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려다 같이 사고"..물에 빠진 가족 구하러 뛰어들면 안되는 이유

김자아 기자 2022. 8. 3.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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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 '물놀이 사망사고 발생지역'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기사 내용과는 직접 관련 없음)/뉴스1

휴가철을 맞아 물놀이를 간 피서객들이 물에 빠진 가족을 구하려다 사고를 당한 소식이 잇따라 전해져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가는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할 경우 직접 물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3일 경찰과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2일) 오후 2시37분쯤 전남소방본부에 구례군 한 계곡에서 20대 여성 A씨가 물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는 앞서 물에 빠진 동생을 구하려고 계곡에 뛰어들었다가 바위틈에 몸이 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구조돼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같은 날 오전 9시쯤 경기 가평군 북면의 계곡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계곡 물살에 휩쓸린 친구를 잡아주려다 30대 남성 B씨가 숨졌다. 당시 B씨와 배우자인 C씨도 함께 물살에 휩쓸렸으나 C씨와 먼저 물에 빠진 친구는 물이 얕은 쪽으로 떠내려가 자력으로 탈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일엔 전북 진안 용담면의 한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던 일가족 3명이 물에 빠져 숨지는 일도 있었다. 이들 3명은 50대 아버지와 20대, 10대 아들 2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물에 빠진 막내를 구하려고 형과 아버지가 차례로 물에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자는 구조장비 던지고…물에 빠진 사람은 둥둥 떠있기

물에 빠진 사람을 구조할 때 사용하는 구명환./픽사베이

전문가는 함께 물놀이를 하던 가족이나 일행이 물에 빠졌을 경우 물에 뛰어 들어 구하는 대신 주변에 있는 장대나 구명 장비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현준 가평소방서 구조대원은 지난달 29일 YTN ‘이슈인사이드’를 통해 “물놀이 사고가 발생했을 때 1분 이내에 초동조치를 해 주지 않으면 심각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변에 있는 장대나 인명구조함에 있는 구명환, 드로우백, 구명조끼 같은 장비를 활용해서 구출해 주시는 게 가장 좋다”고 했다. 아울러 소방서에 바로 신고를 하라고 덧붙였다.

특히 구조를 위해 물에 뛰어들 경우 구조자까지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사람이 빠지면 구조를 해 주는 사람들도 당황을 하게 된다”며 “빨리 구해야겠다는 생각에 달려들게 되면 물에 빠진 사람은 주변에 있는 물건들을 아무거나 잡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구조자를 껴안거나 팔이나 발을 잡으면서 두 명이 같이 사고를 당할 수가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만약 물놀이를 하다 물에 빠진 경우에는 당황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당황하지 않는 게 쉽지 않겠지만 최대한 침착한 마음을 갖고 하늘을 보고 양팔을 벌린 상태에서 힘을 빼면 물에 떠서 구조를 기다릴 수 있다”며 “뜨려고 허우적거리면 물 위로 올라온 만큼 더 가라앉아 체력적으로 지쳐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힘을 빼고 최대한 대기해 주시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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