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회계법인 신입 회계사 '싹쓸이'.. 구인난 시달리는 중견회계법인들

장윤서 기자 2022. 8. 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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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요 회계법인 채용 인원 1300여명
오는 8월 발표 예정인 2차 공인회계사 1100여명 예상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원./뉴스1

올해 국내 4대 대형회계법인을 포함한 중형 법인의 신입 채용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회계법인들의 채용 규모 대비 신입 공인회계사가 턱 없이 부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2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정KPMG·삼일Pwc·EY한영·딜로이트안진 등 4대 회계법인이 계획한 신입 회계사 채용 인원은 약 1300여명에 달한다.

올해 가장 많은 신입 공채 회계사를 선발하는 곳은 삼정KPMG다. 삼정KPMG는 지난 2019년 430여명, 2020년 271명, 2021년 390명 등을 선발하며 7년 연속 신입 최다 고용 회계법인이란 타이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도 390~400여명의 신입 회계사를 채용할 계획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인원인 380여명, EY한영 250여명, 딜로이트안진 250여명 등의 신입 회계사를 채용할 예정이다.

빅4 신입 회계사 채용 인원 규모에 비해 공인회계사 합격자수는 이에 미치지 못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는 26일(예정) 공인회계사 합격 최종 관문인 2차 시험 합격자를 발표한다. 금융당국이 정한 최소 공인회계사 최소선발 인원은 약 1100여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회계사 수요가 늘어난 것은 지난 2018년 11월 신(新)외부감사법 도입으로 주기적 지정 감사제, 표준감사시간, 내부회계관리 강화 등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상장법인 및 소유와 경영 미분리 대형 비상장사에 대해 9년 중 3년 주기로 정부가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다. 표준감사시간제는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 표준 감사시간을 정하고, 이해관계의 의견을 반영해서 3년마다 타당성을 재검토하는 제도다. 표준감사시간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등이 도입되며 필요한 회계사와, 회계 업무 투입 양이 증가했다.

회계사들이 다른 업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도 인력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반 대기업과 증권사·은행 등 금융권, 벤처캐피털(VC), 스타트업 등도 회계사 영입에 나서면서 회계업계에 만성적인 인력난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회계법인들은 신입 회계사들을 위한 복지 정책 등을 강화하는 추세다. 삼정KPMG는 2018년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스마트오피스, 복장 자율화, 리프레쉬 제도 등을 도입했다. EY한영은 2주 이상 집중휴가 제공, 복지비 확대, 장기근속 리프레시 휴가 등의 혜택이 있다.

딜로이트 안진은 올해 입사하는 신입회계사를 글로벌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한 ‘커리어 저니(Career Journey)’의 일환으로 다양한 제도적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입사 후 3년차부터는 딜로이트만의 자체 교육기관 딜로이트 유니버시티 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재택근무, 유연근무제도 실시 중이다. 올해부터는 처음으로 타 본부 업무를 경험 할 수 있는 풀링(pooling) 제도가 도입됐다. 이는 회계감사본부로 입사한 후 비시즌에 재무자문·리스크자문 중 희망하는 본부를 선택해 실무를 경험하는 식이다. 안진 관계자는 “풀링제도가 감사인으로서 타 본부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도별 공인회계사 응시자 및 합격자./금융감독원 자료 발췌

공인회계사 채용 규모는 공인회계사 자격제도심의위원회(자격위)에서 매년 결정한다. 자격위는 매년 말 다음해 최소 선발 예정인원을 결정하는데, 선발인원은 지난 2000년도 500여명에서 감사품질 제고 등 이유로 2001년부터는 꾸준히 1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빅4 등을 중심으로 채용 인원이 대폭 늘어나자, 중견·소형 회계법인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에 따라 삼덕·대주·서현·신한 등도 중견법인들도 지난해부터 ‘빅4′ 수준의 연봉과 성과급을 경력직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한 중견 회계법인 대표는 “4대 회계법인도 신입 채용 경쟁이 치열하지만, 중견이나 소형 회계법인의 경우엔 더욱 더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면서 “신입이나 경력 모시기를 위해 파격적 연봉대우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입 회계사 인원 증가 뿐 아니라 실무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경력 회계사 발굴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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