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저소득층 발언' 논란에 하태경 "고도의 정치 기술"
최근 논란이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의 ‘저소득층 비하’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이 “고도의 정치 기술”이라고 해석했다.
하 의원은 1일 방송된 MBN ‘판도라’에서 “혐오 정치, 비하 정치가 될 수 있는 발언은 정치 금기 중 하나”라며 대표적으로 나이 문제를 꼽았다. 노인들, 젊은이들로 나누는 세대 갈라치기를 하면 그 발언을 한 당사자들이 더 힘들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하 의원은 “그런데 이 의원이 왜 비하 정치, 혐오 정치를 하느냐”라며 “이분이 고도의 정치 기술이 발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가 굉장히 곤란한 문제가 있고 거기에 언론이나 국민의 시선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본인에게 불리한, 욕먹을 이슈로 전환하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진행자가 ‘사법리스크 때문에 의도적으로 발언했다는 뜻이냐’고 묻자 하 의원은 “욕먹는 구멍으로 스스로 들어가네? 이건 다른 상황을 피하기 위한 고도의 작전이라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다”고 답했다.
하 의원은 비슷한 사례가 있다고 했다. 대선 경선 때인 지난해 7월 경북 안동을 찾은 이 의원은 “친일세력이 미 점령군과 합작해서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하지 못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하 의원은 “이 의원이 당시 ‘미군은 점령군이다’라고 지르고 나왔다”며 “그때 대장동 이슈로 굉장히 시끄러울 때였다. 며칠 동안 시선이 확 분산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놀란 게, 한번 실언이야 할 수 있다. 거기서 중단하는 게 맞는데 반박이 들어오니까 ‘이거 팩트다’라면서 논란을 더 키웠다”고 했다.
함께 출연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맥락을 완전 잘못 이해했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은 “(이 의원은)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게 민주당의 역할인데 되레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고민을 얘기한 것”이라며 “발언 취지가 여기 있다”고 했다. 민주당 정책 방향에 대한 외연 확장의 고민에서 나온 발언이라는 것이다.
진행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발언만 딱 뜯어서 논란이 될 거라는 걸 이 의원이 몰랐겠느냐”고 물었다. 하 의원은 “홍 의원처럼 이야기하면 수습이 되는데, 이 의원은 왜 전선을 확대하려고 하느냐”며 “어디로 끌고 가는지 지켜보자”고 했다.
이 의원은 지난달 29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제가 아는 바로는 고학력‧고소득자들, 소위 부자라고 불리는 분들이 우리 지지자들이 더 많다. 저학력‧저소득층이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까운 현실인데, 언론 때문에 (그렇다)”고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당권 주자인 박용진 후보와 강훈식 후보는 “정치 성향에 따른 국민 갈라치기” “이분법의 정치”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1일 인천 당원 및 지지자와의 만남에서 “재미있자고 이야기를 조금만 삐끗하면 침소봉대해 본질과 다른 이야기들을 만들어내 요즘 말하기 불편하고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정치세력에 투표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라고다시 한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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