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 "미국의 파렴치한 내정간섭 행위" 펠로시 대만 방문 비난
북한 외무성이 3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현 상황은 미국의 파렴치한 내정간섭 행위와 의도적인 정치군사적 도발 책동이야말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해치는 화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강하게 반발하는 중국 입장을 적극 옹호하며 반미 연대를 재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대변인은 최근 미 국회 하원의장의 대만 행각 문제가 국제사회의 커다란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과 관련하여 3일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무성은 “대만은 중국의 불가분리의 한 부분이며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에 속하는 문제”라며 “자기 나라의 내정에 노골적으로 간섭하고 영토완정을 파괴하려는 외부세력들의 행위에 대응조치를 취하는 것은 주권국가의 응당한 권리”라고 밝혔다.
외무성은 “미 국회 하원의장의 대만 행각 문제와 관련하여 중국은 여러 차례에 걸쳐 반드시 확고하고 힘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며 모든 후과는 전적으로 미국이 책임지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였다”며 “우리는 대만 문제에 대한 외부세력의 간섭행위를 규탄 배격하며 국가주권과 영토완정을 견결히 수호하려는 중국정부의 정당한 립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외무성은 그러면서 “중국의 장성강화와 통일위업수행을 저해하려는 미국의 기도는 좌절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 국가를 순방 중인 펠로시 의장은 지난 2일(현지시간) 대만에 도착했다. 대만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는 중국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군사적 대응까지 시사하는 등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미·중 갈등이 더 고조되는 양상이다.
그러자 북한이 즉각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규탄하는 공식 입장을 밝히며 중국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최근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의 패권 대결이 첨예해지자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에 더욱 밀착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에 대해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나서 ‘강 대 강’ 대결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힌 상황이다.
북한 외무성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일엔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최근 아시아 순방을 비난하기도 했다. 외무성은 “현실은 미국의 대중국 압박책동이 정치, 외교, 군사뿐 아니라 경제무역 분야에서도 그리고 세계적인 판도에서 보다 노골적이며 본격적인 단계에 들어섰다는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의 경제발전을 가로막아 보려는 미국의 파렴치한 패권주의적 행위는 오히려 자기에게 피해를 가져다주는 후과만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과의 대결 구도를 전세계적으로 키우고 있는 러시아와의 연대도 강조하고 있다. 외무성은 전날 미국과 유럽 국가들을 향해 “로씨야(러시아) 경제는 제재에 끄떡없이 버티여내고 있다”며 대러시아 제재를 비난했고, 손류진 조선·유럽협회 연구사 명의로 “유럽의 치안 유지에 혼란을 조성하고 또 하나의 장기적인 악몽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비난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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