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푸틴의 연인' 카바예바도 제재한다

권한울 2022. 8. 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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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책임' 의원·軍 893명 비자 동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랜 연인으로 알려진 전 러시아 리듬체조 국가대표인 알리나 카바예바. [매경DB]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오랜 연인으로 알려진 전 러시아 리듬체조 국가대표인 알리나 카바예바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는 이날 카바예바의 비자를 동결하고 기타 자산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한다고 밝혔다. 전직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원이기도 한 카바예바는 푸틴 대통령과 오랜 연인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푸틴은 이를 부인해왔다.

카바예바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로 은퇴 후 러시아 하원 의원을 지냈고, 2014년 러시아 최대 언론사인 내셔널 미디어그룹의 회장에 올랐다. 이 그룹의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친정부 성향의 보도들을 쏟아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월 미국 정부가 카바예바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지만 푸틴 대통령 측근인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조치가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고 CNN은 보도했다. 앞서 영국은 지난 5월 카바예바를 제재 대상에 올렸고, 유럽연합(EU)도 6월 그에 대한 여행과 자산 등에 제재를 가한 바 있다.

미 재무부는 세계 최대 철강 생산업체인 MMK는 물론 이 회사 이사회 의장이자 대주주인 빅토르 필리포비치 라시니코프도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러시아와 터키에 기반을 둔 MMK의 자회사 두 곳도 제재 명단에 올랐다. 재무부는 MMK가 러시아 최대 납세자 중 하나이며, 러시아 정부에 상당한 수입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또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러시아 비료업체 포스아그로 설립자이자 러시아 정부에서 일했던 적이 있는 안드레이 구리예프와 그의 아들도 제재했다. 조세회피처인 케이맨 제도 선적의 요트인 알파 네로도 제재 대상에 올렸다. 구리예프는 2014년 이 요트를 1억2000만 달러에 사들였다.

국무부도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보전, 정치적 독립을 위협하거나 침해했다는 이유를 들어 연방 의회 의원과 군인 등 893명에 대해 비자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안드레이 이고레비치 밀니첸코 등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재벌) 3명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러시아 엘리트와 크렘린궁 조력자들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전쟁에 가담한 데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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