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러시아 우주탐사..46년만 달탐사 연기되나

이승종 2022. 8. 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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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유럽우주국(ESA)이 러시아와의 우주 협력 중단을 발표하며 달 탐사선 '루나25호' 사업에서도 손을 떼겠다고 발표하자 러시아가 발끈하며 내놓은 말입니다.

그런데 지난 4월 유럽우주국은 러시아와의 협력 철회를 발표하며 자신들이 만든 부품을 루나25호에서 제거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러시아는 유럽우주국과 일부 협력해 루나25호를 추진해 왔는데, 유럽우주국은 달 탐사선에 장착될 항법 카메라 등을 준비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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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25호 이미지 (출처:ROSCOSMOS)

“유럽우주국이 맡았던 달 탐사선 부품은 우리(러시아)가 제작할 수 있다. 그들과의 협력 중단은 우리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할 것이다.” (드리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우주국 국장)

지난 4월 유럽우주국(ESA)이 러시아와의 우주 협력 중단을 발표하며 달 탐사선 ‘루나25호’ 사업에서도 손을 떼겠다고 발표하자 러시아가 발끈하며 내놓은 말입니다. 유럽우주국은 유럽 각국이 출자해 만든 곳으로, 유럽연합의 협력 기관입니다.

러시아가 민감하게 반응한 건 루나25호가 갖는 상징성 때문입니다. 한때 미국보다 앞선 우주 기술력을 자랑했던 러시아는 1976년까지 24차례에 걸쳐 달 탐사선을 발사했습니다. 마지막 발사한 탐사선이 1976년 8월 22일 달에 착륙한 ‘루나24호’입니다.

그런데 과거 러시아와 우주 경쟁을 벌였던 미국은 최근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로 50여 년 만의 달 탐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맞대응이라도 하듯 지난해 러시아가 전격 발표한 것이 ‘루나25호’입니다. 루나25호로 46년 만에 달 착륙에 성공한 뒤 루나 26호, 루나27호 등을 연달아 발사하겠다는 겁니다. 2027년에는 루나 28호를 발사, 달 샘플을 채취한 뒤 지구로 복귀하는 임무를 세웠습니다. 루나25호는 러시아가 40여년 만에 재개한 달 탐사 계획의 첫 주자인 셈입니다.

애초 루나25호의 발사 예정일은 오는 9월 말쯤이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4월 유럽우주국은 러시아와의 협력 철회를 발표하며 자신들이 만든 부품을 루나25호에서 제거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러시아는 유럽우주국과 일부 협력해 루나25호를 추진해 왔는데, 유럽우주국은 달 탐사선에 장착될 항법 카메라 등을 준비해 왔습니다.

이에 러시아는 “우리가 대체품을 제작할 수 있다. 달 탐사 임무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지만, 현재까지 과정은 녹록지 않습니다.

최근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루나25호는 연착륙 장치 시험에서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해 내년 이후로 발사 시기가 연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타스통신은 “착륙 장치나 착륙 계획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데, 어느 쪽이든 발사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전했습니다. 루나25호는 러시아 소유즈 로켓에 실려 발사, 달 남극 근처 크레이터에 착륙할 예정이었습니다.

이와 관련 러 연방우주국은 "9월 말 내로 예정된 발사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발사 연기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 달 이어 화성 탐사도 연기..유럽우주국 "장비 돌려달라"

러시아 우주 탐사가 어려움을 겪는 건 루나 25호만이 아닙니다.

유럽우주국과 함께 발사하려던 화성 탐사선 ‘엑소마스’도 협력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당초 러시아와 유럽우주국은 화성 생명체 탐사를 위해 탐사 로버 ‘로잘린드 프랭클린’을 올 하반기 발사할 계획이었습니다. 엑소마스에서 러시아는 착륙선과 로켓을, 유럽우주국은 탐사 로버를 각각 담당했습니다.

유럽우주국 ‘엑소마스’ 가상 이미지 (출처:ESA)


지난 4월 협력 중단을 언급한 유럽우주국 측은 최근 러시아에 공식적으로 협력 중단 사실을 통보했습니다. 그동안 러시아는 "유럽우주국이 공식적으로 협력 중단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고 해왔는데, 유럽우주국이 협력 중단에 쐐기를 박은 겁니다. 이에 따라 현재 러시아와 유럽우주국은 각자 지역에 있는 상대국 장비를 다시 돌려주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협력은 중단했지만 유럽우주국은 엑소마스 프로젝트를 재개할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엑소마스는 유럽우주국이 2016년부터 진행해온 대형 프로젝트로 1조원 넘는 예산이 배정됐습니다. 유럽우주국 측은 "조만간 새로운 파트너를 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연방우주국은 “(유럽우주국의) 모든 장비를 돌려줄 것”이라면서도 “다른 나라와 협력해 화성 탐사 프로젝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승종 기자 (arg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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