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뚝' 시름 깊어진 車부품업계.."상생방안 찾아야"

이세현 기자 2022. 8. 3.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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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업계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한자연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 10곳 중 3곳 이상은 원자재값과 운송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지불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완성차 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비용 증가를 판매 할인 축소 및 차량 가격 인상으로 일부 상쇄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완성차-부품기업간 수직계열 및 통합구조에 따라 중소부품기업들의 협상력이 부족해 납품가 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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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업계 영업이익 급감..단가인상 납품거부 갈등도
'납품단가 연동제' 대립.."부품업계는 허리, 상생해야"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현대자동차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자동차 부품업계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원자재값과 물류비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부품 공급처인 완성차업체들의 힘이 세다 보니 부품업체들이 추가 비용의 상당부분을 떠안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부품업계를 위한 상생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도 부품업계가 어려운데, 경기침체로 하반기 전망은 더욱 좋지 않다"며 "정부와 완성차업계가 부품업체들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만도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1조6790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456억97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4% 감소했다.

현대모비스도 매출액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줄었다. 현대모비스의 2분기 매출액은 19.7% 증가한 12조308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이 40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 줄었다.

반도체, 철강재 등 원자재값 상승과 운송비 부담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재확산과 원자재 및 운송비 부담 등 어려운 경영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상황이 훨씬 어려운 중소 협력업체들은 부품 단가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중소 부품업체들은 '원자재값이 올라 생산할수록 손해를 본다'는 입장이다.

지난달 한국지엠 창원과 부평2 공장이 주요 부품사인 이래AMS의 납품 거부로 한동안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6월 천안 소재 외국계 부품사인 티아이오토모티브도 기아에 대한 부품공급을 중단해 화성공장 등 일부가 10여일간 생산차질을 빚었다.

자동차 부품기업 연도별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비중(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뉴스1

한자연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 10곳 중 3곳 이상은 원자재값과 운송비 상승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지불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자연은 전장화로 반도체 사용량이 증가한 상황에서 수급불안정과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부품기업들이 납품차질과 원가상승의 이중고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또 완성차 기업의 경우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비용 증가를 판매 할인 축소 및 차량 가격 인상으로 일부 상쇄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완성차-부품기업간 수직계열 및 통합구조에 따라 중소부품기업들의 협상력이 부족해 납품가 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의무적으로 단가에 반영하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대기업과 중소협력업체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통과가 쉽지 않은 상태다.

협력업체는 납품단가 연동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대기업 측에서는 최종 생산품의 가격이 올라갈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통해 부품사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완성차업체 입장에서는 내년 이후에도 지금의 영업이익률이 유지된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당장 납품단가를 올리는 결정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일본 토요타자동차는 최근 협력업체에 올해 납품가를 깎지 않고 동결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납품가는 원래 매년 내려간다. 제작사에서 잘 올려주지 않는다"며 "수개월동안 납품가를 동결한 것은 굉장히 의미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부품업계가 무너지면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허리가 무너지는 것"이라며 "완성차업체도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애 부품업체와의 상생을 위한 대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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