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때 봤던 고물가의 부활" 10월 지나면 꺾일까

세종=유선일 기자, 세종=안재용 기자 2022. 8. 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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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가 6월에 이어 7월에도 6%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 했다. 정부는 최근 국제 유가, 곡물 가격 하락과 지난해 하반기 물가가 크게 뛰었던 역기저효과를 근거로 10월에는 물가 오름세가 정점을 찍고 점차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정부 전망대로 11월부터 물가 오름세가 꺾이더라도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24년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상춧값 63%↑...두달 연속 6%대 물가 '외환위기 후 처음'

최근 폭우와 장마로 채소값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7일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7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 대비 6.3% 오르며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두달 연속 6%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채소 등 농축수산물과 전기·가스·수도 요금의 오름세가 커진 때문이다. 다만 석유류 물가가 전월대비 소폭 하락하는 등 상승세가 둔화되며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2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로 전년동월대비 6.3% 상승했다. 1998년 11월(6.8%) 이후 23년8개월 만에 최대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달 연속 6%대를 기록한 것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전월대비로는 0.5% 올랐다.

그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 △11월 3.8% △12월 3.7% △올해 1월 3.6% △2월 3.7% △3월 4.1% △4월 4.8% △5월 4.3% △6월 6% 등으로 10개월 연속 3% 이상을 기록해왔다.

지난달 석유류·가공식품을 포함한 공업제품 가격은 전년동월 대비 8.9% 오르며 전체 물가를 3.11%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 가격이 전년동월 대비 35.1% 오르며 전체 물가를 1.59%포인트 올렸다. 다만 석유류 가격은 전월대비로는 0.1%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년동월대비 25.5% 상승했으나 전월대비로는 1.3% 하락했다. 경유와 등유도 전년대비 47%, 80% 올랐으나 전월대비로는 1.2%, 6.4%로 상승세가 둔화됐다.

가공식품은 8.2% 오르며 전체 물가를 0.7%포인트 끌어올렸다. 전기·가스·수도는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을 받아 전년동월대비 15.7% 올랐다. 조사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최대치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동월 대비 7.1% 상승하며 전체 물가를 0.62%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채소류가 전년동월대비 25.9% 오르는 등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구체적으로 배추(72.7%), 오이(73%), 상추(63.1%), 파(48.5%), 시금치(70%) 등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유류비가 상승한 가운데 잦은 강수로 작황이 안 좋았고 지난해 채소류 가격이 낮았던데 따른 기저효과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개인서비스 가격은 6% 상승해 전체 물가를 1.85%포인트 올렸다. 이 가운데 외식비는 전년동월 대비 8.4% 뛰며 전체 물가를 1.07%포인트 올렸다. 재료비 상승과 외식수요 증가가 모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집세는 전년동월 대비 1.9% 상승했다. 전세는 2.7%, 월세는 0.9% 올랐다.

물가의 근원적 흐름을 보여주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4.5% 상승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3.9% 올랐다.

어 심의관은 "물가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적 요인들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지난해 8~9월에 물가가 높아 기저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추석을 앞두고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오름세가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어 심의관은 "농축수산물 물가가 급등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올해 소비자물가가) 5% 넘게 오를 것 같다"며 "물가 정점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전망한 시기가 충분히 합리적일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름값 이어 곡물값도 뚝"…그래도 올해 물가는 24년래 최고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6.3% 오르며 IMF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계산을 하고 있다. 2022.08.02.

소비자물가가 7월까지 두 달째 6%대 상승률을 이어갔지만 물가 상승세가 10월에는 정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제 원유·곡물 가격이 내림세로 돌아선데다 지난해 10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오른 데 따른 역기저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점에서다. 그러나 연말에 물가 오름세가 둔화해도 올해 전체 물가상승률은 24년 만에 최고치인 5%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6.3% 상승하며 6월(6%)에 이어 2개월 연속 6%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6%대 이상을 기록한 것은 1998년 10월(7.2%),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이다.

물가 오름세는 여전히 가파르지만 전월 대비 상승률은 점차 축소되는 모습이다. 전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 0.7%를 기록하다 6월 0.6%, 7월 0.5%로 내려갔다. 주요 품목별로 살펴보면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7월 석유류 가격이 6월 대비 0.1% 떨어졌고 돼지고기 가격도 6.3% 하락했다.

정부는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10월 정점을 찍고 점차 둔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했던 국제 유가와 곡물 가격이 최근 하락 추세이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국제곡물 2022년 8월호'에서 3분기 국제곡물 선물가격지수가 2분기 대비 12.3% 하락한 169.6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3월 9일 배럴당 127.86달러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싱가포르에서 거래된 현물 가격 추정값)는 8월 1일 기준 101.54원에 거래됐다.

정부는 이밖에 지난해 10월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크게 뛴 데 따른 역기저효과, 유류세 인하와 주요 수입품 관세 면제 등 물가 안정 조치 등도 10월 이후 물가 오름세를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7월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6.3% 오르며 IMF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1월 이후 2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2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2022.08.02.

정부 전망대로 10월을 정점으로 물가 오름세가 꺾이더라도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은 최근 수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6월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을 4.7%로 전망했다. 그러나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일 소비자물가동향 브리핑에서 연간 물가상승률 관련 "5%는 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4.7%를 기록하면 2008년(4.7%) 이후 14년 만에, 5%대를 기록할 경우에는 1998년(7.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앞으로도 소비자물가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진 가운데 고유가 지속, 수요측 물가압력 증대 등으로 당분간 6%를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물가경로 상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 태풍·폭염 등 여름철 기상여건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소비자물가동향 보도참고자료'에서 "올해 들어 어려운 물가 여건이 지속되고 있지만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하는 등 최근 긍정적 신호들도 일부 관찰된다"며 "농·축·수산물 등 생활물가 안정화와 민생여건 개선을 위해 8월 추석 민생 안정대책 등 추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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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세종=안재용 기자 po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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