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의 대만행, 긴장의 7시간 비행..미·중 군 당국 긴장 속 충돌 피해 남중국해 우회

박용하 기자 2022. 8. 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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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일행이 1일 밤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해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의 안내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타이페이|AP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일행을 태운 C-40C 전용기는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을 이륙해 7시간에 걸친 비행 끝에 대만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비행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진 것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 항로를 피해 우회했기 때문이다.

대만 자유시보와 TVBS 방송 등은 펠로시 의장 일행을 태운 전용기가 이날 오후 3시42분쯤 말레이시아에서 이륙했고 이후 오른쪽으로 우회해 오후 10시43분쯤 대만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영공을 경유하면서 말레이시아에서 대만까지의 통상 비행시간인 5시간보다 더 오래 걸린 것이다.

펠로시 의장을 태운 전용기가 대만으로 향하는 동안 중국과 미국 군 당국 간에는 숨막히는 긴장이 이어졌다. 앞서 중국은 군사력 사용까지 위협한 상황이었다.

펠로시 의장을 태운 전용기가 대만에 가까워질 무렵 중국군 군용기 20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중국 CCTV가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 Su-35 전투기가 대만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달 31일 항모 랴오닝함을 칭다오항에서 출항시켰고, 1일에는 산둥함이 싼야항을 나서 대만해협 인근에 머물렀다.

미국 측도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 호위에 나섰다. 일본 오키나와 소재 미군 가데나기지에서 현지 시간 오후 8시께 전투기 8대와 공중 급유기 5대가 이륙해 남쪽으로 향했다고 NHK가 보도했다. 미 해군은 대만과 멀지 않은 필리핀해에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 전함 4척을 전개했다.

중국이 2일부터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대대적 무력시위를 예고해 대만 해협 긴장 고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맞춰 세계의 시선은 대만해협으로 쏠렸다. 실시간 항로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는 펠로시 의장을 태운 전용기가 말레이시아에서 대만 타이베이까지 날아가는 7시간 동안 292만명이 항공기 추적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3일 트위터에 밝혔다. 착륙하는 시점에는 70만8000명이 지켜봤다. 이는 플라이트레이더24 역대 최고 기록이다. 접속자가 동시에 32만명까지 몰려들면서 한때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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