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시, 텐안먼 광장서 민주화 운동 추모하다 구금된 對中 강경파

조성진 기자 2022. 8. 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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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방문을 강행한 낸시 펠로시(82) 미국 하원 의장은 인권을 고리로 수십 년째 대중국 강경 기조를 이어온 의회 내 대표적인 대(對)중국 강경파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1991년 9월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 추모 사건으로 중국과 악연을 시작했다.

펠로시 의장은 톈안먼 민주화 운동 30주년인 2019년 6월 당시 영상을 트위터에 올린 바 있다.

펠로시 의장은 1997년 뉴트 깅그리치 당시 하원 의장 이후 대만을 방문한 미국의 최고위급 방문 인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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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9월 톈안먼 광장에서 추모 문구 적힌 현수막을 든 낸시 펠로시(가운데) 미 하원의장. 낸시 펜로시 하원의장 트위터 캡처
톈안먼 민주화 운동 30주년을 맞아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이 올린 트위터
톈안먼 민주화 운동 30주년을 맞아 낸시 펠로시 미 하원 의장이 올린 트위터
낸시 펠로시(앞줄 가운데) 미 하원 의장이 2일(현지시간) 대만 타이페이 쑹산공항에 도착해 우자오셰(앞줄 왼쪽) 대만 외교부장의 영접을 받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티베트 독립 운동 상징 달라이 라마와 가까워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주도

대만 방문을 강행한 낸시 펠로시(82) 미국 하원 의장은 인권을 고리로 수십 년째 대중국 강경 기조를 이어온 의회 내 대표적인 대(對)중국 강경파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1991년 9월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 추모 사건으로 중국과 악연을 시작했다. 동료 의원 2명과 함께 ‘중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죽어간 이들에게’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톈안먼 민주화 운동 추모 성명을 낭독했다가 공안에 붙들려 구금됐다. 펠로시 의장은 톈안먼 민주화 운동 30주년인 2019년 6월 당시 영상을 트위터에 올린 바 있다. 그는 “28년 전 텐안먼 광장을 방문해 모든 시민이 마땅히 받아야 할 존엄과 인권을 옹호한 학생, 노동자, 평범한 시민의 용기와 희생을 기렸다”며 “지금까지 그들의 이야기를 세계와 공유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2년에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부주석에게 구금된 중국·티베트 활동가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편지 4통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상대의 거부로 실패했다. 하지만 7년 후 주석이 된 후진타오에게 류샤오보 등 정치범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신을 직접 전달했다. 펠로시 의장은 티베트 독립 운동의 구심점인 달라이 라마와 가까운 사이며 티베트 독립운동을 지지한다. 2015년 중국 정부 허가를 받고 삼엄한 경비 속에 시짱자치구(티베트) 주도 라싸를 방문하기도 했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보내되 사절단을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주장했다. 올해 열린 동계올림픽에서는 이 주장이 관철됐다.

펠로시 의장은 2017년 홍콩의 민주 세력이 투옥된 뒤 유죄 판결을 받자 “세계의 양심에 충격을 준 부당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국가보안법에 반대해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벌어진 2019∼2020년에는 시위대 지도부를 만나 지지를 보여줬다.

펠로시 의장은 의회 내 민주당 일인자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는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만 방문 문제만큼은 바이든 대통령의 우려를 물리치고 자신의 소신을 관철했다. 그는 당초 4월 아시아 순방을 계획했을 때 대만 방문 일정을 포함했지만 코로나19에 걸리는 바람에 순방 일정 자체가 취소됐다. 펠로시 의장은 1997년 뉴트 깅그리치 당시 하원 의장 이후 대만을 방문한 미국의 최고위급 방문 인사이기도 하다.

펠로시 의장은 1987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출마해 연방 하원 의원에 당선된 뒤 35년간 의정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03년 민주당의 하원 수장인 원내대표로 등극한 뒤 지금까지 하원 민주당을 이끌고 있다. 민주당이 다수석이던 2007∼2011년 기간과 2019년부터 지금까지 하원 의장을 맡고 있다. 여성이 하원 의장이 된 것은 미 역사상 펠로시가 처음이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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