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용산, 살 수 있는 매물 있나요?"
''소규모 투자 매물' 문의 많지만 작은 매물들은 거의 소진"
거래 절벽 속 '상대적 소액 투자가능' 서부이촌동 등 주변 지역 매물 주말새 거래되기도
서울시가 용산정비창 부지를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해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발표하면서 용산 일대가 술렁이고 있다.
전국적인 '거래빙하기' 속 지난주까지만 해도 한 달에 1건도 거래하지 못하는 극심한 거래 절벽 상황이 용산에도 이어졌다면 서울시 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도 속속 체결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발표 후 공인중개사무소 전화기 '열일중'
서울시가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용산정비창 부지를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겠다고 밝힌 뒤 용산 일대 부동산에는 활기가 돌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26일 서울시 최초로 '입지규제최소구역'(비욘드 조닝)을 적용해 용적률 1500% 이상 초고밀개발을 추진하는 내용 등을 담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 계획을 밝혔다. 용산정비창 개발은 10년 전부터 여러 차례 추진됐다 어그러지기를 반복했는데 이번에는 공공이 먼저 인프라를 구축한 뒤 민간에게 개별적으로 매각해 개발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겠다고 밝힌만큼 '이번에는 진짜 개발된다'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용산 일대 공인중개사무소에도 문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용산정비창 전면구역 인근 용산국제공인중개사무소 심영보 대표는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계획이 발표되면서 '좋은 매물이 있냐', '투자금이 적게드는 작은 매물이 있냐'는 문의는 많은데 용산은 과거부터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있어서 (투자금이) 작은 매물은 거의 소진이 된 상태이고 남아있는 매물들은 큰 사이즈(투자금이 큰) 매물들이 대부분"이라며 "투자금도 큰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어서 접근하기 힘들었는데 서울시 발표 후 토지거래허가와 자금조달 준비 등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진성 매수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는 사례도 있다. 정비창전면1.2구역은 매물 자체가 손에 꼽힐만큼 적은데 전반적인 시장침체 분위기 속 최근 호가를 5억원 올리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소액으로 접근 가능한 주변 지역에선 속속 거래도
투자금이 크고 매물이 소진된 정비창 지역 대신 인근으로 발길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전문가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도 "정비창 전면구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인데다 투자금액이 워낙 높아서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효창동과 서계동 등에 매수 문의가 많다"고 전했다.
정비창 부지 개발계획에서 빠진 서부이촌동(이촌1구역)에도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용산구 안에서 한강변과 가장 가깝고 정비창과 맞닿아있어 서울시가 2007년 통합 개발 계획을 강조했지만 당시 주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이에 서울시는 이번 개발 계획에서 해당 지역을 제외했다. 이번 발표에 현장에서는 '독자 개발로 한강 조망권을 지켜도 좋고, 점진적으로 개발 계획에 흡수되어도 나쁘지 않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용산365공인중개사무소 이복순 대표는 "올해 이 지역(서부이촌동) 1월~6월 거래건수가 6건(아파트 3건, 주택 3건)에 불과한데 서울시 발표 이후 전화를 하거나 방문해서 매수 문의를 하는 분들이 많고 지난 주말을 전후로 아파트 3건이 거래됐다"며 "주택은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떻게 허가를 받을 것 인지를 문의하는 분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용산정비창 부지 개발이 용산 집값에 중장기 호재로 작용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국제업무지구개발은 완공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전문가들은 단기 투자 목적의 매매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용산 개발 계획은 새로운 내용이 아닌데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으로 (여러 호재가 시세에) 상당 부분 반영된 상황"이라며 "서울시 발표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져 호가 상승 등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하락기에는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기 때문에 투자시 이런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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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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