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방문은 대만의 국제적 지위 시금석 될 것" WP

강영진 2022. 8. 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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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중은 고위 정치인 방문 상례화 전례될까 우려하고
미는 중이 실질적으로 외교관계 단절할 것 우려
중이 과잉대응시 국제사회 대만지지 가속화 가능성도

[타이베이=AP/뉴시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도착해 조지프 우 대만 외교장관의 영접을 받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2022.08.0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구실 삼아 중국이 당장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처럼 위협하지만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중국은 대만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압박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국제사회에서 대만의 지위가 앞으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대만으로선 국제사회에서 지위를 높이는 것이 펠로시 의장 방문으로 당장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전세계 고위 정치인들이 중국의 위협에 맞서 민주주의 대만을 지지한다는 것을 과시할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펠로시 의장의 방문은 미 의원들의 정기적 방문을 늘리려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다. 대만 수저우대 팡유첸 정치학 교수는 "상징성이 크다. 그 때문에 중국도 강경 대응하는 것"이라고 했다.

몇 년 전부터 지속돼 온 각국의 의원, 전직 당국자들의 대만 방문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여행금지가 해제된 직후 최근 몇 달 새 크게 늘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대만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대만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첸 교수는 중국정부가 펠로시 의장 방문을 군사적으로 보복하겠다고 공언함으로써 역풍을 맞아 국제사회의 대만 지지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민주 사회에 대한 위협임을 스스로 과시하는 건 현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 대한 대만 대표단 방문에 상응해 해외 고위대표단 대만 방문이 늘어나는 건 차이잉원 대만 정부가 국제적 지위를 높이려는 노력을 펴왔기 때문이다.

최근 2주 동안만 해도 유럽의회 부의장 니콜라 베어, 일본 전 방위청장 2명, 호주 전 국방 장관 2명, 에스토니아 전 대통령 투마스 헨드릭 일베스가 방문했다. 영국 하원 외교위원 소속 의원들이 올해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영국 가디언지가 1일 보도했다. 유시군 대만 입법원장도 지난 달 체코, 프랑스, 발트해 3국을 순방했다.

중국은 모든 외국 정치인의 대만 방문을 반대하지만 특히 미국-대만 사이의 외교 교류가 늘어나는 것을 우려한다. 중국 학자들은 중국의 대만에 대한 주권 주장을 반박하지도, 인정하지도 않는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이 변화했다고 주장한다.

중국 외교부 산하 국제연구소 카오 춘 연구원은 지난 5월 발표한 글에서 미국이 최근 몇 년 새 하나의 중국 정책을 폐기하고 대만의 국제적 지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면서 "대만을 중국 통제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고 썼다.

대만 분석가들은 중국이 대규모 군사 훈련을 넘어 대만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려할 것으로 예상한다. 2일 대만 경제부는 중국이 대중국 수출품의 65%에 해당하는 수천 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고 확인했다.

중국 정치 평론가 렌이는 중국의 대응이 장기적 이익을 고려하고 미 정치인들이 대만을 "순례 방문"하도록 상황을 악화하는 "반작용"을 피해야 한다고 썼다.

호주 국립대 정치학자 웬티성은 중국과 미국 모두 펠로시 의장 방문이 선례가 될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펠로시처럼 고위 정치인의 방문이 상례화하는 것을 우려하며 미국은 중국이 실질적으로 미국과 외교관계 차단에 나설 것을 걱정한다고 말한다. 그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펠로시 의장 방문에 대한 대응 강도를 최적화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면서 "중국이 강력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약한 지도자로 비쳐질 위험이 있지만 현재로선 시주석도 안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분석가들은 미국의 입장이 달라진 증거로 대만여행법과 미군의 대만 주둔 인정, 미국이 중국의 군사공격에 맞서 대만을 지킬 것이라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등을 꼽는다.

지난 달 대만을 방문한 마크 에스퍼 전 미 국방장관은 미국이 중국의 대만 공격시 미군의 대응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고수하는 "전략적 모호성" 입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차이잉원 총통과 민진당의 다른 의원들은 대마의 국제적 지위가 베이징 주장과 달리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대만은 대만을 고립시키려는 중국의 수십년 동안의 시도에 가능한 만큼 대응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지원할 것이라는 믿음을 약화시켰다. 지난 3월 실시된 대만의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을 확신한다는 응답이 지난해 11월의 65%에서 35%로 줄어들었다.

대만 야당인 국민당 의원 등 일부는 펠로시가 중요한 일도 없는데 대만을 방문했다고 비난한다.

국민당 소속 입법의원 예유란은 1일 페이스북에 펠로시 방문이 양자 교역 대화는 물론 대만의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 가입합의도 촉진하지 않는다고 썼다. 그는 "펠로시의 잘못은 없다. 의회 대표인 하원의장이 대만을 대대적으로 지지한다고 미 행정부 당국자들이 대만에 필요한 지원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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