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사진도용 성인사이트 홍보 '어쩌나'

2022. 8. 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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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이용자들의 사진을 도용해 '성인 사이트' 홍보에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기준 올해 4월 인스타그램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183만명으로 기존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강자였던 페이스북을 훌쩍 넘어섰다.

3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 '도용' 등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지난 한 달 동안에만 사진 도용 피해를 호소한 사례가 20건 가까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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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계정 유통 피해자 속수무책
인스타 측 별도 부서 만들어 관리
피해자들 "SNS, 제2 명함인데.."
사진 게재=암묵적 유통허용 여겨
개인정보 도용 아니면 처벌 난망
정통망법 개정 법안 국회서 낮잠

#1. 프리랜서 모델 A(34·여) 씨는 지난달 무심코 인스타그램 피드를 내리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A씨 사진을 그대로 프로필로 설정한 뒤, 아이디 철자 하나만 교묘하게 바꾼 ‘가짜 계정’을 발견한 것이다. 문제의 계정은 심지어 프로필에 성인 사이트 링크를 걸어 놓고 마치 A씨가 자신의 사진을 판매하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었다. A씨는 “지인들이 농담조로 ‘사실은 너 아니냐’라고 할 때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2. 직장인 B(30·여) 씨도 얼마 전 같은 방식으로 사진을 도용당한 것을 알았다. B씨를 사칭한 계정은 B씨 본 계정의 팔로워 중 남성만 골라 팔로우를 했다. B씨는 “누가 봐도 가짜이니 상관없다고 생각했다가도, 만에 하나 지인이 나라고 착각할까 봐 두려웠다”고 전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이용자들의 사진을 도용해 ‘성인 사이트’ 홍보에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기준 올해 4월 인스타그램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183만명으로 기존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강자였던 페이스북을 훌쩍 넘어섰다. 덩달아 피해 사례도 늘고 있지만 법적 규제는 미비한 상황이다.

3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에서 ‘도용’ 등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지난 한 달 동안에만 사진 도용 피해를 호소한 사례가 20건 가까이 발견됐다. 인스타그램 한국 지사에는 사진 도용 신고만 전담하는 부서가 있을 정도다.

수법은 대동소이하다. 특정 이용자의 프로필 사진과 아이디를 베낀 가짜 계정을 만들어 성인 사이트를 홍보하는 계정인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다. A씨는 “해외 사이트면 차라리 낫다. 국내 사이트면 수치심은 더욱 극에 달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법적 처벌은 쉽지 않다. 형법상 명예훼손 처벌 범위를 보수적으로 잡는 수사 관행 탓이다. 신수경 한국여성변호사회 변호사는 “SNS에 사진을 올린 것은 암묵적으로 유통을 허용한 것으로 여겨지는 데다, 명시적으로 ‘나는 성매매 여성이다’라고 쓰지 않는 이상 처벌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사진이나 영상을 직접 합성한 경우가 아니라면 성폭력특벌법 대상에서도 벗어난다. 정보통신망법은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도용한 경우만 처벌 대상이다.

민사상 초상권 침해로 접근하더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민사의 경우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어야 소송이 가능한데, 사진 도용 대다수는 해외 사이트를 통해 이뤄져 피해자가 직접 추적하기 어렵다.

결국 피해자들이 스스로 경계할 수밖에 없지만, SNS가 개인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발전한 오늘날엔 ‘속수무책’이라는 것이 피해자들의 입장이다. A씨는 “나에겐 인스타그램이 포트폴리오이자 제 2의 명함이다. 사진을 올리지 않을 순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일찍이 이런 문제를 인지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없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SNS 사칭만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정통망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도 한병도 민주당 의원이 같은 내용의 정통망법 개정안을 발의해 현재 계류 상태다.

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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