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추석 '고물가 직격탄' 예고.. "지금도 힘든데 어쩌나"
석유류 오름세 주춤했지만 농축수산물·외식비 고공행진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 7.9% 상승..98년 이후 최고치
추경호 "8월 중 민생 대책.. 밥상물가 안정·생계비 경감"
尹대통령, 휴가 떠나며 "코로나·치안·추석물가 챙겨달라"
‘고물가 충격’이 한달여 남은 올해 추석 차례상에 고스란히 반영될 전망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여러 상황을 보면 9월 말 또는 늦어도 10월 정도가 물가 정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관측을 내놨다.
◆한은 “7월 소비자물가, 예상에 부합…당분간 6% 상회”
한국은행은 2일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6.3%)이 6월(6.0%)에 이어 6%대를 나타냈는데, 이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당시의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환석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가운데 고유가 지속, 수요측 물가 압력 증대 등으로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당분간 6%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향후 물가 경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유가 등 국제원자재가격 추이, 태풍·폭염 등 여름철 기상 여건 등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대에 진입한 뒤 올해 3월(4.1%)과 4월(4.8%)에 4%대에 올라선 후 지난 5월 5.4%, 6월 6.0% 등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공업제품과 개인 서비스가 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두 품목의 기여도는 각각 3.11%포인트, 1.85%포인트다. 7월 물가 상승률 6.3% 중 4.96%포인트를 두 품목이 차지한 것이다. 개인서비스는 6.0% 올라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8.4% 뛰어 1992년 10월(8.8%) 이후 29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더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7.9% 올라 1998년 11월(10.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상승에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4월(14.1%) 이후 가장 높은 13.0%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 상승률은 4.5%로 2009년 3월(4.5%) 이후 가장 높았다.
◆추석 앞두고 정부·여당 연일 ‘민생’…“8월 중 물가대책 발표”
한 총리는 “최근 휘발유와 소고기·돼지고기 가격이 하락세에 다소 접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또 일정한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러나 계속되는 폭염으로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또 예년보다 일찍 찾아오는 추석이 서민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는 이번 추석 민생대책을 다른 어느 때보다도 선제적이면서도 내실 있게 준비해 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재부 업무보고에서 “민생경제 안정을 최우선으로 챙길 것”이라면서 “예년보다 이른 추석에 대비해 밥상물가 안정과 필수 생계비 경감 등 내용을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물가 속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기 위해 서민과 중산층의 세 부담을 경감해 나가는 한편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예산도 적극 확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국민의힘 물가·민생안정특별위원회 역시 지난달 14일 ‘밥상물가’ 안정을 위한 대책 회의를 열고 농식품 물가 동향을 점검했다. 류성걸 특위 위원장은 “금년 추석도 예년과 달리 일찍 있어 추석물가 관련 걱정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빠른 추석과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로 인한 식품 원재료를 포함해 여러 문제점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 폭염과 장마로 인해 장바구니 물가가 굉장히 걱정된다”고 했다.
첫 여름휴가를 떠난 윤석열 대통령 역시 추석물가 안정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1일 윤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기 전 코로나19 재유행 및 휴가철 치안과 함께 추석물가 불안 우려 대응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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