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물가와 경기, 연준의 '두마리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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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얼어붙었던 주식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어왔다.
시장의 전망대로 연준이 정말 긴축 속도를 조절한다면, 이를 호재로 받아들여도 괜찮은 걸까.
연준이 긴축을 늦춘다면, 그 이면에는 '경기 침체를 우려한다'는 함의가 있다.
일단 인플레이션을 해결한 뒤 금리를 내려 돈을 풀고 경기 침체를 막는 것이 연준의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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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얼어붙었던 주식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어왔다. 고점 대비 5000포인트 이상 떨어지며 작년 상승분을 단숨에 반납했던 나스닥지수는 최근 한 달 만에 10%나 반등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마찬가지로 반등에 성공하며 투자 손실을 조금이나마 만회해줬다.
증시의 상단을 내리누른 가장 큰 요인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었듯, 반등을 이끈 요인 역시 연준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국제유가와 곡물 가격이 급락하자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낙관론이 전세계 금융 시장을 뒤덮었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즉시 연준으로 쏠렸다. 글로벌 금융 시장을 좌우하는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며, 내년에는 금리를 아예 내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채권 시장이 가장 빠르게 반응했다. 실제로 정책금리와 밀접하게 연동되는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눈에 띄게 진정됐다. 지난 달 중순 3.4%를 훌쩍 넘었던 2년물 금리는 최근 2.8%대까지 내렸다.
당장 다음 달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는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것)’ 가능성이 힘을 얻고 있다.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울트라스텝(1%포인트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6월과는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다.
시장의 전망대로 연준이 정말 긴축 속도를 조절한다면, 이를 호재로 받아들여도 괜찮은 걸까. 최석원 SK증권 지식서비스부문장은 연준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심정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연준이 긴축을 늦춘다면, 그 이면에는 ‘경기 침체를 우려한다’는 함의가 있다. 물가가 정점을 통과해 연준의 매파적 성향이 약해진다면 이제는 경기를 우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일단 인플레이션을 해결한 뒤 금리를 내려 돈을 풀고 경기 침체를 막는 것이 연준의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즉, 물가와 경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린다면 물가는 얼마든지 다시 뛸 수 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이 진정됐다 하더라도 이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다. 반대로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자니 경기 침체 우려가 크다.
1일(현지 시간) 미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 대비 0.2 하락한 52.8을 기록했다. 2020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기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미 국채 10년물-2년물 금리 차(스프레드)는 1일 기준으로 -0.3%포인트를 기록했다. 통상 10년물 금리에는 기대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 전망이 반영된다. 따라서 10년물 금리가 2년물에 역전되면, 경기 둔화 혹은 침체 우려가 커졌다고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최 부문장은 “연준이 물가와 경기 사이의 줄타기를 아주 성공적으로 잘 해낼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증시도 추세적 상승을 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증시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어느 하나 낙관하기 어려운 만큼, 기업의 3분기 실적과 물가 지표를 좀 더 살펴보며 관망하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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