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사위협속 대만찾은 펠로시 "대만 민주주의 지지..시진핑이 인권·법치 무시"
25년만에 대만 1박2일 방문
대만총통 및 반중인사 면담키로
"중국의 대만 위협에 방관안해"
中, 대만포위한 전방위 무력시위
공중·해상훈련, 실탄사격 병행
"대만으로 불장난하면 타죽어"
미중 갈등에 지정학적 위기고조
펠로시 의장은 미 의회 대표단을 이끌고 이날 오후 10시44분께 대만 쑹산공항에 내렸다.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25년만에 대만을 찾은 최고위급 미국 인사이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 도착 직후 성명에서 "우리의 대만 방문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을 포함한 인도태평양지역 상호 안보, 경제 파트너십, 민주주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에서 선택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과 2300만 대만 국민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전격적인 대만방문 의미를 부연설명했다. 그는 "최근 몇년 동안 중국이 대만과의 긴장을 극도로 고조시켰다"며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상공으로 수시로 진입하는 중국의 폭격기, 전투기, 정찰기들의 도발을 지적했다. 이어 "미 국방부는 중국군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려는 비상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결론내렸다"고 전하면서 우려했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오전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회동한 뒤 오찬을 함께하고 의회를 찾아간다. 또 징메이인권문화원구를 방문해 1989년 중국 톈안먼 민주화 시위 당시 학생 지도자였던 우얼카이시 등 중국 반체제 인사들을 면담하고 이날 오후 5시께 다음 행선지인 한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미·중간 군사적 대치 우려 속에서 긴박하게 이뤄졌다.
펠로시 의장 일행을 태운 C-40C 수송기는 2일 오후 말레이시아에서 이륙하고 나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지역인 남중국해를 오른쪽으로 우회해 필리핀해를 거쳐 대만에 도착했다. 이로 인해 비행시간이 평소보다 두 시간 가량 늘어나 7시간 걸렸다. 미 해군은 필리핀해에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 전함 4척을 전개했고 중국은 항모 랴오닝함을 칭다오항에서 출항시킨데다 산둥함을 대만해협 인근에 배치했다. 또 미 전투기 8대와 공중급유기 5대가 일본 오키나와 소재 미군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남쪽으로 이동했고, 중국 군용기 21대도 대만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펠로시 의장 안전조치에 나선 미군과 군사적 경고에 나선 중국군이 긴장 속에서 대립한 것이다.
펠로시 의장은 미국에서 대표적인 반중인사이다. 그는 1987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연방 하원 의원에 당선된 뒤 35년간 의정 활동하면서 중국 인권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쓴소리를 했다. 그는 1991년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중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죽어간 이들에게'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서 추모 성명을 낭독했다가 쫓겨나기도 했다. 그는 중국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미국 선수단을 보내더라도 외교사절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도 관철시켰다.
미국 백악관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 주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면서 중국의 위협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도착에 맞춰 곧바로 성명을 내고 "반드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함을 단호히 수호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후과는 미국과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에 대해 "이것은 매우 위험한 불장난으로, 불장난하는 사람은 반드시 불타 죽는다"며 시진핑 주석의 '불장난'발언을 재인용해 경고했다.
중국은 대대적인 군사행동도 전개하기로 했다.
대만을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2일 밤부터 대만 북부·서남·동남부 해역과 공역에서 연합 해상·공중훈련을, 대만 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을 각각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첨예한 미중 갈등 속에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베이징 = 손일선 특파원 / 워싱턴 = 강계만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中 무력시위에도 대만 찾은 펠로시 “시진핑, 인권과 법치 무시”
- "사람이 없었길래 망정이지"…호주서 지느러미 달린 괴물체 추락
- 12년만에 2500명으로 쑥…월가 한인열풍 이끈 이들의 정체
- "9·11테러 수괴 사살했다"…`아프간 철군` 수모 만회한 바이든
- 美 "핵억제 협상 중국도 참여해야"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카카오식 AI ‘카나나’…시장은 냉혹했다
- ‘흑백요리사’ 트리플스타, 취업비리X전처·전여친 사생활 폭로 파문 [MK★이슈]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