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영리한 포르쉐, 911 카레라 4 GTS
2022. 8. 3. 07:50
-최고 490마력 내뿜는 고성능 스포츠카
-안정적인 움직임 및 강력한 사운드 특징
-운전 모드에 따라 극명하게 나뉘는 성격
포르쉐에게 GTS는 토탈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는 라인업이다. 일상과 트랙 사이를 적절히 조율해 어떤 상황에서든지 최상의 즐거움을 주는 게 특징이다. 누군가는 GTS를 보며 이도 저도 아닌 차라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 보면 이 차만큼 완벽한 포르쉐가 또 없다.
수 많은 GTS 중에서도 911 GTS는 단연 돋보인다.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자 포르쉐가 대중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다가가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주어진 환경에 구애 받지 않고 언제든지 영리하고 민첩하게 제 역할을 해내는 911 GTS 시리즈, 그 중에서도 사륜구동 시스템을 맞물린 911 카레라 4 GTS를 만나봤다.
▲성능
새 차의 핵심은 동력계다. 수평대향 6기통 3.0ℓ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 490마력, 최대토크 58.2㎏∙m를 낸다. 여기에 8단 포르쉐 듀얼 클러치(PDK)를 장착해 쿠페 기준 정지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데 단 3.3초가 소요된다.
첫 인상은 중독성 강한 사운드다. 시동을 건 뒤 아이들링 상황은 물론 주행을 이어나가는 순간에도 '웅웅'거리는 바리톤 사운드가 등 뒤에서 울려 퍼진다. 스로틀을 조금만 열어도 엔진 회전수에 맞춰 음색을 바꾸며 시종일관 운전자에게 깊은 자극을 안겨 준다. 자연흡기 GT3를 제외하면 911 라인업 중 가장 듣기 좋은 소리를 지녔다.
우렁찬 사운드를 제외하면 노멀 모드에서는 얌전하고 단정한 자세를 유지한다. 파워트레인은 물론 스티어링 휠 반응과 차의 움직임도 예민하지 않다. 일반 파나메라를 모는 것처럼 여유롭고 편안할 뿐이다. 흐름에 맞춰 쾌적하게 달리고 차분하게 멈춘다. 고성능 스포츠카에 대한 긴장은 저절로 사라진다. 일상 속 도심에서 부담 없이 차를 몰 수 있고 주중에도 항상 함께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교외로 나와 본격적인 성능을 확인해봤다. 스포츠와 스포츠 플러스 모드를 번갈아 사용할 때마다 8단 PDK 변속기가 발군의 실력을 드러내며 진한 감동을 안겨줬다. 각 모드별 최소 500rpm 이상 격차를 벌리며 극적인 성격을 보여준다. 엔진 반응은 변속기와 합을 맞춰 한층 역동적인 자세로 변모한다.
그 결과 가속페달에 발을 가져가기 무섭게 튀어나가며 탑승자를 흥분시킨다. 시선이 급격하게 좁아지고 주변 사물이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진다. 강한 펀치력으로 차를 몰아붙이기 때문에 잠시 이성의 끈을 놓을 수도 있겠다는 서늘한 상상을 해본다. 그 정도로 노멀모드에서 전혀 보여주지 않았던 반전 매력을 뿜어낸다.
굽이치는 길에서 911 GTS는 색다른 매력으로 운전자를 미소 짓게 만든다. 한층 더 하드코어한 자세를 갖추고 맹렬히 코너를 공략하기 때문이다. 특히 911 터보에서 파생된 서스펜션은 물건이다. GTS에 맞춰 새로 다듬었으며 성능을 극대화했다. 탄탄하게 노면과 차체 사이를 연결하며 조금의 흐트러짐도 용납하지 않는다.
기본 구성의 포르쉐 액티브 서스펜션 매니지먼트(PASM)는 역동적인 댐퍼 변화에 더욱 빠르게 반응한다. 또 10㎜ 더 낮은 스포츠 섀시와 어우러져 시너지를 낸다. 여기에 리어 헬퍼 스프링 역시 터보에 기반해 만들었으며 메인 스프링은 모든 주행 조건에서 장력을 힘 있게 유지하고 리바운드를 동일하게 작동한다.
터보에서 이어받은 각종 하체 세팅은 차를 완벽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바꿔 놓았다. 코너 진입이 과감하고 탈출 시 가속페달을 전개하는 시점도 한층 빨라졌다. 무리한 가속에도 좀처럼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 포물선을 그리는 이유다. 뒤가 흔들리거나 예상 범위 밖으로 빠지는 경험도 느낄 수 없다. 지능적인 토크백터링 시스템과 사륜구동이 불안한 상황을 제로에 가깝게 만들어 낸다.
참고로 신형 911 GTS에는 최초로 이용 가능한 경량 디자인 패키지도 마련했다. 더 가벼운 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CFRP) 풀 버킷 시트, 사이드 및 리어 윈도우의 경량 글래스, 경량 배터리, 리어 시트의 생략을 통해 최대 25㎏의 무게가 절감된다.
빨리 달리는 것 만큼 잘 멈추는 것도 중요하다. 포르쉐 엔지니어들은 높아진 GTS 성능에 맞춰 제동 성능을 조정하고 911 터보의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을 적용했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PCCB)은 물리력을 무시하며 차를 잡아 세운다. 굵은 갈고리로 바닥을 내려 찍는 기분이다. 모든 일들은 단 몇 초 사이에 이뤄지며 온전히 차가 멈췄을 때는 멍하니 감탄사만 내뱉을 뿐이다.
▲디자인&상품성
흥분을 가라앉히고 쿨링을 위해 차를 멈춰 세웠다. 운전석에 내려 정신을 차리고 보니 화사한 노란색 911 GTS의 전체적인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귀여운 앞모습으로 시작해 가파른 A필러를 거쳐 트렁크 끝까지 완만하게 떨어지는 모습은 70년 넘는 포르쉐 역사 속에 한결같이 존재해왔다. 보닛에 생긴 깊은 주름과 한층 볼록해진 헤드 램프, 펜더는 볼수록 시선을 훔친다.
거대한 앞 범퍼 공기흡입구와 낮은 자세, 살이 얇은 블랙 휠까지 모든 조합이 환상적이다. 참고로 휠은 911 터보에 사용되는 전륜 20인치, 후륜 21인치 블랙 컬러 중앙 잠금식 알로이 휠이 장착된다. 실크 및 고광택 마감의 블랙 컬러 강조 요소들은 911 GTS만의 독특한 디자인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블랙 컬러의 대조적인 차체 요소와 어두운 헤드라이트 영역이 특징이며 한층 절제되면서도 스포티한 외관 디자인을 갖췄다.
모든 911 GTS는 전∙후면 및 사이드 실에 스포츠 디자인 패키지가 적용돼 있다. 헤드라이트 림과 주간 주행등 주변은 다크 틴트 처리됐고 포르쉐 다이내믹 라이트 시스템 플러스가 적용된 LED 램프가 기본이다. 이 외에 엔진 커버 루버, 도어 및 후면의 GTS 레터링은 전부 블랙 컬러 실크 광택으로 마감돼 멋을 더했다. 선택으로 넣은 리어 스포일러는 차의 존재감을 나타내는 필수 요소다.
실내는 제법 익숙하다. 일반적인 911과 동일하며 입맛에 맞게 꾸미는 특성상 GTS만의 특별한 아이템은 찾아볼 수 없다. 두 개의 디지털 스크린을 갖춘 계기판과 중앙에 위치한 엔진회전수 아날로그 바늘은 911의 과거와 현재를 잘 보여준다. 또 와이드 모니터는 각종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표현해 편의성을 높였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가변 배기와 PDCC 등 핵심 버튼을 토글 방식으로 모았다.
센터 터널은 깔끔하다. 필요한 기능만 알차게 넣었다. 작은 전자식 변속레버와 공조장치 버튼, 한 개의 컵 홀더 등이 눈에 들어온다. 편의 품목으로는 GT 스포츠 스티어링 휠과 함께 모드 스위치가 있는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포르쉐 트랙 프리시전 앱 및 타이어 온도 디스플레이가 기본으로 들어간다. 측면 지지력과 편의성을 모두 갖춘 전동 조절식 4방향 스포츠 시트 플러스 역시 기본이다.
소재는 블랙 레이스 텍스를 둘러 역동적이고 우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트 중앙 부분, 스티어링 휠 림, 도어 핸들 및 암레스트, 스토리지 컴파트먼트 덮개 및 기어 레버까지 모두 레이스 텍스로 마감된다. 스티칭은 카민 레드 또는 크레용 컬러를 선택으로 제공한다. 안전벨트와 GTS 레터링이 새겨진 헤드레스트, 타코미터 및 스포츠 크로노 시계는 대조되는 컬러로 강조된다.
▲총평
911 카레라 4 GTS는 가장 영리하고 똑똑한 스포츠카다. 차가 놓여진 도로와 주변 상황에 신경 쓰지 않고 동화돼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과정은 매끄럽고 반응은 부담스럽지 않으며 운전에는 자신감이 더해진다. 차와 격하게 친해지고 싶을 때는 주행모드만 살짝 돌리면 된다.
상냥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야수의 성격을 드러내며 강하게 도로 위를 휘젓는다. 평소 911에게 기대했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짜릿하고 스포티한 실력으로 보답한다. 스포츠카 한대로 다양한 매력을 느끼고 싶다면 911 카레라 4 GTS는 명쾌한 답이 될 수 있다.
한편, 국내에 판매되는 911 카레라 GTS 시리즈는 쿠페 및 카브리올레, 사륜구동 911 카레라 4 GTS 쿠페 및 카브리올레, 911 타르가 4 GTS 등 총 5종이다.
가격은 911 카레라 GTS 쿠페와 카브리올레 각각 1억9,490만원, 2억1,070만원이다. 911 카레라 4 GTS 쿠페와 카브리올레는 각각 2억410만원, 2억1,990만원이다. 911 타르가 4 GTS는 2억1,990만원이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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