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랄해진 '몸캠'..'아우팅' 두려운 性소수자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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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서울에 사는 대학생 A(23) 씨는 성 소수자 데이팅 앱을 통해 대학생이라며 접근한 B 씨를 알게 됐다.
특히 성 소수자가 모인 데이팅 앱에는 NPNC(No Picture, No Chat·사진 없으면 채팅 안 한다) 문화가 만연, 상반신 등 몸 사진을 올려놓은 계정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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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부위 사진 확보 후 협박
올해 1~5월 피해상담 70건
‘月평균 1회’ 지난 3년과 대조
데이팅 앱 등으로 피해자 물색
성정체성 공개 꺼리는 점 악용
지난 5월 서울에 사는 대학생 A(23) 씨는 성 소수자 데이팅 앱을 통해 대학생이라며 접근한 B 씨를 알게 됐다. 일주일도 안 돼 먼저 본인 몸이라며 사진을 보낸 B 씨에게 A 씨도 신체 사진·영상을 여럿 공유했다. 그러다 B 씨가 다른 데이팅 앱을 추천한다며 보낸 링크를 누르자마자 악성코드가 깔리면서 A 씨 휴대전화의 연락처가 통째로 넘어갔다. B 씨는 “100만 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사진을 뿌릴 것”이라며 협박했고, A 씨는 주변에 돈을 빌려 100만 원을 입금했다.
지난 2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C 씨는 여성으로 위장해 계정을 꾸민 D 씨로부터 “외모가 너무 제 스타일”이라는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받은 뒤 대화를 이어가며 서로 몸 사진을 공유했다. 이후 D 씨는 C 씨의 팔로잉 목록을 보내면서 “오늘 200만 원을 입금하지 않으면 가족, 지인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야동 사이트, 맘카페, 학교 홈페이지에 얼굴, 성기 영상을 전송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올해 들어 성 소수자를 상대로 한 ‘몸캠 피싱’이 급증하고 있다. 몸캠 피싱이란 데이팅 앱이나 SNS를 통해 피해자의 신체 사진·영상을 확보한 뒤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금품을 갈취하는 사기를 말한다.
3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8년 281건에 불과했던 몸캠 피싱 검거건수는 2019년 478건, 2020년 519건, 2021년 718건으로 3년 만에 2.6배로 늘었다.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간 몸캠피싱 관련 검거 인원도 104명에 달한다.
덩달아 성 소수자를 타깃으로 하는 몸캠 피싱도 늘고 있다. 몸캠 피싱 대응 기업 라바웨이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월평균 1건에 불과했던 성 소수자 몸캠 피싱 상담 건수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70건으로 집계됐다. 인스타그램 DM을 통해 접근한 몸캠 피싱 상담도 급증, 올해 들어 4월까지 130건이 발생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1.5배로 늘어난 수준이다.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데이팅 앱 및 SNS 이용자가 늘면서 몸캠 피싱 피해는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성 소수자가 모인 데이팅 앱에는 NPNC(No Picture, No Chat·사진 없으면 채팅 안 한다) 문화가 만연, 상반신 등 몸 사진을 올려놓은 계정이 대부분이다. 피싱 조직은 이러한 앱에서 신체 사진을 더 쉽게 구할 수 있다. 이들은 사회적 소수계층인 성 소수자가 ‘아우팅(성 정체성이 타인에 의해 폭로당하는 일)’을 염려해 경찰 신고를 꺼리는 점을 노리기도 한다.
이에 성 소수자들이 민간 전문업체를 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찰 신고 뒤에, 피의자 검거보다는 피해자 대응에 집중하는 민간기업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들은 추적한 가해자 서버에 가짜 연락처를 다량전송해 혼란을 주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구조한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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