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안정에 상승폭은 둔화.. 9~10월 '물가 정점' 찍나
두바이유·국제 식량가격 등 주춤
물가 5·6월 0.6%P → 7월 0.3%P ↑
한은 "고물가 흐름, 예상에 부합
수요물가 영향 당분간 6%대 유지"
25일 기준금리 0.25%P 인상 힘실려
사장님들도 한숨만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2일 서울 종로구 한 식당에 가격 인상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시스 |
1980년대 석유파동 이후 40년 만에 최악으로 꼽히는 이번 인플레이션은 그 수준이 높다는 점도 문제지만, 상승세가 매우 가파르다는 점에서 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올해 2월까지 3%대이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4%대에 이어 5월 5%대, 6월 6%대로 급격히 상승했다. 상승폭은 4월 0.7%포인트, 5·6월 0.6%포인트였다. 5월까지는 0.2%포인트이던 기대인플레이션율 상승폭 또한 6월에는 0.6%포인트, 7월에는 0.8%포인트로 커졌다.
하지만, 7월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 증가폭은 0.3%포인트로 다소 완화됐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올해 1∼2월 0.6%, 3∼5월 0.7%로 확대됐지만, 6월 0.6%, 7월 0.5%로 둔화세가 엿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주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번 인플레이션의 주된 동력이던 국제유가와 국제 식량 가격이 다소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배럴당 12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던 두바이유 가격은 최근 100달러 근방으로 내려앉았다. 국제 원자재 및 곡물 가격 또한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사태의 전개 양상과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추이 등이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아 있다. 한은은 구체적으로 국제유가와 곡물 가격의 경우 여전히 공급 측면의 상방 압력이 있고, 수요 측면에서 외식, 여행·숙박 등 관련 개인서비스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물가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여전한 만큼, 오는 25일 한은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예상외로 확대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두 달 연속 빅스텝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이 지난달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한 건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강해져 추가적인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가장 컸다. 이날 공개된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한 위원은 “현재 경제 상황에서 통화정책이 가장 우선시할 부분은 물가 상승 압력을 줄이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안정시키는 것”이라며 “지금 물가 상승 기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장기적으로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른 위원도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정액 급여를 중심으로 임금 상승세가 높아지고 있어, 기대인플레이션과 실제 물가 간의 악순환적 상호작용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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