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에 큰 진단키트, 엔데믹에 '골골'
코로나19(COVID-19) 유행 속 호황을 누리던 진단키트 업계 실적에 제동이 걸렸다. 2분기 코로나19 확진자 감소 추세가 영향을 미친 탓이다. 여름철 재유행에 따른 수요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니아와 GC녹십자엠에스 등 진단키트 업체들은 최근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한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타고 전년 동기를 넘어선 실적을 기록한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바이오니아는 2분기 매출액 526억원, 영업이익 43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4%, 99% 감소한 결과다. 유행 정점 이후 확진자가 줄어들자 2분기 진단제품 수요 감소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자리잡은 프로바이오틱스 사업이 선전했지만 진단사업 실적 부진을 채우지 못했다. 수익성 측면에선 미회수 채권 연령 증가와 외부 컨설팅 비용 등 일회성 비용 증가 등이 악영향을 미쳤다. GC녹십자엠에스는 2분기 매출액 173억원, 영업손실 5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1분기 기준)을 차지하는 진단제품 및 상품 매출 감소가 뼈 아프게 작용했다.
향후 실적 발표를 앞둔 진단업체들 역시 대부분 역성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에만 1조4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액과 6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실적 성장에 성공했던 에스디바이오센서가 대표적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에스디바이오센서 실적 전망치는 매출액 7558억원, 영업이익 3174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매출액 7804억원, 영업이익 3904억원)에 비해 3.2%, 18.8% 감소한 수치다.
진단업체 실적 역성장 배경은 2분기 두드러진 확진자 감소세다. 지난 3월 하루 평균 32만1307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며 정점에 달했던 국내 유행 규모는 '4월 13만8086명→5월 2만7938명→6월 8529명'으로 줄어 들었다. 이에 따른 진단제품 수요감소와 업체 경쟁심화 등이 성장세를 멈춰세웠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성장 시동이 늦게 걸린 업체들은 기저효과에 따라 전년 대비 역성장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만에 지난해 전체 실적을 넘어선 휴마시스와 엑세스바이오가 대표적이다. 휴마시스는 국내 조달청 납품 계약과 미국·브라질·대만 등 해외 시장에 제품 공급 실적이 반영되면서 1분기 매출액 3264억원, 영업이익 20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15배, 16배씩 증가한 수치다. 엑세스바이오 역시 1분기 매출액 8061억원, 영업이익 3874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실적(매출액 5051억원, 영업이익 2601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미국에 진단키트 생산공장을 보유한 국내 유일 기업의 입지를 활용해 현지 공급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다만 해외시장을 업고 성장한 양사 역시 2분기 성장폭은 1분기에 비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2분기 확진자 규모 감소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이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매출 규모 자체가 달라진 만큼 전년 대비 역성장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1분기 만큼의 폭발적 실적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단키트 업계는 최근 재유행으로 진단키트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지난달 하루 평균 확진자는 4만5704명까지 늘어났다. 이날 신규 확진자 역시 11만1789명으로 104일 만에 11만명대를 기록하는 등 증가세가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진단업체 하반기 실적 역시 대부분 전년 대비 역성장이 점쳐지고 있지만, 재유행 규모와 시기 등에 대한 변수가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당장 7월 확진자만 해도 6월의 5배 수준인 만큼 수요회복과 해외시장 돌파구 마련 등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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