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낮춰달라"..고객 요구 26.6%만 수용한 은행들

노기섭 기자 2022. 8. 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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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리인하 요구권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지난해 은행권의 수용률은 26%대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시중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을 보면 신한은행이 33.3%로 가장 낮았다.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케이뱅크의 지난해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12.3%에 불과했고 카카오뱅크는 25.7%였다.

금리가 높은 비금융권의 경우 저축은행 주요 10개사의 지난해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63.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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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7일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앞에 대출상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금융당국 소비자 보호 노력 무색…이달부터 요구권 운영 실적 비교 공시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리인하 요구권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지난해 은행권의 수용률은 26%대에 불과할 정도로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에 총 88만2047건의 금리인하 요구가 접수됐다. 이 중 23만4652건이 수용되면서 수용률은 26.6%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28.2%)보다 1.6%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률은 2018년(32.6%), 2019년(32.8%)과 비교해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은행권의 금리인하 요구권 수용에 따른 대출액은 8조5466억 원으로 2020년의 10조1598억3600만 원보다 1조6132억3600만 원이나 줄었다.

금리인하 요구권은 대출자의 재산이 증가하거나 신용평점이 상승하는 등 신용 상태가 개선됐을 때 대출자가 금융회사에 금리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국회와 정부는 2019년 6월 고객의 금리인하 요구권을 법제화했다. 하지만 요구권이 얼마나 수용됐는지에 대한 통계 및 운영 실적이 공시되지 않아 소비자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지난해 시중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을 보면 신한은행이 33.3%로 가장 낮았다. KB국민은행은 38.8%, 하나은행은 58.5%, 우리은행은 63.0%, NH농협은행은 95.6%였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2020년부터 비대면으로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해 왔다”며 “편리하고 간편하게 금리인하 요구가 가능해지면서 다른 은행 대비 접수된 건수가 월등히 많아 수용률이 낮게 나왔지만, 수용액과 수용금액은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고 설명했다.

지방은행의 경우 광주은행의 수용률이 22.7%로 가장 낮았다. 이외에 경남은행 23.1%, 부산은행 24.8%, 제주은행 36.7%, 대구은행 38.9%, 전북은행 40.2% 등이었다. 인터넷은행 중에서는 케이뱅크의 지난해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12.3%에 불과했고 카카오뱅크는 25.7%였다.

금리가 높은 비금융권의 경우 저축은행 주요 10개사의 지난해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63.5%였다. 오케이 저축은행이 95.7%로 수용률이 가장 높았으며 상상인저축은행은 5%로 최저였다. 카드사의 경우 지난해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50.6%로 삼성카드(36.8%), 비씨카드(36.9%), 하나카드(38.5%), 롯데카드(41.7%), 현대카드(46.0%), 신한카드(53.4%), KB국민카드(69.7%), 우리카드(77.5%) 순으로 낮았다.

금융당국은 금리인하 요구권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자 이달부터 금융사 별 운영 실적을 비교 공시하도록 했다. 또한, 금리인하 요구에 대한 심사 기준이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각 금융사 내규에 명확하게 반영되도록 했다. 금리 인하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 경우 신청인이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준화된 문구에 따라 안내하도록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제도 개선안이 실제 금융회사 영업 창구에서 차질없이 운영되는지 계속 점검해 미흡한 점을 개선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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