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를 견디는 북한주민들의 모습

이성희 2022. 8. 3.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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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가 몰랐던 북한 시즌2-34]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이면 가끔 에어컨도 모르고 살았던 북한에서의 삶이 떠오른다. 한국처럼 집집마다 에어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선풍기를 가지고 있는 집들이 있지만 그것마저 전기가 없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무더운 여름을 견디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은 어떠할까? 최근 북한 방송에서 종종 그 모습이 포착된다.

평양이나 대도시 중심으로 여름철 뜨거운 햇빛을 피하기 위해 양산이나 부채, 선글라스를 이용하는 사람들, 가끔 휴대용 선풍기를 이용하는 젊은 층도 보인다. 여름철 건강 관리를 위해 양산이나 모자, 색안경(선글라스)을 꼭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방송 프로그램도 있다. 또한 여름철에는 시원한 컬러의 옷, '공기도 잘 통하고 땀도 잘 빨아들이는' 옷을 선택해야 하며 아침저녁을 이용하여 운동하는 것을 권장하기도 한다.

여름철 더위를 가시기 위해 '청량음료매대'에서 음료수를 마시거나 빙수를 먹는 모습도 가끔 포착된다. 평양을 중심으로 들쭉 빙수, 수박 빙수, 딸기 빙수 등 수십 가지 종류의 빙수를 판매하고 있다. 빙수에서 가장 중요한 아이스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인터뷰나 가장 인기 있는 빙수가 딸기 빙수라는 판매원의 인터뷰를 보면 여름철 평양에서의 빙수 인기를 가늠할 수 있다.

2000년대에는 빙수보다는 에스키모, 까까오, 아이스크림, 얼음과자가 일반적이었다. 이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것은 기계에서 직접 짜 콘에 담아주는 아이스크림이었다. 시장화와 함께 돈주들이 중국에서 수입한 아이스크림 기계를 시장이나 도시의 곳곳에 설치하여 아이스크림 판매를 주도하면서 일반 사람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비교적 최근까지 북한에 있었던 지인에 따르면 최근에도 지방에서는 여전히 아이스크림이 인기라고 답했다.

여름철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대표적인 식재료로는 오이가 있다. 최근 북한 방송에 소개된 '여름철건강에 좋은 오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면 오이는 비타민 함량이 풍부하고 해독 작용을 하여 여름철 식탁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꼽힌다고 한다. 신선한 오이로 냉국, 김치, 나물 등 다양한 요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 일반 주민들도 여름철 오이를 즐겨 찾고, 다양하게 활용하지만 개인적으로 그중에서 으뜸은 텃밭에서 바로 따서 된장에 찍어 먹는 오이의 맛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수박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다. 수박은 비타민과 광물질이 풍부하여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에 먹으면 영양을 보충해 주고 더위를 없애는 데 도움을 준다고 소개했다. 특히 고혈압 환자들이 수박을 먹으면 칼륨, 마그네슘, 비타민을 섭취할 수 있어 몸 안의 물질대사를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만 해도 수박은 일반 주민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과일이 아니었다. 바나나와 수박은 결혼식처럼 중요한 날 잔칫상에나 오르던 귀한 과일들이었다. 최근에는 다른 과일에 비해 조금 비싸긴 하지만 일반 사람들도 수박을 구입할 수 있다. 한 지인의 인터뷰에 따르면 계곡이나 바다로 피서 갈 때 수박을 가져가기도 한다고 언급했다.

양산을 쓰고 빙수나 오이, 수박 등을 먹으면서 더위를 가시는 평양이나 대도시의 사람들, 뙤약볕에도 그늘 한 점 없는 논이나 밭에서 일하는 농장원들, 북한 주민들이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는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이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성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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