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받으려는 거 아니에요"..학부모 뿌리친 손에 박순애 '머쓱'
초등학교 취학연령 하향 정책과 관련해 열린 긴급간담회에서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팔이 갈 곳을 잃고 머쓱해진 장면이 포착됐다. 박 장관은 눈물을 보인 학부모단체 대표를 위로하려 손을 끌어당겨 잡았으나, 그는 박 장관의 손을 뿌리치며 거부했다.
박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부모 단체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모인 학부모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며 정책의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박은경 평생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대표는 “지금 사교육이 난리가 났다”며 “이런 황당한 일을 만들면서…. 저희는 사퇴 운동까지 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도 “이미 자라고 있는 아이들도 불행하다며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지금 산적해 있는 문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시면서”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감정이 격해진 듯 눈시울을 붉혔고, 몇 초 간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문제의 장면은 이때 나왔다. 옆에 앉아 있던 박 장관이 정 대표의 손을 잡아 끌어당긴 것이다. 박 장관은 양손으로 정 대표의 손을 잡고서 다독이려는 듯 손등을 쓰다듬었다.
그러나 정 대표는 “장관님, 제가 위로 받으려고 하는 게 아니에요”라며 박 장관의 손을 뿌리쳤다. 박 장관은 간담회를 마친 뒤에도 정 대표의 손을 잡으며 따로 인사를 건넸으나, 정 대표는 이때도 박 장관의 눈을 피하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결국 박 장관은 이날 학부모들의 입장을 들은 끝에 정책 폐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장관은 “국민이 정말 원하지 않는다면 정책은 폐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게 될까 고민하다가 대안으로 나온 것인데 대안은 목표를 위해 바뀔 수 있다. 정책은 전환될 수도, 변경될 수도, 유화될 수도 있다”면서 “아무리 해도 학부모 우려를 가라앉힐 수 없다면 정부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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