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중의원 소선거구 '10증10감안', 연립여당 불화의 불씨 되나
기사내용 요약
공명당, 선거구 늘어나는 도시지역에서 자체 후보 옹립 의욕
여권 후보 단일화 필요한 집권당 자민당에선 당혹감·불만 기류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1표의 격차를 시정하기 위해 중의원 선거의 소선거구 정수를 변경하는 '10증10감(10増10減)' 개정안 추진이 연립여당인 공명당과 집권여당인 자민당 사이의 '대립의 불씨'가 될 수도 있다고 일본 마이니치 신문이 3일 보도했다.
지금까지 자민당과 공명당은 참의원·중의원 선거에서 서로 윈윈하기 위해 '상호 추천제도'를 도입하는 등 전략적 연대 관계를 구축했다. 예를 들면, 의석수가 1석인 지방 선거구에서는 공명당이 자민당의 후보자에 표를 몰아주는 대신, 의석수가 3석 이상인 대도시 사이타마, 가나가와, 아이치, 효고, 후쿠오카 5현에서는 공명당 후보자를 집중 유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중의원 소선거구 정수 조정에 따라 공명당은 선거구가 증가하는 도시 지역에서의 후보 옹립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중의원 소선거구는 당선자가 1명 뿐이어서 여권에선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후보자 조정의 압박을 받는 자민당으로서는 당혹감이 읽혀진다.
이 때문에 참의원 선거의 상호 추천으로 균열이 표면화된 자민당과 공명당 간에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전했다.
실제 공명당의 이시이 케이이치 간사장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에서 "선거구가 증가하는 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도전해가고 싶다"고 밝혔다. 이시이 간사장은 "자민당과 조정이 당연히 필요하다"면서도 "앞으로 본격적으로 검토해 나가겠다"며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정부는 가을로 예상되는 임시국회에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어서 차기 중의원 선거부터 새로운 선거구 획정안이 적용될 전망이다. 개정안에서는 소선거구가 도쿄도에서 5곳, 가나가와현에서 2곳, 사이타마현·지바현·아이치현은 각각 1곳씩 증가한다. 모두 도시지역 자치단체다.
공명당 관계자는 마이니치 신문에 "적어도, 일찍이 의석을 가지고 있던 사이타마현과 가나가와현에서 의석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소선거구가 25개에서 단숨에 30개로 늘어나는 도쿄에서도 공명당은 현재까지 1석 증가를 가시권에 놓고 있다.
공명당이 선거구 조정 변경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한 배경에는 '당의 원점은 도시지역'이라는 의식 때문이라고 마이니치 신문이 지적했다. 지방에서 도시로 많은 사람이 이주한 고도성장기 때 경영자와 가까운 자민당, 노동조합측과 가까운 옛 사회당 모두에 속하지 않았던 영세기업의 경영자나 자영업자를 받쳐준 것이 과거의 공명당이었다.
반면 공명당의 득표력은 퇴조하고 있다. 앞서 지난 달 참의원 비례대표 선거에서 얻은 618만여표는 비례대표제가 도입된 1983년 참의원 선거 이후 국정 선거에서 사상 두 번째로 적은 것이다. 당 관계자는 "지역에 깃발을 세우고 열심히 하는 의원이 없으면 당이 약해진다"며 "비례표만으로는 당이 존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공명당은 차기 중의원 선거에서 전통적인 텃밭인 도시에서 출마 후보를 늘려 당세 회복으로 연결하려 하고 있다.
한편 자민당으로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다.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2일 기자회견에서 공명당의 적극적인 후보 옹립 방침에 대해 "10증10감이 어떻게 될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당내에서 다양한 조정이 필요하다"며 "그것을 근거로 한 다음, 공명당과도 협의해 가고 싶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자민당은 선거구 획정 기준 개정안에서 정수가 1개 감소하는 10개 현 가운데 시가, 야마구치, 에히메, 오카야마 등 4개 현에서 모든 소선거구 의석을 독점하는 등 새로운 선거구 획정에 따라 의석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현직 의원이 많이 있고, '10증10감'에 대한 반대론도 여전하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쪽(자민당)은 지방에서 의석을 잃는데, 공명당이 취하기 쉬운 곳에서 늘리는 것은 너무 싫다"는 반발도 나온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보도했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서 당의 뜻에 따라 히로시마 3구 후보 선출(옹립)을 보류하고 공명당에 양보한 자민당의 히로시마현 관계자는 마이니치 신문에 "다른 곳에서 옹립을 늘리려면 우선 히로시마를 우리에게 돌려주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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