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박민영 "당보다 낮은 尹 지지율..'대통령실 쇄신하라'는 국민의 목소리"

권준영 2022. 8. 3.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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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국민의힘 제공, 박민영 대변인 제공, 연합뉴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박민영 대변인 제공>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 <박민영 대변인 제공>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근 들어 20%대로 급락하면서 국정운영에 동력을 잃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도 연이은 하락세를 맞고 있어 '엎친데 덮친격'이다.

최근엔 윤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간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 사이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권 원내대표가 당대표 직무대행직을 내려놓으면서 진화에 나섰지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출범을 놓고도 당내에서 적지 않은 파열음이 일며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이다.

이처럼 당정 혼란 상황이 가중되자, 국민의힘 일각에선 지지율 반등을 위한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디지털타임스는 3일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과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 하락세의 원인과 해결방안,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과 관련된 논란 등의 정치 현안을 두고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하는 박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하는 등 정부를 향한 비판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저는 선거 때부터 민주당을 상대로 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내는 것에 주력해왔다. 정책을 만들고 정치적 아젠다를 제시하는 등의 실무적인 역할에도 집중했다. 6·1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도 저는 당 내부적인 문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자제해왔고, 세력다툼에 끼어드는 것도 최소화하려고 노력했다. 그러한 사람들이 많아져야 당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당내 갈등의 골이 계속해서 깊어지자, 지난 6월 말부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당·정·대가 소통이 안 되고 있고, 당에서 민생경제와 국민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사라져갔으며, 이로 인해 (당이) '자중지란'에 빠지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선 저도 어느 순간부터는 (당내 싸움에) 경도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이러한 당내 세력싸움, 당·정·대 소통의 문제 등이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 우리 당엔) 민생경제 정책 이야기 하고 민주당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는 사람이 거의 없고, 누구 하나 죽어야 하는 이른바 '제로섬 게임'이 계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당내 갈등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고, '넌 누구 편이냐'라는 질문에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집안싸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르는 게 이상한 것 아닌가. 아울러 지지율 하락세의 원인엔 윤석열 정부의 책임도 일정 부분 있다고 본다. 문제의식만을 가지고 설익은 정책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등록금 규제 완화, 영끌족 빚 구제, 52시간제 개편, 최근엔 학제 개편까지. 논쟁적인 주제들을 내놓은 다음에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물론 이게 당이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약점들을 보완하면서 나아갈 수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계속되면서 국민들은 '정부가 부족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본다."

-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세를 타파하기 위한 해법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지지율 반등을 위한 해법은 당내 '강대강 싸움'을 끝내는 것이라고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저는 (현재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당내 갈등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그리고 이준석 대표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 대표를 찍어내려고 하는 윤핵관들도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본다. 강대 강 싸움으로 민생경제 관련 아젠다를 지워내게 한 그들은 정치 뒷전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최근 벌어진 당내 갈등에 연관이 없는 '뉴 페이스', 새로운 의제와 현안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 전면에 나와 당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것이 옳다고 보여진다. 대통령실도 마찬가지로 쇄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마치 '꼬리 자르기' 하듯이 당에 있는 지도부만 물러나면 되는 것처럼 이야기 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고 본다. 당보다 대통령 지지율이 더 낮다는 여론조사가 나온다는 건 대통령실 역시 쇄신하라는 국민의 목소리가 담겨 있는 것이다. 결국엔 이런 것들을 좌시하고 당에만 책임을 전가하려는 건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없고, 이같은 '반쪽짜리' 쇄신은 반전 모멘텀을 만들 수 없다고 본다."

- 국민대학교가 최근 김건희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과 학술지 게재 논문 등 3편에 대해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건희 여사가 이미 선거 때 과거의 학위 논문 논란 등에 대해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었다. 저는 김 여사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지지율 등 여론조사에 이미 일정 부분 반영이 되어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 당은 이번 학위논문 결과를 두고 옹호할 필요도, 더 강하게 비판할 필요도 없다고 본다. 다만 세부적인 내용을 봤을 때 국민대가 무리한 판단을 내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저는 여야가 서로 도덕적 허들을 매우 높게 만든 것에 대해서 서로 반성을 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 여사의) 논문 표절 문제 등에 대해선 지금까지 강도 높게 비판하진 않았다. 왜냐하면 그 시절의 논문 작성 기준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논문에서의 표절과 인용은 사실 한끝 차이라고 생각한다. 논문이라는 게 과거의 축적된 지식들을 인용을 하고 거기에 내 생각을 덧붙여서 새로운 한 가닥의 지식을 축적시키는 데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 또 과거 같은 경우는 논문윤리 등이 적용되어 있지 않았던 문제점도 있다. 따라서 석·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는 여야 정치인들에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을 때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민대에서 논문의 질을 평가한 게 아니고, 부정이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판단한 것이다. 그것과 관련해선 연구윤리상에 큰 문제가 없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지, 논문이 무결점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다. 그 차이점을 잘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본다. 일각에선 논문에 등장하는 '멤버 유지(Yuji)' 부분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는데, 그런 한 부분에서의 잘못이 있다고 해서 논문 전체를 부정할 수 없는 것 아닌가."

-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대표의 징계와 관련해 이른바 '윤심'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응답이 68.8%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한 입장은.

"국민들께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걸 제가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10명 중 7명은 윤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 간의 앙금이 남아있었다는 것에 동의한다는 의미 아닌가. 이 대표가 대선 당시 윤 대통령에게 '쓴소리'라고 포장하기도 민망할 정도의 '아픈 말'을 많이 했었다. 그래서 저는 대통령께서 이 대표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결과론적으로 (이 대표가) 연이은 2번의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고, 앞으로 당정을 잘 이끌어가기 위해서라도 (두 사람이) 화해했을 거라 생각했었지만, 그것이 아니었던 것 같다. 다만 이러한 부분이 공개적인 창구가 아니라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에 대통령의 현재 감정 상태에 대해서도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 당 지지자 한 분이 최근 '대통령께서도 (자신의 사적 감정이 언론에 공개돼) 민망하실 것 같다'는 뜻을 전해주셨는데, 저는 거기에 동의한다. 분명 대통령께서 '적의'(敵意)를 가지고 하신 것은 결코 아닐 것이라는 의미다. 대선 경선 과정에서의 (이 대표 간 벌어진 갈등에 대한) 감정이 무심결에, 본의 아니게 드러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저는 대통령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러한 생각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러한 상황을 당내 갈등의 '단초'로 받아들이는 것엔 동의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로 당내 갈등을 격화시키기 보단, (누구라 할 것 없이) 각자가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들께 좋은 판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근 진행된 범여권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내려가는 상황에서 한동훈 장관의 지지율이 상승했다. 이 부분은 한동훈 장관의 정치 행보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 당정 내부의 혼란 상황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기 자신의 자리를 지켰고, 큰 실수도 하지 않았다. 법무부에서 해야될 국정과제들을 수행하고 있고, 최근 진행된 청문회에서도 방어를 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 상황이 좋았다면 한 장관의 지지율이 더 오를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본다. 당정의 부정적인 상황과 중화가 되면서 지지율을 유지하는 국면을 보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만 한 장관은 일정 부분 윤 대통령의 그늘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퍼포먼스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지지율 상승의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지금처럼 차기 대선 주자에 빠르게 이름을 올리는 게 어쩌면 독이 될 수 있는 우려도 있다. 야권에서 공격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잘해도 잘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할 수도 있고, 한 번의 실수로 크게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한 장관이 외생적인 변수들을 잘 고려해서 지금처럼 임무수행을 잘 한다면, 윤 대통령과 별개의 독립적인 입지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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