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휴가인데 더 분주한 대통령실..잇단 논란 수습에 '진땀'

김일창 기자 2022. 8. 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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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입학연령 만 5세 하향 논란에 "尹대통령, 돌봄 확립 전제 여론 수렴 지시했다"
관저·대통령실 공사 업체 선정 의혹에 "수의계약 문제 없다"..인적쇄신 가능성도 일축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주한칠레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7.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휴가를 떠났지만 마음 편히 쉬지 못하는 모습이다. 초등학교 입학 연령 하향 논란과 서울 한남동 새 대통령 관저 공사를 담당하는 업체와 김건희 여사의 연루 의혹 등이 잇따라 터져나오면서다.

여기에 지지율이 20%대로 내려 앉으면서 대통령실 쇄신론이 여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대통령은 휴가지만 대통령실은 더 분주한 상황이다.

지난 1일 여름휴가에 돌입한 윤 대통령은 3일 휴가 사흘 차를 맞았다. 당초 지방에서 2~3일 정도 머무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해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머물기로 했다.

윤 대통령 휴가에 맞춰 수석급 인사 몇 명도 휴가를 떠났다. 비서관과 행정관, 행정요원 등 일부도 같은 기간 휴가를 선택하며 대통령실은 대체적으로 한산한 모습이다.

조용했던 대통령실은 전날(2일) 안상훈 사회수석의 브리핑과 관저 공사 업체와 관련한 의혹이 보도되면서 분주해졌다. 안 수석이 기자 브리핑에 나선 건 지난 5월10일 취임 후 처음이다.

안 수석은 브리핑에서 교육부가 지난달 29일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윤 대통령이 "신속히 강구하라"고 한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현재 만 6세) 하향하는 문제를 거론했다.

업무보고 후 나흘 간 학부모들과 교육단체들이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자 수습에 나선 것인데, 초점은 박 장관과 대통령실 대변인실의 '부족한' 브리핑에 맞춰졌다.

당일 업무보고에서 윤 대통령은 입학 연령 하향의 전제조건으로 방과 후 돌봄 교실의 정착과 충분한 의견 수렴을 지시했지만 단순히 "신속히 강구하라"라는 발언만 언론에 전달되면서 혼란이 생겼다는 취지다.

안 수석은 "윤 대통령은 필요한 개혁이라도 관계자간, 이해관계 상충 부분이 있어 공론화와 숙의가 필요하니 교육부가 이에 관한 공론화를 추진하고 종국적으로 국회에서 초당적 논의가 가능하도록 촉진자 역할을 해달라고 했다"며 "이것이 교육부 업무보고에서의 지시사항이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왼쪽부터 안상훈 사회수석, 박 부총리, 윤 대통령, 김대기 비서실장, 최상목 경제수석. (대통령실 제공) 2022.7.29/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메시지 혼선 사태를 두고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장관은 대통령에게 충분하게 설명하고, 배석한 수석은 보고에 문제가 있을 경우 적절한 지적을 했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생략된 것 같단 것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대통령실 인적 쇄신론에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믿고 쓰는' 점임을 고려하더라도 이번 논란의 파급력을 감안할 때 두 사람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특히 박 장관의 경우 임명 과정에서부터 논란이 있었고 이번 일을 계기로 여권에서 쇄신 명단에 이름을 올려 이같은 분석이 기우가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와 그에 따른 교사수 축소, 이를 반가워 하지 않을 교사단체, 교육 전문가가 아닌 박 장관의 교육계내 지지기반 취약성 등을 고려하면 입학 연령 하향 문제가 갑작스럽게 튀어 나온 배경이 의심스럽다"며 "사회복지 전문가인 안 수석 역시 관련한 충분한 지식이 부족하다 보니 대통령의 판단에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달 중순 입주할 것으로 보이는 새 관저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옛 외교부 장관 공관이 새단장을 통해 대통령 관저로 사용되는데, 공사 담당 업체가 김건희 여사와 관계가 깊다는 보도가 터져나오면서다.

이 업체는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의 전시회 단장 사업을 맡은 업체로, 해당 전시회 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다른 후원 업체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 건축 설계·감리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그 업체들은 (전시) 포스터에 이름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 데 전시회 때 인테리어 공사를 담당했던 업체가 일부 있다"며 "후원업체로 이름이 오른 것은 감사의 뜻에서 올린 것으로 (실제로) 후원을 해서 오른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업체가 관저 공사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혼선을 빚었다. 대통령실 또다른 관계자는 "확인이 불가한 사항이지만 그 업체가 관저 공사를 수의 계약으로 따내 하고 있는 것은 맞다"며 "다만,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것은 다 확인된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교육부 업무보고에서의 입학 연령 하향 문제는 충분한 브리핑이 되지 못한 것이 문제였는데 바로 잡았다"며 "대통령실 인적 쇄신론은 지금 상황에서는 불가하다. 국민의힘 내 몇몇이 연일 주장하지만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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