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코 인사이드] 데이원 초대 감독 김승기, 그는 여전히 '최고'를 꿈꾼다!

손동환 2022. 8. 3.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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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바스켓코리아 웹진 2022년 7월호에 게재됐다. 인터뷰는 6월 16일 오후에 진행됐다.(바스켓코리아 웹진 1년 정기 구독 링크)

안양 KGC인삼공사는 2015~2016 시즌부터 2021~2022 시즌까지 2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 4번의 4강 진출을 해냈다. 2015~2016 시즌부터 8시즌 동안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건 단 한 번(2018~2019)에 불과했다. KGC인삼공사가 최근 강팀으로 꼽히는 이유다.
KGC인삼공사의 기틀을 만든 이는 김승기 감독이었다. 부임 초기에는 의문 섞인 평가도 들었지만, 이제는 KBL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이 됐다. 안양 팬들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사령탑이 됐다.
그러나 김승기 감독은 2022년 5월 안양을 떠났다.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고양 오리온 프로농구단을 인수한 데이원자산운용(이하 데이원)의 초대 감독이 됐다. 만만치 않은 여건이지만, 그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자신이 이끄는 팀을 ‘최고’로 만드는 것이다.
PERFECT 10, 그 후
안양 KGC인삼공사는 2020~2021 시즌 믿기 힘든 성과를 냈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챔피언 결정전까지 10전 전승. 일명 ‘PERFECT 10’을 달성했다. ‘KBL 역대 최초 PO 10전 전승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러나 2021년 여름은 KGC인삼공사에 녹록치 않은 시간이었다. ‘PERFECT 10’의 주역이었던 제러드 설린저와 이재도가 KGC인삼공사를 떠났기 때문이다. 두 주축 자원이 떠났지만, 전력 보강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게다가 5월에 시즌을 마친 KGC인삼공사는 7월부터 운동을 시작해야 했다.(KBL은 10개 구단 모두에 시즌 종료 후 60일 휴식을 의무로 삼고 있다) 2021~2022 시즌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3개월. 2021~2022 시즌을 준비할 시간도 턱없이 부족했다. 여러모로 순탄치 않았다.

PERFECT 10 이후 2021년 여름이 됐습니다.
설린저와 이재도가 나갔습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는 휴식을 많이 줬습니다. 선수들의 몸을 회복하는 게 더 중요했거든요. 기량이 부족한 선수들의 경기력도 끌어올려야 했습니다. 기대를 크게 하지 않았죠. 하지만 어떻게 하다 보니, 2021~2022 시즌도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라갔습니다.(웃음)
말씀하신 대로, 설린저와 이재도의 공백은 커보였습니다.
두 선수가 나간 건 정말 컸어요. 시즌 개막 때만 해도, 주위에서 “이번에는 성적을 못 낼 거다. 6강도 쉽지 않을 거다”고 이야기했어요.
그렇지만 제 생각은 달랐어요. 최소 6강은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고, 최대로는 챔피언 결정전까지도 가능하다고 봤어요.
결과적으로도 이를 증명했어요. 남아있는 국내 선수들의 성장 폭이 워낙 컸고, 챔피언 결정전에 또 한 번 진출했거든요. 선수들 덕분에, 목표의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생각합니다.
7월 중순에야 비시즌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2021~2022 시즌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저 역시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시즌 초반에는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저희 팀 페이스가 정상 궤도로 올라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정확히 맞아떨어졌고, 2021~2022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해요.
외국 선수 2명 모두 달라졌고, 늦게 합류했습니다. 그 점이 가장 큰 변수였던 것 같아요.
스펠맨과 먼로 모두 능력이 있는 선수입니다. 두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하려고 했고, 두 선수의 장점을 코트에서 발현하게끔 연구했습니다. 하지만 두 선수가 너무 늦게 한국으로 왔고,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작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작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그게 마지막까지 잘 이어졌던 것 같아요.

또 한 번 FINAL
KGC인삼공사는 2021~2022 시즌 1라운드 4승 5패에 그쳤다. 그러나 2라운드와 3라운드에 각각 6승 3패를 기록했다. 4라운드부터 마지막 라운드까지 라운드별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했다. 정규리그 3위(32승 22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1옵션 외국 선수인 오마리 스펠맨이 정규리그 후반부에 이탈했다. 대릴 먼로 한 명으로 6강 플레이오프부터 4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러야 했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는 믿기 힘든 성과를 해냈다. 6강 플레이오프 3승과 4강 플레이오프 3승 1패. 또 한 번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팀 창단 최초로 두 시즌 연속 챔피언 결정전을 누볐다.
서울 SK와 마지막 승부를 치렀다. 정규리그 전적 4승 2패. 우위였다. 그렇지만 6강 플레이오프부터 혈투를 치른 선수들은 만신창이가 됐다. 마지막까지 투혼을 보여줬지만, 1승 4패로 SK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수를 받았다. 코트에서 보여준 투혼이 팬들에게 감동을 줬기 때문이다.

시작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감독님께서는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1라운드와 2라운드에 각각 4승을 목표로 삼았고, 그 다음부터 5승 이상을 해야 한다고 설정했습니다. 또, 선수별 목표 승수도 생각했습니다. ‘A 선수가 몇 승을 잡아줘야 하고, B 선수가 몇 승을 잡아줘야 한다’는 식으로요. 그렇게 30승을 시즌 전체 목표로 삼았고, 그게 맞아떨어졌습니다.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 갔다고 생각합니다.
스펠맨이 정규리그 후반부터 플레이오프까지 나설 수 없었습니다. 팀이 느꼈을 불안함이 컸을 것 같은데요.
저희 팀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저도 선수들도 어려운 상황에서 그냥 물러나지 않았거든요.
물론, 스펠맨이 뛸 수 있는 상황이었다가 어렵다고 했을 때는 위기였습니다. 선수들이 흔들렸거든요. 그러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서로를 믿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결과를 냈다고 생각합니다.
6강 플레이오프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 완벽한 성과를 냈습니다. 특히, 4강 플레이오프가 인상적이었는데요.
(KGC인삼공사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에 3전 3승을 거뒀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수원 KT를 3승 1패로 꺾었다. 정규리그에서 2승 4패로 열세였기에, 4강 플레이오프의 의미는 더욱 컸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안 쓰던 작전을 활용했습니다. 안양에 있는 7년 동안 한 번도 안 썼던 백 트랩(함정수비의 일종)을 사용했죠. 4강 플레이오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허훈을 잡기 어렵지만, 캐디 라렌과 양홍석을 잡는다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1차전 때는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라렌과 양홍석을 어느 정도 잡았지만, 마이어스를 제어하지 못했거든요. 그렇지만 2차전에도 라렌과 양홍석을 잡았고, 결국 (허)훈이 혼자 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시리즈 후반으로 갈수록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에게 좋은 성과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해도,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챔피언 결정전도 선전하셨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힘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힘이 떨어진 게 아니라, 경기를 할 수 없었어요.(웃음) 1승한 것만 해도, 선수들에게 박수 쳐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변)준형이는 입원해야 할 정도의 몸 상태였고, (문)성곤이도 엄지발가락 때문에 최소 2~3주를 쉬어야 했어요. (전)성현이도 발목이 좋지 않았고, (양)희종이와 (오)세근이 등 베테랑 자원들도 너무 많이 뛰어줬어요. 그래도 다들 마지막까지 뛰려고 했습니다.
선수들 컨디션이 정상적이었다면, 해볼 만한 시리즈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 시점에서는 쉽지 않았어요. 우승은 쉽지 않았다고 생각했고, 7차전까지는 가는 걸로 목표를 삼았어요. 팬들에게 정말 멋있는 승부를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그게 안 돼서 아쉬웠죠.(웃음)

안양을 떠나며...
김승기 감독은 2015~2016 시즌부터 KGC인삼공사의 사령탑을 맡았다. 7년 동안 안양 팬들과 호흡했다. 그렇기 때문에, 안양과 안양 팬들은 김승기 감독에게 특별한 의미였다.
김승기 감독도 2021~2022 시즌 챔피언 결정전 3차전 직전 “농구 인생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하고 싶은 곳이다. 안양에서 명예로운 감독이 되고 싶다. 안양에서 ‘레전드 감독’이었다는 소리도 듣고 싶다”며 ‘안양’을 각별하게 여겼다.
그러나 김승기 감독은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2021~2022 시즌 종료 후에도 안양에 남고 싶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았다. 이제는 안양실내체육관을 홈 코트로 삼을 수 없고, 안양 팬들을 적으로 만나야 한다. 너무나 소중했던 안양이었기에, 김승기 감독의 마음은 먹먹했다.

챔피언 결정전 중 ‘안양’의 의미를 이야기하셨습니다.
저에게는 너무 특별한 곳입니다. 제 고향이기도 하고, 감독 생활을 처음으로 한 곳이거든요. 무엇보다 안양에서 좋은 선수들과 좋은 스태프를 만났습니다. 그래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죠. 어느 팀과 비교해도, 팀 성적은 최고였다고 생각합니다.
또, 제가 있는 7년 동안, KGC인삼공사는 한 번도 좋은 FA나 좋은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비싼 선수가 보수 총액 8천만 원이었어요. 관두려고 했던 선수들도 뽑았고요.
그래도 우승 2번에 준우승 1번, 4강 4번이라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2018~2019 시즌도 회사에서는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잘해줬어요. 비록 7위로 시즌을 마쳤다고는 하나, 6강 플레이오프에 들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구단이 소극적으로 투자했는데도, 그런 성과를 낸 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KGC인삼공사의 소극적인 투자 때문에, 감독님께서 안양을 떠날 거라는 소문도 있었습니다.
떠나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계약 해지를 하기 전만 해도, 남으려고 노력했어요. 저희 팀 사무국과 코칭스태프, 선수들을 향한 대우와 존중만 있다면, 저도 남겠다고 말씀드렸어요. 결과적으로는 제가 떠났지만, 가족처럼 지냈던 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좋은 대우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앞으로 좋은 대우를 받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는 만족스럽습니다.
KGC인삼공사와 재계약은 결국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어떤 마음이 드셨나요?
말씀드렸던 대로, 안양은 저에게 소중한 곳입니다. 그리고 팬들께서 처음에는 저를 믿지 못하셨지만, 저를 점점 믿어주셨습니다. “안양에 꼭 남으셨으면 좋겠다”고도 말씀해주셨고요. 그래서 KGC인삼공사에 더 남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나왔습니다. KGC인삼공사에 있는 짐을 빼고 나오는데, 너무 슬펐어요. 그룹 내에서 ‘농구가 이렇게 대우를 못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비록 제가 나왔다고 해도, 남아있는 선수들과 스태프, 사무국 직원들은 대우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어요.
이제 안양실내체육관이 어웨이 코트가 됐습니다.
KGC인삼공사는 너무 탄탄한 팀이 됐습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소극적인 투자 때문에 KGC인삼공사의 판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의 탄탄한 전력이 몇 년은 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 상태에서 투자만 조금 더 이뤄진다면, 더 좋은 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기본이 튼튼하고 잘 만들어진 팀이기 때문에, 언제든 좋아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데이원의 선수 구성으로 보면, 제가 상대하기 더 어려운 팀이라고도 생각하고요.

NEW START
KGC인삼공사와 계약 해지를 한 김승기 감독은 데이원스포츠로 향했다. 데이원스포츠는 고양 오리온 프로농구단을 인수한 신생 구단.
신생 구단이지만, 농구단 구성과 투자에 적극적이었다. 김승기 감독을 영입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공식적으로 알려진 건 아니지만, 계약 기간 5년에 연봉 4억 원의 조건. 그만큼 김승기 감독의 능력을 신뢰하고 있다.
김승기 감독 역시 자신을 믿고 있는 데이원스포츠에 보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보답하는 최선의 방법은 데이원스포츠를 ‘최고의 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너무 평범한 답안이었지만, 그것만한 정답은 없었다. 데이원스포츠를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계획’이라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감독님께서 안양을 떠나기 전부터, 데이원스포츠가 영입 의사를 밝힌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안양을 떠나기 전만 해도, 영입 의사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소문이라고 생각하고 흘려들었습니다.
다만, 허재 대표님께서 “너는 지금 KBL 감독 중 상위 클래스다. KGC인삼공사에서 대우를 못 받는 건 말이 안 된다. KGC인삼공사와 이야기하는 게 잘 안 된다면, 우리가 너를 좋은 대우로 스카우트하겠다. 만약 KGC인삼공사와 계약이 잘 안 된다면, 너가 편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을 구축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그 후 KGC인삼공사와 계약이 잘 안 됐고, 데이원의 감독으로 가게 됐어요.
팀을 새롭게 만들어야 합니다. 게다가 신생 구단입니다. 이승현과 이대성 등 주축 선수들도 빠져나갔고요.
지금까지 감독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멤버 구성입니다. 멤버만 잘 구성되면, 선수 성장과 FA 영입, 트레이드도 잘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선수단을 만들다 보면,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승할 수 있는 선수단을 먼저 구성하려고 합니다. 비록 이승현(전주 KCC)과 이대성(대구 한국가스공사)이 떠나기는 했지만,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선수들을 키우고 부족한 퍼즐들을 맞추다 보면, 빠르면 3년, 늦어도 4년 안에는 우승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고 봅니다.
데이원스포츠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어떤 건가요?
최고의 인기 구단이 되는 것이고, 최고의 성적을 내는 것입니다. 데이원스포츠를 최고의 농구 팀으로 만들고 싶어요.
이제는 고양 팬들과 함께 호흡하게 됐습니다. 고양 팬들에게도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저희 데이원스포츠가 현재까지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팬들도 계실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장담컨대, 팬들께서 “데이원의 농구가 재미있다. 게다가 성적도 마음에 든다”고 말씀하시도록, 결과를 내겠습니다. 또, 많은 팬들께서 저희 팀에 빠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저희를 믿고 응원해주신다면, 저희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팬들께서 만족하실 수 있는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진 = KBL 제공, 김새벽 기자
일러스트 = 정승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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