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101에 '펠로시 환영' 조명..대만인 62%는 "환영하지 않는다"

2022. 8. 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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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환영하는 문구가 대만에서 가장 높은 빌딩 '타이베이101'의 벽면을 장식했다.

3일 NHK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45분께(현지시간) 펠로시 의장 일행이 탄 전용기가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착륙한 시간에 맞춰 타이베이101 벽면에는 중국어로 '민주주의의 친구에게 감사'나 '미국과 대만의 우호는 영원' 등의 메시지가 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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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대만 방문 2일차
대만 해협 안보 위기 고조에 불안한 시선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 타이베이에 도착한 2일(현지시간) 현지에 있는 초고층 타워 '타이베이101' 건물 외벽에 '하원의장 펠로시'라는 영문이 밝게 켜져 있다. NHK에 따르면 이 건물 벽면에는 이밖에도 중국어로 '민주주의 친구에게 감사', '미국과 대만의 우호는 영원' 등의 메시지가 조명으로 표시됐다. [EPA]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환영하는 문구가 대만에서 가장 높은 빌딩 '타이베이101'의 벽면을 장식했다.

3일 NHK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45분께(현지시간) 펠로시 의장 일행이 탄 전용기가 타이베이 쑹산 공항에 착륙한 시간에 맞춰 타이베이101 벽면에는 중국어로 '민주주의의 친구에게 감사'나 '미국과 대만의 우호는 영원' 등의 메시지가 표시됐다.

영어로도 ‘감사합니다. 펠로시 하원의장, 대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등의 메시지가 조명으로 밝게 켜졌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에 도착한 직후 동행하고 있는 의원들과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활력 있는 민주주의를 지원한다는 미국의 흔들림 없는 관여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2일(현지시간)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방문을 환영하는 메시지의 전광판을 뒤로 하고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AP]

그는 “세계가 전제주의인지 민주주의인지의 선택을 강요받는 가운데 2300만명의 대만 사람들과 미국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길은 비밀스러우면서도 요란했다.이번 아시아순방 길에 대만이 포함됐는 지 여부가 사전에 보안을 이유로 함구되면서 관심을 더욱 증폭시켰다.

그가 탄 전용기가 대만에 가까워질 무렵 중국군 군용기 21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했고, 일본 오키나와 미군 기지에선 전투기 8대와 공중 급유기 5대가 이륙해 남쪽으로 향했다.

그가 탄 전용기가 전날 오후 3시 42분께 말레이시아에서 이륙해 대만에 도착하기까지 경로를 보려는 중국 누리꾼들의 접속으로 항공기 항로 추적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가 한때 먹통이 됐다.

대만 총통부는 2일 총통부 사이트가 대량의 데이터를 보내 시스템을 다운시키려는 'DDoS(디도스)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공격은 대만 지역 밖에서 이뤄졌으며, 공격의 데이터량이 통상 수준의 200배에 달했다고 한다.

2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시내에 있는 한 전광판에 인민해방군(PLA) 군함을 보여주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그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

정작 대만인들은 25년 만의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란 역사적 순간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대만연합망이 사이트에서 실시한 온라인 설문에서 '펠로시 의장의 아시아 순방을 환영하냐'는 물음에 '대만 해협을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며 환영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2%로 더 높게 나왔다. '펠로시의 방문은 단점 보다 장점이 더 많다'는 환영 의견은 37%였다.

미국에선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요 인사들의 대만 방문이 잇따르고 있다.

NHK는 작년 6월 미 상원의원 3명이 대만을 방문할 당시 한국 서울 근교에 있는 오산 공군기지에서 미군 수송기를 타고 타이베이를 찾았었다며, 이는 대만 유사시 주한 미군이 출동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영국 하원의원들도 올 11~12월 중 대만을 방문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앞서 유럽에선 2020년에 야로슬라프 쿠베라 체코 전 상임의장이 대만 방문 전 갑자기 사망해, 중국 대사관 관련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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