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태 재향군인회 회장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정난 극복… 든든한 안보단체로 거듭날 것” [세계초대석]
100% 자체재원 운영… 경영정상화 시급
산하기업 경영진단·긴급회계감사 실시
강도 높은 개혁으로 조직 투명성 회복
굳건한 한·미동맹강화 위해 각종 행사
정부의 보훈 공백·안보태세 지원 노력
선거논란 등 부정적 이미지 탈피할 것
6·25참전용사·유공자 낮은 처우 아쉬워
1000만 제대군인 대표하는 국가안보자산
정치적 거리 두며 국익위한 단체될 것
신상태 재향군인회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향군회관 내 집무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나라가 없으면 1000만 향군도 없다”며 튼튼한 안보 기초를 다지기 위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신 회장은 기업인과 예비역 군인으로서 얻은 경험과 시각을 토대로 ‘국가안보의 보루이자 든든한 예비전력‘이라는 향군의 임무와 역할을 자신하고 있다. 그는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길게 설명할 것 없다. 자의로 갔으면 왜 눈을 가리고 줄로 묶느냐”며 “그런 모습이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6·25전쟁 참전군인 등 예비역 지원과 관련해선 “군인 예우에 있어 우리는 미국에 한참 뒤처진다”며 “(세계 10위의) 경제력에 걸맞은 예우가 있어야 한다”고 처우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신 회장은 정부의 보훈 지원 공백을 향군이 보완할 수 있으며 안보 태세에 있어서도 적극 지원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향군은 안보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1000만 제대군인의 입장을 대표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예비역과 유공자 자녀에 대한 장학금 지원 등의 복지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70년간의 향군 활동을 디딤돌 삼아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이끌겠다”는 신 회장을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향군회관에서 만났다. 다음은 신 회장과의 일문일답.
―향군 회장에 당선된 지 100일이 훌쩍 지났다. 취임 후 주력하고 있는 향군의 역할은 무엇인가.
“강력한 한·미동맹 기조하에 튼튼한 안보를 지원하는 것이다. 나라가 없으면 향군도 없다. 튼튼한 안보의 기초는 굳건한 한·미동맹이다. 우크라이나를 보면 한·미동맹을 더 설명할 필요도 없다. 우크라이나가 동맹이 있었다면 러시아가 쉽게 침공할 수 있었을까. 한·미동맹의 중요성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취임 이후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5월17일 안보세미나를 개최했고, 지난달 19일에는 일본 자위대 예비역 고위인사들과 만나 양국 예비역 간 지속적인 교류협력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장군 출신이 도맡던 향군 회장을 예비역 대위가 맡게 된 것은 이례적이다. 향군이 비장군 출신 회장을 선출한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지난 70년 동안 장군 출신이 역대 회장을 역임하며 향군이 발전한 것은 맞다. 전직 장군 출신 회장님들은 훌륭한 분들이지만 일반경영 경험이 없었다. 과거 군 출신 대통령이 여러 네트워크로 향군에 도움을 줬지만, 시대의 변화에 대처가 미흡해 재정적 어려움에 처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군 계급보다 경영능력이 우선이다. 그동안 향군 이사와 서울시향군 회장과 본부 부회장을 역임했고, 기업을 경영한 경험이 있어 회원들의 기대가 컸다고 본다.”
―향군은 과거 재정문제와 선거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를 해결할 방안은.
“많은 사람들이 향군은 정부 지원으로 움직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향군은 100% 자체적으로 수익을 올려 활동한다. 산하 기업들이 수익성 위주로 움직이지 않으면 향군은 활동 재원이 없다. 중소기업 경영의 성패는 사장이 70~80%를 좌우한다. 전문 경영인 체제를 구축해 성과 위주의 경영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향군 산하에 기업들이 있다. 해당 기업의 사장은 2년 단위로 임명된다. 경영을 잘하면 회장과 임기를 같이하고, 그렇지 못하면 내보낼 것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경영실패가 이어지면서 향군의 재정이 어렵다. 산하 기업에 대한 고강도 경영진단을 통해 재정난을 극복할 방침이다. 긴축과 구조조정, 신사업 개발, 전문경영인 체제 정착을 통해 성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조직 화합을 위해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정의와 화합에 기반한 조직문화를 만들려고 한다. 예비역으로 구성되다 보니 향군은 상명하복의 군대 문화에 익숙하다. 조그만 문제가 있어도 징계하고 소송을 한다. 한 울타리 식구들인데…. 향군은 군대가 아니라 사회단체다. 사회단체답게 서로가 융화를 통해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 출신, 계급, 나이, 성별 등 모든 것을 초월해 ‘원팀(one team) 향군’을 만들겠다. 화합된 향군문화로 변화하기 위해 권위주의 퇴출, 소통의 문화 조성, 비리·부조리 없는 조직 운영을 추구하고 있다. 회장인 저부터 솔선수범할 것이다. 임기 동안 향군에 봉사하고, 이를 통해 얻은 자부심을 지닌 채 직원들로부터 박수받으며 떠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
―북한 어민 강제북송,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은 어떻게 보는가.
“길게 설명할 것도 없다. 자의로 갔으면 왜 눈을 가리고 줄로 묶느냐.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인권이다. 북한 주민은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다. 명백한 귀순의사 표시에도 강제로 북송된 것이 사실이라면 잘못된 것이다.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토대로 진실이 밝혀지고 그 결과에 따라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져야 한다. 표류하는 비무장 공무원을 사살하고 시신을 훼손하는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 북한의 행태는 어느 곳에서도 용서받기 어렵다.”
―과거 정부에서는 향군의 정치적 중립 문제가 논란이 됐었다. 현 정부가 정치적 행사에 향군을 동원하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향군은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 안보에 관해선 확실하게 목소리를 내겠지만 정치적 이슈에 휘말리고 싶진 않다. 향군 산하에 기업이 있으니 스스로 이익을 창출하고 국익을 위해 봉사활동이나 군사외교활동을 하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향군의 모습이다. 국익을 위한 향군이 되어야 한다.”
―곧 광복절이다. 나라를 지키는 데 헌신한 유공자와 예비역, 참전용사에 대한 정부의 처우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는가.
“1000만 제대군인들의 결사체인 향군은 단순한 친목 단체가 아니다. 국가의 소중한 자산이다. 지난날 나라를 지켜왔고 앞으로도 나라를 지킬 국가안보의 중요한 기둥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는 10월에 열리는 창설 제70주년 행사는 매우 의미가 크다. 향군의 조직력과 단결력을 보여줌으로써 향군이 국가안보의 보루이자 든든한 예비전력임을 국민에게 알리고자 한다. 이를 위해 창설 이래 처음으로 전국의 13개 시·도, 223개 시·군·구, 22개 해외지회, 3052개 읍·면·동회 남녀회장 등 1만여명의 향군 회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결집하려고 한다. 향군 창설 7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지난 70년을 평가하고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70년의 비전을 발표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서 따뜻하게 성원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으면 한다.”
대담=송민섭 외교안보부장, 정리=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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