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학교에서 끝나면 안된다' 자폐 청소년 교육에 대해서
자폐 청소년의 16세-25세 교육에 집중해야
교육 지원 실패는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증가 시킬 수 있어
최근 한국에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를 가진 천재 변호사 우영우 캐릭터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뜨겁다.
'자폐'보다는 '천재'에 방점이 찍혀 있어 실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대변하지 않는다는 비판섞인 반응도 있지만,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쏟아지는 관련 기사들로 인해 차이와 차별, 경쟁과 공정, 소수자에 대한 배려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어서다. 무엇보다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관심과 따뜻한 시선이 늘어 났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가 크다.
'스펙트럼'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자폐인들이 제각각 광범위한 증상과 중증도를 갖고 있음을 알게 되는 등 자폐에 대한 이해의 폭도 확장되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한결 같은 소망은 아이보다 하루 더 사는 것이라고 한다. 시간이 지난다고 나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생 돌봄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우영우 같이 사회적으로 성공한 변호사가 되어 혼자 독립적으로 살 수 있게 되는 것은 사실 자폐 아동 뿐 아니라 자녀를 가진 모든 부모들의 최종 목표일 것이다.
당연하게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청년, 혹은 학생이 인생에서 원하는 것도 자폐증이 없는 사람과 똑같다. 공부를 하거나 기술을 습득하여 돈을 벌고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우선 (고등)학교를 마치면 자폐를 가진 젊은이들에게는 그럴 기회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공공소통연구소 박주범 박사는 "앰비셔스 어바웃 오티즘(Ambitious about Autism)은 자폐증이나 아스퍼거 증후군 등 자폐 스펙트럼에 있는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여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영국의 자선 단체"라는 중요한 캠페인을 소개했다.
이어 "1997년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을 둔 부모 그룹이 TreeHouse Trust라는 이름으로 설립하여, 자폐증이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배우고, 성장하고, 성취할 수 있도록 돕고, 평범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사명으로 활동해 왔으며, 오늘날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 자선 단체로 성장하고 발전했다"라고 설명했다.
2011년 시작된 캠페인 'Finished at School(학교에서 끝났다)'은 영국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청소년 4명 중 1명 정도만 고등학교 이후에도 교육을 받고 있으며, 자폐증이 있는 성인의 85%가 실업자인 현실에 대한 반성과 대책 마련으로 시작되었다.
캠페인은 영국 정부에 청소년 장애인을 위해 최대 25세까지 교육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권리를 만들 것을 촉구한다. 자폐증이 있는 젊은이들이 취업을 통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학교를 마친 후 더 효과적인 교육 옵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자체 설문 조사에 따르면 자폐 청소년 부모의 3분의 1이 자녀가 학교를 더 이상 가지 않게 된 이후 직장을 포기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가는 것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통과의례이지만 자폐증이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학교 교육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끝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후, 그들의 선택은 일반적으로 가족과 함께 집에 머물거나 나이가 두 배 이상 많은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는 주거 요양원에 가는 것이다.
청소년들과 그 가족들은 학교 졸업 후의 느낌을 '블랙홀'에 직면한 것으로 묘사한다. 이는 엄청난 불안과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부모들의 걱정은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면 퇴행하여 직전 10여 년 동안 개발한 기술과 자신감을 잃을 것이라는 것이다.
16세 이후 교육 옵션은 자폐 청소년에 대한 취업 지원과 이들을 공동체 생활에 포함 시키기 위해 필수적이다. 이 결과는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
캠페인에 따르면 현재 영국에 16-25세 사이의 자폐 청소년이 6만 6천명으로 추산된다. 그 중 고등학교 이후 과정에서 교육 중인 사람은 1만 440명에 불과하다. 전문 대학의 약 3600개 자리와 전국에 자폐 청소년을 위한 12개 정도의 지원 프로젝트가 있다는 것까지 고려해도 절망적인 격차에 직면해 있음이 분명해진다. 이 격차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효과적인 교육 옵션의 부족은 자폐증을 가진 많은 젊은이들이 독립적으로 일하고, 성취하며 살 수 있는 기본 권리를 거부하는 것이다.
자폐증이 있는 성인의 85%는 실업자이다. 젊은이들이 학교에서 얻는 이득을 외면하면 막대한 자금이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청소년들이 지역 사회에서 생활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도록 지원하지 않는 것은 자폐 성인에 대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의 증가를 의미한다. 현재 영국에서 자폐증 환자를 지원하는 데 드는 연간 비용은 275억 파운드(약 43조 4천 억원)에 달한다.
이제 자폐를 결핍이 아니라 다름으로 인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대하고 지원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자폐를 보는 방식은 매우 중요하다.
박주범 박사는 "각자가 인간으로서 가지고 있는 차이점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적시에 적절한 지원을 한다면 캐릭터로서만이 아니라 주변의 현실에서도 우영우의 성장과 행복을 지켜볼 기회가 많아질 것이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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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TV 김재두PD grrr@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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