의미다. 이걸 보면서 ‘나 정말 멋있게 나왔네?’ 싶진 않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좋아 그런가 보다 했다.(웃음) 사실 한 가지 모습만 담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보다 여러 가지 새로운 모습이 담기길 바랐다”고 말했다.

처음부티 김정도 캐릭터를 맡기로 결정하고 작품에 임했다는 그는 “(원작이었던) ‘남산’에서 박평호가 원톱 주인공이었다. 그를 오랫동안 바라본 사람은 이정재 감독님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어떤 캐릭터를 맡겠다고 결정했다기보다, 우리가 이 작품을 같이 잘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제가 4번 거절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사실 안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그간 각자 서로의 경험에서 얻은 바람직한 방법을 제안하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안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23년 만에 재회가 앞서진 않을까)우려는 있었다”고 확신에 찬 상태로 말했다. 두 사람은 김성수 감독의 영화 '태양은 없다'(1999)에서 연기 호흡을 맞췄던 바.

그러나 정우성은 “둘이 매니지먼트 회사를 만들고 매니지먼트에 이어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도 차리지 않았나. 그래서 ‘둘이 이제는 영화 제작까지 같이 하네?’라는 시선이 일부 있을 거 같았다. 전부는 아니겠지만. 그런 것에 대한 의식을 당연히 갖는 게 맞다. 그렇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는 생각도 덧붙였다.

이어 그는 김정도는 캐릭터에 대해 “(배우로서 연기하기 전) 디자인을 하기에 확실한 인물이었다. 사심이 결부되면 안 되는 게 특히 군인이라는 직업이다. 군인으로서의 본분, 어떤 행위에 대한 정당성, 죄책감으로 인한 책임감, 역사적 팩트에 기대어 있는 아픔 등이 그의 전사(前史)다. 표현하기 편했지만 그럼에도 (왜곡하지 않고) 잘해야 해서 무거운 마음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恨)의 민족이라는 의미가 무엇일지 고민해봤다. 김정도는 군인답고 싶었는데 (김정도가 군인으로서) 군인이 원하지 않은 입장에 섰으니까. 그리고 피해자들의 한 서린 마음을 알고 있고, 그들의 억울한 마음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게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바로잡아야겠다 싶어 그런 선택을 한 거다”라며 “김정도는 권력 안에 스며든 스파이다. 그래서 저는 김정도를 어떻게 보면 (권력기관 내)암세포로 만들어보자 싶은 생각이었다”고 캐릭터를 분석해 표현한 과정을 전했다.

영화는 12·12 군사반란으로 군대를 장악하고 1980년 5·18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해 국정의 실권을 장악한 故전두환 전 대통령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정우성은 “감독님이 역사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수정을 많이 했다. 영화의 본편에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조심스럽게 얘기했다”고 역사적으로 예민한 부분에 대해 이 감독이 주의를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헌트’에는 5·18 헬기사건, 남한을 혼란에 빠뜨릴 목적으로 북한이 제3국에서 저지른 테러 아웅산 암살 폭발 등 실제 사건이 서사에 녹아있다.

이에 대해 정우성은 “5·18 이후 서로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고, 생채기를 내고, 합의에 이르기까지 객관적인 근거가 있다고 본다”라며 “그랬기 때문에 저는 (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그것은 누군가의 주장이지 오해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평호와 김정도는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어떤 지향점에 도달하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인다. 서로 다른 형태의 모습이다. 다르게 움직이지만 (알고 보면) 둘이 비슷하기도 하다. 박평호가 조사실 안에 있는 김정도를 볼 때, 바깥 유리로 비치는 흐릿한 자신의 모습이 김정도에게 겹쳐져 있는 걸 보게 된다. 어떻게 보면 둘이 데칼코마니 같은 모습이다.”

정우성은 이 작품의 포인트 및 차별점을 짚어 달라는 질문에는 “정우성과 이정재, 이정재와 정우성의 만남이 아닐까 싶다.(웃음)”고 강조해 웃음을 안겼다.

전날(2일) 열린 VIP 시사회에는 유재석, 고소영, 황정민, 이준호, 방탄소년단 진 등 국내 인기 스타들이 총출동해 마치 시상식을 방불케 했다.

이에 그는 “고소영은 오랜만에 만났다. 영화를 보고 뿌듯해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축하해 하면서도 ‘너네 열심히 했구나’라는 마음이 느껴졌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두 배우는 영화 ‘러브’(1999)로 연기 호흡을 맞춘 바 있는데, 여전히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저희가 ‘우리가 같이 했는데 봐 줘’라고 손님을 초대하는 자리였다. 스타들이 어떤 날에는 시사회에 참석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을 테고, 사진을 찍기 싫은 날도 있을 텐데, 그래서 우리는 이번에 손님들을 함께 맞이해보자 싶었다. 그래서 무대에서 사진을 같이 찍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그렇게 했더니 동료들이 사진 찍을 때 오히려 더 재미있어한다는 게 느껴졌다.(웃음)”

/ purplish@osen.co.kr

[사진]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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