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성 표피박리증, 유전자 치료 가능성 커졌다

박효순 기자 2022. 8. 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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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적으로 7형 콜라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가벼운 일상적 마찰에도 피부와 점막에 물집과상처가 발생하는 질환이 이영양형 수포성 표피박리증(RDEB)이다. 국내 의료진이 대표적인 중증의 난치성 유전 피부질환으로 꼽히는 RDEB 환자 치료법 개발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상은 교수팀(김송이 연구원)과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배상수 교수팀(홍성아 박사)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3일, RDEB에서 최신 유전자가위인 염기교정과 프라임교정 기술을 활용한 체외 유전자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상은 교수(왼쪽)와 배상수 교수

피부의 표피와 진피는 고정원 섬유에 의해 단단히 연결되어 있다. RDEB는 이 고정원 섬유의 주요 구성성분인 7형 콜라겐의 유전적 결함으로 발생한다. RDEB 환자들은 출생 시부터 반복적인 전신 피부 및 점막의 수포와 상처, 심한 통증과 가려움에 시달린다. 또한 상처의 2차 감염, 만성 상처 부위에서 발생하는 피부편평세포암, 관절 구축과 손발가락 붙음증(합지증), 식도 협착으로 인한 연하곤란, 만성 빈혈 및 내부 장기 부전 등의 증세가 흔히 동반되는 중증 난치성 유전 피부질환이다.

RDEB 질환은 지금까지 대증적 치료에만 의존해왔으나, 최근 수년 사이에 재조합 7형 콜라겐 주입 치료, 약물치료, 세포치료 및 유전자 치료 등 새로운 치료법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전략 중 근본적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유전자 치료로, ‘체외 유전자 교정 자가 세포치료’는 환자로부터 유래한 세포에서 변이 유전자를 교정하여 다시 환자에게 넣어주는 획기적인 치료방식이다.

연구팀은 RDEB 환자에서 채취한 피부 섬유아세포에서 아데닌 염기교정과 프라임교정 방법을 이용하여 7형 콜라겐을 발현하는 COL7A1 유전자 변이 중 우리나라 환자에서 가장 흔한 2가지 돌연변이 교정에 성공했다. 또한 유전자 변이가 교정된 환자의 섬유아세포를 면역결핍 마우스의 진피 내에 주입하거나, 이를 기반으로 만든 인공피부를 면역결핍 마우스에 이식했을 때, 사람의 7형 콜라겐이 표피-진피 경계부에 RDEB 환자의 피부 취약성을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침착함을 확인했고, 치료 부위에서 고정원 섬유의 생성이 이루어짐도 확인했다.

수포성 표피박리증의 체계적 진단과 다학제 치료클리닉 운영하는 이상은 교수는 “유전자 교정은 유전질환의 근본적인 치료 전략”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기존 유전자가위보다 정밀하고 효과적이며 안전한 유전자 교정 자가 세포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배상수 교수는 “아데닌 염기교정 방법과 프라임교정 방법으로 우리나라 RDEB 환자의 유전자 변이 중 각각 42.5%, 97.5% 가량 교정이 가능한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유전자 치료 분야 대표 국제학술지인 『몰레큘러테라피 (Molecular Therapy, IF=12.910)』 8월호 표지논문으로 소개되어 연구 결과의 우수성을 인정 받게된다. 끝.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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