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권력서열 3위 하원의장, 中반발 속 대만 방문..긴장 최고조(종합2보)
펠로시 "美-대만 연대, 그 어느 때보다 중요"..中 고강도 도발 가능성
(워싱턴·서울=뉴스1) 김현 특파원 정윤미 정윤영 기자 = 아시아 순방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2일(현지시간) 중국의 강한 반발 속에 대만을 방문했다.
중국은 주권과 영토 보전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고강도의 무력 시위를 예고했고, 미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며 긴장 고조행위를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미중간 갈등이 한층 더 격화된 것은 물론 중국과 대만의 양안간 긴장 수위도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CNN 등 미 언론들과 대만 TVBS방송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 등 미 의회 대표단은 현지 시간으로 이날 오후 10시43분(한국시간 11시43분)께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대표단은 그레고리 믹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과 한국계인 앤디 킴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연방하원 의원 5명으로 구성됐다.
말레이시아에서 이륙한 지 7시간만이다. 항공기항로 추적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 등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 공군 비행기 C-40C(편명 SPAR19)는 이날 오후 3시42분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이륙했다.
프랑스 국제라디오(RFI)는 펠로시 의장 일행이 필리핀 클락 공군기지를 경유해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고 관측했으나 일행은 말레이시아에서 필리핀 상공을 지나 대만으로 직항한 것으로 보인다.
펠로시 의장 등 미 대표단이 비행기에서 내리자 조지프 우 대만 외교장관 등이 일행을 맞았다. 펠로시 의장 일행은 도착 직후 기념 사진 촬영을 한 뒤 준비된 차량으로 이동했으며, 공항과 길거리엔 펠로시 의장 일행을 환영하는 대만 국민들이 나와 환호했다.
대만 최고층 빌딩인 '타이베이101(Taipei 101, 높이 438m)'은 펠로시 의장 도착 전 환영 조명쇼를 펼쳤고, "펠로시 의장(Speaker Pelosi)", "대만 방문 환영(Welcome to TW)", "TW ♡ USA", "미-대만 우정 영원히(US-Taiwan friendship forever" 등 영어 문구들과 "감사합니다 민주주의 진실한 친구" 등 중국어 문구가 밝게 빛났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밤 타이베이 시내 호텔에 여장을 풀고 밤을 보냈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오전 대만 입법원을 찾아 유시쿤(游錫堃) 입법원장, 대만 여야 지도부와 만난 뒤 차이잉원 총통과 만나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펠로시 의장은 3일 오후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내 권력 서열 3위인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클린턴 행정부 시절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전 의장의 방문 이후 25년만이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1999년 대만을 방문한 적 있지만 당시 의회 지도자는 아니었다.
당초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정을 연기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대만 도착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은 대만의 활기찬 민주주의를 지지하겠다는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우리의 방문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한국, 일본을 포함해 광범위한 인도·태평양 순방의 일환으로, 상호 안보, 경제 파트너십, 민주적 통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대만 지도부와의 논의는 파트너(대만)에 대한 우리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의 발전을 포함한 공동의 이익을 증진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세계가 독재와 민주주의 사이의 선택에 직면하고 있는 동안, 오늘날 2300만 대만 국민들과 미국의 연대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우리의 대만 방문은 대만에 대한 미 의회 대표단의 몇차례 방문 중 하나이고, 1979년 대만관계법, 미중 공동성명, 6대 보장에 의해 인도된 미국의 오랜 정책과 결코 모순되지 않는다"며 "미국은 현 상황을 바꾸려는 일방적인 노력에 계속 반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착륙 직후 워싱턴포스트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자신의 방문은 중국의 위협에 따른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은 "중국 공산당의 공격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의회 대표단의 방문은 미국이 자국과 자유를 수호하는 동시에 우리의 민주적 파트너인 대만을 지지한다는 분명한 성명으로 봐야 한다"며 "우리는 중국 공산당이 대만과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하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이 중국의 강한 반대에도 대만 방문을 강행하자 대만 해협을 둘러싼 중국과 대만은 물론 미중간 긴장이 최고조를 향해 치닫고 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면서 군사적 대응 조치 가능성을 예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 직후 성명을 통해 이번 방문은 "중미 관계의 정치적 토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응해 주권과 영토보전을 결연히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분명히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강 주미중국 대사는 CNN과 인터뷰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의 국가주권과 영토보전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펠로시 의장은 미 정부에서 권력서열 3위이기 때문에 그의 대만 방문은 어떤 형태로든 높은 정치적 민감성을 갖고 있다. 대만해협을 가로지르는 긴장과 미중 관계 긴장의 고조로 귀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국방부도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 측은 대만 독립 세력에 심각하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 대만 해협의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며 "중국 인민해방군은 일련의 표적성 군사행동으로 반격해 국가의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8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불장난하면 불에 타 죽는다"고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펠로시 의장이 도착한 직후 중국인민해방군이 오는 4일부터 7일까지 "중요 군사훈련"과 실탄 사격 훈련을 대만 주변 6개 지역에서 실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대만을 관할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이날 밤부터 대만 주변에서 일련의 연합 군사행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대만 북부·서남·동남부 해역과 공역에서 연합 해상·공중훈련, 대만 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사격을 각각 실시하고, 대만 동부 해역에서 상용화력을 조직해 시험사격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해협이나 대만 인근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전투기로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간주돼 온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95~1996년 대만해협 위기 때 중국은 대만 인근에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언론들은 중국 전투기가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간주돼 온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고 보도하기도 했지만, 대만 국방부는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미국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중국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하나의 중국' 정책 등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며 중국의 긴장고조를 견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정례브리핑과 CNN 인터뷰를 통해 펠로시 의장의 방문은 "(중국의) 어떠한 주권 문제를 침해하지 않았고,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위배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커비 조정관은 지난 1997년 깅그리치 전 의장이 대만을 방문하고, 미 연방의원들이 계속 대만을 찾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우리는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기회를 갖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펠로시 의장의 방문은 의회 지도자들의 이전 방문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어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우리의 신념과 함께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하고, 대만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대만의 자기방어를 돕기 위한 대만관계법에 따른 우리의 약속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이 펠로시 의장의 방문에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 고강도 무력시위 등을 예고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은 지난 며칠간 (중국의) 호전적인 수사를 봐 왔다. 지난 몇 주와 몇 달간 우리는 대만 해협과 그 주변에서 더 공격적이고, 더 강압적인 중국의 군사활동을 목격했다"며 "(그러나) 미국은 그 위협에 겁먹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전투기들이 중국과 대만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간주돼 온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그들이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다. 이는 우리의 예상 시나리오에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방문이 위기나 충돌을 위한 이벤트나 중국이 어떠한 종류의 군사 행동을 자극하기 위해 노력하기 위한 핑계가 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이번 순방의 핵심은 대만의 자기방어를 돕기 위한 미국의 약속이나 대만관계법을 재확인하기 위한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거기엔 이것이 충돌로 분출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우리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재차 말했다.
미 의회에선 초당적으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지지했다. 미치 매코널 원내대표를 포함한 공화당 상원의원 26명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지지한다"며 "수십년 동안 미 의회 의원들은 전 하원의장을 포함해 대만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우리가 전념하고 있는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gayunlov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무인사진관서 성관계한 커플…"바닥엔 체모·체액, 청소하는데 현타오더라"
- '통아저씨' 이양승 "70년전 친모, 시부 몹쓸짓에 나 버리고 가출"
- 연쇄살인마 유영철 "밤마다 희생자 귀신들 나와 잠 못자" 괴로움 호소
- 성유리 "억울하다" 했지만…남편 안성현 징역 7년 구형에 벌금 20억·추징금 15억
- 유비빔, 불법영업 자백 "무허가 식당 운영하다 구속돼 집유…죄송"
- 짧은 치마 입은 여성 졸졸 쫓아간 남성, 사진 찍고 차량 틈에서 음란행위
- "오빠~ 아기 나와요"…'최애 가수' 콘서트장서 출산한 여성 팬
- 김민희 "10년만에 이혼 밝힌 이유? 남자들 다가올까봐…지인 남편도 만나자더라"
- 로버트 할리, 콩나물더미 내팽개쳐…아내 명현숙 오열
- 지하철서 맞은편에 불빛 쏜 노인…"젊은 여성 상대로만 하는 듯"[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