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격작전, 아프간이 아직 테러본거지임을 드러내
기사내용 요약
전문가들, CIA드론작전의 어두운 일면 지적
"바이든의 미군철수 1주년..테러단체의 온상돼"
미 공화당, 축하하면서도 포괄적 테러대책 강화요구
[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알카에다 지도자 아이만 알-자와리를 CIA 드론작전으로 살해한 것을 2001년 9.11테러 조직을 와해시킨 "역사적 업적"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어두운 일면도 드러냈다고 AP통신과 미 안보전문가들이 분석했다.
이유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20년 동안이나 주둔하고 갑자기 철수한 이후로 아프가니스탄이 다시 한번 서방을 공격하는 이슬람 테러단체들의 활동 중심지가 되어 있었다는 사실이 이번 드론 공격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CIA작전은 최소 6개월 이상 알-자아리와 가족들의 움직임을 감시한 끝에 미군의 아프간 철수 1주년이 되기 직전인 지난 주말에 수행되었다.
바이든 정부는 이번 작전을 미국민들과 외국의 동맹국들을 향해 미국이 아프간 지역의 테러범들을 여전히 타격할 능력이 있으며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면서 20년여의 아프간 전쟁을 끝내고 미군을 철수시켰지만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결의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조 바이든대통령은 1일 밤 백악관에서 이를 발표하면서 이번 작전이 최근 몇 주일 동안 동영상을 통해 미국과 동맹국들에 대한 테러 공격을 사주했던 알카에다 지도자에 대해 "정의"를 실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도 2일의 공식 발표에서 이번 작전을 대테러작전의 위대한 승리라고 규정했다.
제이크 설리반 백악관안보실장도 NBC방송의 "투데이" 프로에 출연해서 " 대통령은 우리가 아프간에서 철수했을 때 했던 약속을 지켰다. 대통령은 미국의 남녀 수 천명을 아프간 전투에 보내서 죽게 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하고 20년이 지난 지금은 지상군을 파견하지 않고도 아프간의 테러리스트를 뿌리 뽑을 수 있다고 장담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작전의 세부 내용이 보도되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알카에다가 여전히 건재하며 탈레반 정부가 미국을 공격했던 9.11테러의 주범 단체에 다시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었다는 뼈아픈 진실을 만천하에 드러내게 되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백악관 참모들은 탈레반과 절친한 이슬람 테러단체 하가니 네트워크의 지도부도 알-자와리가 카불에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설리반도 알-자와리가 피살 당시 매일 탈레반의 테러 작전에 관여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알카에다의 활동을 지시하는위치에 있었고 미국과 미국민을 향한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알카에다가 아프간의 탈레반 정부아래에서 재조직에 나섰다는 우려는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번 공격 작전 이전에도 마크 밀리 미 합참사령관은 알카에다가 아프간 국내에서 재건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현 탈레반 정부의 통제나 위협도 별로 없어서 여전히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을 시도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달 유엔안보리에서도 알 카에다가 탈레반 정부가 들어선 뒤 미군이 철수하기까지 여전히 지도부가 아프간 국내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왔다는 보고가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테러작전을 맡았던 네이선 세일즈 전 대사는 "미군 철수 후 자와리가 아프간에 있었다는 것은 탈레반 정부가 다시 옛날처럼 알카에다를 비롯한 테러 단체들의 피난처를 제공해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올해 미 중동사령관 직에서 물러난 프랭크 매켄지 해병대 장군은 미군이 이미 알카에다가 아프간 국내 여러 곳에 군사훈련 시설을 재건한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테러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아프간의 탈레반 정부가 당장의 거사를 막고 있었기 때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사우스 플로리다대학의 국가및 세계 안보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매켄지는 "이번 한 번의 드론 작전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지만, 미국의 대테러 작전은 (미군철수) 전보다 어려워 졌을 뿐, 불가능한 건 아니라는 것이 입증되었다"고 말했다.
국제정보- 안보회사 수판 그룹의 콜린 클라크 연구소장도 "알 자와리가 모두가 예상했던 것처럼 시골 지역에 숨어살지 않고 카불 시내에서 편하게 살아왔다는 것은 탈레반 정부가 그를 보호한 것이며, 탈레반과 알-카에다가 뗄 수 없는 한 몸이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경고했다.
탈레반은 미군의 완전 철수를 협의한 2020년 도하 협정의 선결 조건으로, 앞으로 미국을 공격하는 알카에다 조직을 국내에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탈레반은 이번 미군 작전에 대해서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도하 협정 위반"이라고 비난 성명을 냈지만, 미국은 탈레반에게 사전에 이 번 작전을 알리지 않고 수행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텔레반은 이번 작전이 지난 20년간 미군의 실패한 작전의 연장이며 결국 미국과 아프간, 이 지역 모두에게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9.11테러 이후 아직도 미국정부에게 알카에다의 은신처 제공을 이유로 제재를 받고 있는 탈레반 정부가 도하 협정을 깨고 테러단체들과 함께 새로운 길을 가게 될지는 미지수이다.
미국은 지난 해 여름 미국이 지지하던 아프간 정부가 무너지고 탈레반이 재집권한 이후, 아프간 중앙은행의 자산 수십억 달러가 탈레반 손에 들어가지 않도록 이를 동결시켰다. 이후 그 돈의 일부 만이 아프간 국내의 심각한 기아위기에 인도주의적 구호금으로 풀려 나갔을 뿐이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의원은 2일 바이든에게 알-자와리 제거 작전에 대한 축하인사를 보내면서도 " 바이든대통령의 미군철수 결정으로 이후 아프간이 다시 테러조직의 중요한 거점이 된것은 유감"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알자와리 제거의 성공에 취하지 말고 아프간의 테러조직이 다시 미국에 대한 위협을 가하지 못하도록 우리의 안보와 테러와의 전쟁 역량을 종합적으로 제고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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