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발 위기, 美中 당장 군사적 충돌 피했지만..中 대응 이제부터" WP
기사내용 요약
미중 모두 당장 군사적 충돌을 피하려 하지만
대만에 대한 군사·경제·외교 압박 갈수록 커질 것
대만에 대한 지원도 그에 따라 강화해야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따른 위기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하는 칼럼을 실었다.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의회 대표단이 대만에 체류하는 동안 당장은 중국과 군사적 대치 가능성이 크지만 펠로시 방문으로 인한 본격적인 파장은 그가 돌아온 뒤 앞으로 몇 주, 몇 달, 몇 년 동안 이어질 것이다.
미중 경쟁이 심해져 양국 관계가 영구적으로 변화할 것이며 대만은 중간에 낀 신세가 될 것이다. 지난 몇 주 동안 미 정부 고위당국자들이 현 시점에서 고위 인사의 방문에 따른 이익보다 중국의 보복 위험이 더 크다며 펠로시 의장이 방문을 연기하도록 설득했다. 그러나 1일 펠로시 의장 방문이 확정된 뒤 앤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방문을 지지하면서 중국이 상황을 악화시키지 말도록 촉구했다.
펠로시 의장이 탄 미 공군기는 말레이시아를 떠나 필리핀을 우회한 뒤 대만으로 갔다. 도발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서다. 인근 지역에 많은 군대를 배치하긴 했지만 펠로시 의장 공군기를 호위한 미 전투기는 없었다. 현재 미 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오판으로 인한 충돌을 방지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 당국자들은 중국 군대가 3일 대만 가까이 미사일을 쏘거나 전투기가 비행하는 등의 공격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물론 중국 지도자들도 대만 문제로 충돌이 빚어지는 것을 피하려 할 것이다. 최소한 당장은 말이다. 중국의 대응은 단계적으로 진행될 것이지만 기본적으로 군사적 대응은 아닐 것이다. 군사적으로 대응할 경우 미중관계는 영구적으로 달라지고 대만은 장기적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정관은 지난 1일 "중국이 앞으로 며칠 동안 나아가 그 이상으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태세"라고 말했다.
지난 주 미중 정상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이 대만을 방문을 옹호하면서 미국의 대만 정책이 변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미 당국자들도 중국 파트너들에게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도발 의도가 아니라고 강조해왔지만 중국 지도자들은 바이든이 펠로시의 방문을 막을 힘이 없다는 걸 믿지 않는다.
일부 미 당국자들은 펠로시 의장 방문을 빌미로 중국·대만 사이의 기존 관계를 바꾸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단기적으로 중국이 취할 보복은 대만의 경제와 사회를 겨냥한 것일 수 있다고 당국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이 방문하기 전까지 중국 정부는 100개 대만 기업의 수출을 차단했다. 대만 정치인들이 이를 두고 "무역을 무기화한다"고 비난한 것은 정당하지만 대만 유권자들의 고통으로 남았다.
장기적으로 중국 정부는 펠로시 방문을 빌미로 대만을 향한 군사적 태세를 변화시켜 대만 해협에서 중국 군대가 유리한 입지에 서도록 시도할 것이다. 중국은 또 대만에 대한 사이버 및 정보 공격을 늘려 대만인들을 겁주려 할 것이다. 1일 중국은 대만의 소셜미디어 앱 웨이보를 차단했다.
미국 한 당국자는 "중국이 대만을 해칠 수단은 매우 많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은 적대국의 실수가 있었다고 판단하면 공격을 강화해 이득을 보곤 해왔다.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중국은 미중 경쟁이 악화하는 것을 통제해 중국이 책임있게 행동하도록 하려는 바이든 정부의 노력을 거부하는 핑계로 삼을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능히 펠로시 방문을 미국의 노력을 거부하는 구실로 삼을 수 있다. 어쨌거나 미 정부의 노력은 성공할 가능성이 작아졌다.
1995년 제3차 대만해협 위기 당시 빌 클린턴 정부는 단호하게 대응해 9개월 동안 대치한 끝에 중국 정부가 물러서도록 했다. 당장의 위기는 해소됐지만 이후 전략적 상황이 크게 변했다. 중국은 미 당국자들이 말하는 "사상 최대의 군사력 강화"에 나섰다.
미국과 대만 사이에 양자 관계 원칙을 둘러싼 이견은 없다. 미 의원들은 언제든 대만을 방문할 권리가 있고 대만은 대가를 치르지 않고 그들을 맞이할 권리가 있다. 펠로시로선 아무런 부담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대만 사람들이 그로 인한 대가를 치러야 하기에 미 정부가 그들을 도울 책임이 있다.
한가지 다행인 점은 펠로시 방문에 중국이 과잉대응함으로써 다른 나라들이 중국에 대한 의존을 서둘러 줄이려 할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경제적, 군사적 압박은 갈수록 커질 것이다. 따라서 대만을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으로 지원하려는 노력도 커져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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