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대만 방문 이후..미국 절대 물러서면 안된다" NYT

강영진 2022. 8. 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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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힘이 세지고 미국이 의지와 힘이 약해졌다고 보는
중국의 강경대응은 더 큰 재앙을 빚어내려는 의도
체면 잃었다며 겁주기에 나서 금문도 점령할 수도
의회 대표단 방문 상례화·대만 방어 공식화하고
비대칭 무기 지원·합동 훈련 확대, 해군 함정 늘려야

[타이베이=AP/뉴시스]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거리에서 시민들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환영하는 전광판 앞을 걷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2022.08.0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간) 대만 방문을 강행함에 따라 미중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와 관련 미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중국에 절대 물러서면 안된다고 주문하는 칼럼을 실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따른 위험은 부인할 수 없다.

중국 정부는 대만 주변의 미 해군 함정과 전투기들을 괴롭힐 수 있고 이에 따라 충돌 위험이 커졌다. 푸젠성 해안에서 가까운 대만 금문도를 점령할 수도 있으며 우크라이나와 전쟁중인 러시아를 정밀 유도무기를 판매하는 등으로 도울 수 있다.

한달 전 이런 우려들이 제기되면서 펠로시 의장이 미국이 다른 문제들에 대처하는 동안에는 대만 방문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그러나 지금 미국이 물러서는 것은 재앙적이 될 것이다.

미국의 약점을 확인하기 위해 위협하는 일이 종종 있으며 양보하는 경우 조건부 항복으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지금 상황이 그렇다. 손자는 "백번 싸워 백번 모두 이기겠다는 건 좋은 전술이 아니다"라고 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펠로시의 대만 방문처럼 일견 중대하지 않은 문제를 두고 밀어부치는 건 외교 현장에서 상징적 승리를 노리기 때문이 아니다. 그보다는 외교적 위기를 빌미삼아 전략적 재앙을 빚어내려는 것이다. 미 동맹국과 핵심 경제 협력국을 더 고립시킴으로써 항복하게 만들거나 전쟁을 벌이려는 것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 의원들은 수십년 동안 대만을 방문해 왔다. 지난 5월에도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 등 의회 대표단이 방문해 차이잉원 총통을 만났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지난 4월 방문했다. 이들의 방문은 위기를 촉발하지 않았다.

1997년 뉴트 깅리치 당시 하원의장이 베이징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만이 공격당할 경우 미국이 지킬 것이라고 경고한 뒤 대만을 방문했다. 깅리치 의장은 당시 "이 문제를 두고 논쟁을 벌이지 않았다"면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중국이 '그럴 권리는 없다. 그건 내정간섭'이라고 말하지 않았으며 '알았다'고 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이 말하는 듯했다. '우리가 대만을 공격할 생각이 없으므로 지킬 필요도 없다.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논의하자'는 식이었다. 그래서 중국의 태도가 건전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방문은 1970년대 미중 수교 이래 지켜져온 하나의 중국 정책과 대만관계법이라는 외교적 이해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힘이 세지고 미국의 힘과 의지가 약해졌다고 중국이 느끼면서 새로운 전술을 펴고 있는 것이다. 법 위반이라고 강력히 항의하고 도발로 몰아감으로써 구실을 만들어 점진적이지만 갈수록 공격적인 단계를 거쳐 마지막 단계에서 군사력을 사용할 때 심리적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중국은 바로 이런 식으로 홍콩을 강압했다. 중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군사적 지배를 점진적으로 강화해온 과정이기도 하다. 일본의 외딴 섬에 대한 주권을 훼손해온 것도 마찬가지다.

대만에 대한 대응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펠로시 방문으로 체면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중국이 직접 전쟁을 일으키지는 않으면서 심하게 겁주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문도는 중국이 무력을 과시하는 방편으로 쉽게 점령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럼 미국은 어찌해야 하나? 물러서면 안된다.

1. 내년까지 의회 대표단이 매주 대만을 방문해야 한다. 일상적인 것으로 만들어 중국이 항의를 포기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2. 바이든 대통령은 간헐적으로 흘려온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이 군사대응할 것이라고 말이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미 해군 함정이 대만해협을 빈번히 항해하도록 해야 하며 기존 미국과 대만의 특수군간 비밀 합동 훈련을 확대해야 한다.

3. 미국은 또 러시아군에 큰 피해를 입힌 기동성과 은닉성이 뛰어난 비대칭무기를 대만에 지원해야 한다. 재블린 대전차미사일과 스위치블레이드 "자살공격" 드론, 스팅어 대공미사일, 대함 미사일 등.

4. 바이든 대통령은 함정수가 중국에 뒤지는 해군 중심으로 국방예산을 크게 늘려야 한다. 이는 산업정책으로서는 물론 국제 안보 수단으로서도 양당의 일치된 지지를 받을 것이다.

운이 좋다면 중국이 대결로 인한 이익보다 대가가 월등히 크다는 것을 받아들일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이 이를 보고 교훈을 얻을 것이다. 이미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세계에 비극적 피해를 입힌 상황이라도 말이다. 대만을 구하는 핵심은 이 점을 중국 정부에 당장 알려 중국이 러시아처럼 행동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펠로시의 강력한 대처를 환영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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