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이준석표 윤핵관 낙인찍힌 분들 비켜나야..이준석·권성동 직 사퇴 결단하길"
'윤핵관' 조어에 "李 큰 실책, 尹측 매도" 불만.."윤핵관 선배 2선후퇴"는 유지
배현진·윤영석과 차이? "김재원 전례 만든 '최고위원 사직서'" 들어
국민의힘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조수진 의원이 "본인이 (당원권 정지 징계에) 억울함도 있을 수 있지만 전국을 돌며 계속 당 안에 조롱을 계속하는 게 본인으로서 과연 도움이 되겠나. 위기 상황에서 좀 더 의연해졌으면 좋겠다"고 쓴소리를 했다. 당내 비상상황을 감안해 자진사퇴를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조수진 의원 3일 전문 공개된 전날(2일)자 CBS 오후라디오 '한판승부' 출연분에서 진행자로부터 '이 대표에게 성찰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전국을 돌며 자기정치를 하고 있지 않나. 앞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에 대해 이 대표의 조어라고 재강조하며 "윤핵관이란 단어 자체가 어떻게 보면 이 대표의 굉장히 큰 실책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예컨대 "윤핵관이란 단어를 쓸 거면 대표가 최고의 윤핵관이 됐어야 한다"며 "그런데 대표가 대통령을 경선 때부터 도운 사람들을 윤핵관이란 이름으로 매도하고 이게 굉장히 우리 스스로의 경쟁력을 깎아먹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지난달 31일 최고위원 사퇴 선언 당시 당·정부·대통령실 혁신론과 함께 '윤핵관 선배들'의 2선 후퇴를 주장한 명분으로 "윤핵관이라고 낙인찍힌 분들은 뭘 해도 이 대표가 씌운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그런 분들은 비켜나 주셔야 되는 것"이라고 현실론을 들었다.
직 사퇴를 선언하고도 전날 최고위에 참석, 비대위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전국위 소집 요청 의결에 동참한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과 사퇴를 관철한 자신의 경우가 어떻게 다르냐는 지적에는 "국회에서 정식 기자회견을 했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알리기 위해 사직서를 제출했고 내용증명까지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은 사퇴 선언 후 별도의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조 의원은 "(사퇴 선언에 앞서) 당의 기조국에 연락을 해 보니까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처음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갔다고 한다"며 없던 전례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최고위 의결 과정에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매끄럽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그는 당 대표 직무대행 포기를 선언한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를 두고는 "비대위로 전환하면 저는 권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 문제에 대해 결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지금은 워낙 당이 비상상황이고 하루라도 빨리 전환해야 되기 때문에 지금은 본인도 이건 책임감의 일종으로 지금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비대위 구성 관련 소위 '관리형이냐 혁신형이냐'는 논쟁과 전당대회 개최 시기에 관해선 "비대위이기 때문에, 특히 집권여당에선 굉장히 기간이 짧아야 한다"며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10월쯤부터 시작될텐데 시기적으론 9월말도 전대가 가능하다고 보고, 아무리 늦어도 연내에는 무조건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구성으로 이 대표가 임기를 6개월 이상 남기고 궐위되면 차기 당 대표도 잔여임기를 수행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는 "(전대를) 한다면 2년짜리(당 대표)를 제대로 해야 되는 것"이라며 "당헌당규를 개정하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이 대표가 지금 어떤 노여움도, 낙담도 있겠지만 정말 당을 위해선 본인이 결단해줘야 한다. 그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페미니즘 등을 놓고 논쟁하면서도 '이준석 리더십'을 20·30세대의 대표격으로 추어올려온 진중권 평론가가 "당이 자신(이 대표)한테 한 일이 있는데 (사퇴하겠느냐)"라고 지적하자 조 의원은 "그러면 이 대표가 당에 대해 한 일도 생각해주셔야 된다"며 오히려 "저는 오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님한테 사실 부탁드리러 왔다"고 했다.=
조 의원은 "우리 당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이나 중진 의원들에게도 '제발 이 대표한테 연락해 (자진사퇴를) 설득해달라' 했더니 다 하는 얘기가 '내 말을 어디 듣냐.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다'라고 해서 제가 그랬다"며 진 평론가를 대면해 부탁하기 위해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진 평론가는 "(전날 최고위에 참석한 최고위원들이) 사퇴를 했느냐 안 했느냐는 게 매끄럽지가 않은 게 아니라 그 자체가 모순이고 (효력중지 가처분 신청 등으로) 법원에 가게 되면 인용된다"며 "이 대표가 한 짓엔 비판적이지만 그것(사퇴)을 처리하는 명분도 없고 절차도 다 있어 제가 협조할 수는 없다"고 벽을 쳤다.
조 의원은 당 비상상황을 규정한 이유로 "불미스러운 일로 당 대표 직이 정지가 돼 있다. 윤리위 결정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고 현상이 그렇다. 당 대표 직무대행도 리더십이 완전히 실종했다"며 "정말 비상상황이다. 정말 당을 아끼는 마음에서라면 이 대표가 '여기에서 내가 깔끔하게 정리하고 내가 모든 내 사건에 대해 해결하고 돌아가겠다' 해 주십사 하는 게 제 정말 간절한 소망"이라고 했다.
한편 조 의원은 이 대표 측인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이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자신에게 최고위원 사퇴를 종용하는 전화를 했다는 한 언론보도를 들어 정무수석 사퇴를 주장한 것과 관련 "저는 정무수석에게 전화 받은 일이 없다"며, 지난해 6·11 전대 출마자 중 유일하게 10만표 이상 득표자라고 자부하면서 "누가 사퇴하라고 해서 사퇴를 한다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김 청년최고위원이 저한테 정중하게 사과를 해야된다"며 "최고위원이라는 자리는 책임감 없이 카더라 하면 안 된다. 그래서 최고위원인데 이런 말을 그냥 함부로 옮긴다"며 "우리가 이런 데서부터 깊이 있게 반성을 하고 짚어나가야 된다"고 요구했다. 그는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관해선 "당내든 당외든 다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며 "각종 여론조사 통계를 보면 (당정 지지율에서) 중도층이 다 이탈했기 때문에 중도를 강화할 수 있는 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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