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NCC 사업, 가동률 낮췄지만 또 적자..하반기도 암울

한화솔루션, 여천NCC 3분기 연속 지분법손실 인식
LG화학 NCC 가동률 조정 "하반기도 회복 어렵다"

대산 석유화학단지 전경ⓒ 뉴스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석유화학사의 NCC(나프타 분해 시설) 사업에 대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요 부진 등의 여파로 NCC 사업이 3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NCC는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석유화학 사업의 출발점으로 불린다.

그러나 나프타 가격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등한 반면 경기침체발 수요 부진으로 에틸렌 등의 가격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에도 NCC 사업의 전망이 어둡다.

3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2분기(4∼6월) 여천NCC의 영업손실 176억원을 지분법 적자로 인식했다. 여천NCC는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합작사다.

NCC 사업의 부진은 지난해말부터 시작됐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도 여천NCC의 지분법손실 253억원을 반영했다.올해 1분기(1∼3월)에도 지분법 손실이 208억원 발생했다.

국제유가(두바이유)가 지난해 1분기 배럴당 60.02달러에서 4분기에 78.07달러로 오르면서 나프타 원가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물질이다. 나프타 가격은 원유가에 따라 변동한다. 반면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공기질을 정화하기 위해 석유화학 공장 가동을 줄이자 에틸렌 등 기초유분 수요는 감소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석유화학 소비처다.

그 결과 수익성 핵심 지표인 에틸렌과 나프타 가격 차이(스프레드)가 올해들어 손익분기점인 톤당 3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에틸렌-나프타의 스프레드는 올해 1분기 276달러에 이어 2분기에는 234달러로 더 내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나프타 가격은 치솟았지만 경기침체 우려감이 커지면서 나프타 원가 부담을 에틸렌 등의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

기업들은 실적 방어 자구책으로 NCC 가동률 축소를 꺼냈다. LG화학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NCC 가동률을 80%로 낮췄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예상치 못한 사고와 정기보수를 제외하고 NCC 가동을 중단하지는 않는다"며 "수요 부진 장기화로 NCC 가동률을 추가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NCC 가동률 축소로 수요 부진을 상쇄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는 점이다. LG화학의 NCC 사업을 포함한 석유화학 부문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1.2% 감소한 5132억원을 기록했다. 분기별 영업이익률을 보면 △2021년 2분기 25.1% △3분기 19.3% △4분기 12.6% △2022년 1분기 10.6% △2분기 8.6%로 지속해서 떨어졌다.

LG화학은 지난달 27일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에 고유가 지속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중국의 봉쇄 상황까지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하반기에도 석유화학의 시황 반등은 수요 부진 심화와 계절적 비수기까지 더해져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는 석유화학 산업이 하반기 반등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DB금융투자는 LG화학의 올해 3분기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률을 5.7%로 전망했다. 4분기 추정치는 6.4%다.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진정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를 반등 시점으로 예상했다.

한승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중앙은행이 강력한 긴축으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는 커지고 있다"며 "주력 화학 품목의 스프레드 하락 폭 확대로 실적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