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세계는] 어젯밤 펠로시 타이완 '전격' 방문 ..요동치는 미중 갈등
[앵커]
중국의 앞바다인 동중국해가 지금 격랑에 휩싸였습니다.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어젯밤 전격적인 타이완 방문 때문입니다.
이미 대대적 무력시위를 예고한 중국, 가뜩이나 불편한 미중 관계에 타이완 해협의 긴장마저 고조되고 있습니다.
국제부 뉴스룸을 연결합니다. 이승훈 기자!
펠로시 하원의장이 어젯밤 미 공군기를 타고 타이완에 도착했죠?
[기자]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미국 하원의원 대표단이 탄 미 공군 수송기가 현지시각으로 밤 10시 40분을 조금 넘어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쑹산공항, 타이페이 시내에 있는 공항이죠.
타이완은 우리와 한 시간 시차가 있으니까 우리 시각으로는 자정이 조금 못되섭니다.
펠로시 의장은 도착 성명에서 이번 자신의 방문은 '타이완의 민주주의를 지원하려는 미국의 확고한 약속에 따른 것' 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산국가인 중국에 맞선 '미국의 민주주의 수호 차원'에서의 방문이란 점, 또 자신의 정치 철학도 배어 있었습니다.
[앵커]
이번 펠로시 의장의 방문으로 타이완은 많이 고무된 것 같던데요?
[기자]
대만 총통실은 성명에서 "이번 방문으로 타이완과 미국의 협력을 강화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환영했습니다.
펠로시 의장의 짧은 1박 2일의 일정은 오늘이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잠시 뒤 차이잉원 타이완 총통을 만나고요.
함께 점심 식사를 한 뒤, 이어서 타이완 의회와 인권박물관 방문 등 분주한 일정을 소화할 예정입니다.
세계 최대의 반도체위탁생산 업체인 TSMC의 마크 리우 회장을 만날 거라는 소식도 조금 전 들어와 있습니다.
오후 4~5시 사이에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음 행선지는 우리나랍니다.
[앵커]
펠로시 의장이 방문하면 군사력 사용도 불사하겠다는 게 중국 아니었습니까? 도중에 물리적 충돌을 없었나요?
[기자]
펠로시 의장이 탄 수송기가 말레이시아를 떠나자마자,
중국와 미국 양쪽에서 전투기가 타이완 해협으로 향했다는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다만 이번 방문 여정에 중국과 미국 군용기가 어떤 극한 대치를 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한 뒷얘기는 좀 시간이 지나면 여러 얘기가 나올 겁니다.
[앵커]
펠로시 의장의 방문 경로가 기존 항로와는 달랐다고요?
[기자]
펠로시 의장을 태운 미 공군 수송기는 보통의 항로와 달리 오른쪽으로 다소 우회해 타이완으로 향했습니다.
미 해군은 타이완과 가까운 필리핀 앞바다에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 전함 4척을 보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습니다.
이미 '무력 시위'를 공언한 중국은 어젯밤부터 타이완 섬 사방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 훈련에 들어간 걸로 알려졌습니다.
인민해방군이 내일 낮 12시부터 오는 7일까지 해당 바다와 하늘에서 중요 군사훈련을 할 거라며 선박과 항공기의 진입 금지를 통보했습니다.
동중국해에서 남중국해까지 중국 앞바다의 긴장은 지금 최고 수준입니다.
[앵커]
타이완을 전격 방문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어떤 인물인지 간단히 정리해 볼까요?
[기자]
올해 82살인 펠로시 하원의장은 민주당 내 대표적인 '대중국 매파'로 인사로 분류합니다.
권력 서열은 3위인데요.
이번 타이완 방문을 다시한번 생각하는 게 어떠냐는 주변의 충고에도, 방문을 포기하지 않을 정도로 정치 철학이 뚜렷한 인물입니다.
연방 하원 의원에 처음 당선된 게 지난 1987년이니까 벌써 35년간 의정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지난 1991년, 그러니까 정치 신인이라 할 수 있을 때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 시위 과정에서 숨진 이들을 추모한 사건은 매우 유명합니다.
한마디로 중국의 여러 인권 문제가 터질 때마다 가장 앞장서서.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중국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온 소신파 정치인입니다.
[앵커]
이번 펠로시 의장의 방문을 계기로 지금의 미국과 타이완 관계는 어떤지도 궁금한데요.
정리해 볼까요?
[기자]
미국과 타이완은 공식적으로는 외교 관계가 없습니다.
지난 1979년 미국이 타이완에 대한 외교관계를 일방적으로 끊어섭니다.
지난 1971년 유엔에서 회원국 지위를 중국에 빼앗긴 타이완에게 미국의 이런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은 가장 큰 수모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에게 타이완은 지정학적으로 중국의 팽창을 막을 교두보입니다.
경제적으로도 반도체 강국으로서 없어선 안 될 존재입니다.
그래서 공식 외교 관계가 없지만 '타이완 관계법'이란 지원 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앵커]
'타이완 관계법'이 궁금한데요? 조금 더 설명해 주시죠.
[기자]
이 법엔 여러 내용이 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게 미국의 타이완에 대한 국방 물품과 서비스 제공입니다.
타이완이 미국 무기 수입의 최대 고객 가운데 하나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 공식 대사관은 없지만, 두 나라는 사실상 대사관 규모의 대표부를 두고 있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면서도 타이완의 안보도 고려하는,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하면 미국은 도와줄 거냐는 질문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미국의 이런 모순적 태도를 외교가에서는 '전략적 모호성'이란 말로 부르고 있습니다.
[앵커]
뭣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팽창과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겠다며 인도·태평양 전략 추진하는 가운데 이뤄진 방문이지 않습니까? 중국의 공식반응도 나왔죠.
[기자]
펠로시 의장이 방문하자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한 말이 "모든 필요한 조치로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함을 단호히 수호하겠다'는 겁니다.
매우 거친 반응이죠.
또 "이로써 발생하는 결과는 반드시 미국과 타이완 독립 분열 세력이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외교부에 이어 중국 국방부도 비슷한 수준의 성명을 냈는데요.
[앵커]
이번 펠로시 의장의 타이완 방문으로 이전에도 껄끄러운 미·중 간 갈등은 더 심화 되는 게 아니냐는 예상을 하게 되는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오는 10월로 다가온 공산당 대회에서 역사상 유래 없는 3연임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강한 지도력을 국내외에 보여줘야 할 때인 만큼 지금의 중국의 이런 강경한 태도엔 변함이 없을 거란 예상이 많습니다.
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이 바닥권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중국에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비판도 의식해서라도 당분간은 세게 대응할 거란 게 외신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타이완도 타이완이지만 곧 펠로시 의장이 우리나라에 옵니다.
군사적 갈등에 세계 경제에 암울한 전망마저 퍼지는 지금 이전에 볼 수 없던 두 강대국의 갈등의 상황에, 한국 정부는 어떤 지혜를 발휘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타이완 방문으로 더욱 고조되고 있는 미·중 갈등 정리해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YTN 이승훈 (shoony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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