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권성동 원내대표 물러나면 득보다 실 많을 것"

대통령 지지율 하락, "흔들리는 집권여당 죄송"
DJ 동교동 사저 매입 요청에는 "현행법상 불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서울시공동취재단

오세훈 서울시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메시지 노출로 당 안팎에서 원내대표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관련해 “권 원내대표가 물러나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한 원인도 “흔들리는 집권여당”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아세안 전략도시를 방문 중인 오 시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에서 취재진과 만나 향후 시정 운영 계획 외에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오 시장은 ‘대통령 지지율이 왜 20%대로 떨어졌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집권 여당의 현재 상황을 지켜보는 제 마음은 굉장히 안타깝고 착잡하다”고 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와 관련해서도 “누구나 실수한다. 실수를 계기로 그만둬라, 새로 뽑자고 하는 것은 과하다. 새로운 리더십이 또 시험대에 오르지 않겠나”라며 “권 원내대표가 물러나면 역시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구성원 모두가 신정부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해 총력지원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빠른 시일 내 당의 리더십이 안정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았으면 좋겠다는 호소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앞서 성 상납 의혹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은 이준석 대표와 관련해서도 “이 대표가 중도 사퇴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당으로서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 사저를 매입해달라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요청과 관련해서는 “굉장히 큰 액수가 근저당으로 설정돼 있어 서울시에 팔 수도 기부체납할 수도 없다”고 사실상 거부했다. 이날 한 매체는 조 의원이 송주범 서울 정무부시장에게 ‘DJ 동교동 사저를 서울시가 매입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장면을 카메라로 포착해 보도했다.

오 시장은 “출국하기 전 조 의원이 자리를 마련해 (차남) 김홍업씨를 만나서 이야기를 들었다”며 “해당 부서가 검토해보니 현행법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집이 굉장히 큰 액수가 근저당으로 설정돼있는데, 가족이 풀든 (법적 상속자인 삼남) 김홍걸씨가 풀든 풀지 않으면 서울시에 팔 수도 없고 기부채납할 수도 없다”며 “그 장애요소가 해결되지 않으면 서울시는 진전된 논의를 이어가기 불가능하다고 했고 (그 분도) 충분히 이해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호찌민 |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