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習, 인권 무시".. 中 "美, 극도 악랄"

김남석 기자 2022. 8. 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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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군사조치 경고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한 낸시 펠로시(82)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간) 도착 직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권과 법치를 무시하고 있다"며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중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이 대만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백악관 역시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것과 달리 이날 "대통령은 하원의장의 순방 결정을 존중하며 이것이 미국의 정책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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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입법원 방문한 美하원의장 : 낸시 펠로시(가운데) 미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 이틀째인 3일 오전 타이베이의 입법원(국회)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미 의전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1997년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으로, 펠로시 의장은 이날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도 면담했다. AFP 연합뉴스

美하원의장 대만 도착 뒤 성명

中은 심야에 美대사 초치 규탄

펠로시, 차이잉원 총통 면담 뒤

오늘밤 訪韓… 오산기지 방문도

대통령실“역내 평화 위해 소통”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중국의 군사조치 경고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한 낸시 펠로시(82)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간) 도착 직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권과 법치를 무시하고 있다”며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중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이 대만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을 방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 의전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대만을 찾은 것은 1997년 뉴트 깅그리치 당시 의장 이후 25년 만이다. 이에 중국은 심야에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해 “극도로 악랄하다”고 항의한 뒤 오는 4∼7일 대만을 포위하는 실사격훈련 개시를 발표하는 등 강력 반발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밤 대만 쑹산(松山)공항 도착 직후 성명을 내고 “미 의회 대표단 방문은 대만 민주주의를 지지하겠다는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며 “미국은 현상을 변경하려는 (중국의) 일방적 노력에 계속 반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대만 도착과 동시에 공개한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이번 대만 방문은 1979년 대만관계법, 미·중 공동성명, 6대 보장 등에 따른 ‘하나의 중국’ 정책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시 주석이 권력 장악을 강화하면서 중국 정부의 인권과 법치주의 무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펠로시 의장 발언은 중국을 미국의 최대 전략경쟁자로 규정하고 대중국 견제를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대외정책 핵심으로 삼은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미 정치권의 기류를 직접적으로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백악관 역시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던 것과 달리 이날 “대통령은 하원의장의 순방 결정을 존중하며 이것이 미국의 정책과 완전히 일치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군사적 조처까지 거론하며 펠로시 의장 대만 방문을 반대했던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셰펑(謝鋒)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밤 번스 대사를 긴급 초치해 “펠로시 의장이 세상이 비난할 일을 저지르고 고의로 불장난을 도발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3대 중·미 공동성명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군 동부전구는 이날 밤부터 대만 주변에서 연합 군사행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로 설정한 구역의 위도·경도를 고지한 뒤 4∼7일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사격을 실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우리 정부는 대화와 협력을 통한 역내 평화와 안정이 필요하다는 기조 하에 역내 당사국들과 제반 현안에 관해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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