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첫 곡물 수출선 튀르키예 도착..검사 통과시 목적지 레바논으로 출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실은 선박이 흑해를 무사히 통과해 2일(현지시간)튀르키예에 도착했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오전 9시쯤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옥수수 2만6527t을 싣고 출항한 시에라리온 국적의 라조니호가 이날 밤 9시쯤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 입구에 안전하게 도착해 정박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산 곡물을 실은 첫 선박이 흑해를 무사히 건너올 수 있었던 것은 지난달 22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튀르키예와 유엔의 중재로 곡물 수출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보장하는 합의를 이뤘기 때문이다.
라조니호는 3일 오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튀르키예와 유엔이 구성한 공동조정센터(JCC)에 의해 검사를 받을 예정이며, 선박에 승인 불가 물품이 실리지 않은 것이 확인될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해 최종 목적지인 레바논 트리폴리로 향할 수 있게 된다고 튀르키예 국방부가 밝혔다.
튀르키예 당국자는 “매일 한 척의 곡물 수출선이 출발토록 할 계획”이라면서 “아무 문제가 없을 경우 당분간 수출은 하루 한 척의 배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식량 위기를 누그러뜨리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튀르키예 당국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는 현재 16척의 곡물 운반선이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
곡창지대를 자랑하는 우크라이나는 세계적인 곡물 공급자이지만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략을 받으면서 곡물 수출이 사실상 중단됐다. 러시아가 곡물 수출의 주요 통로인 흑해의 제해권을 장악하고, 바다에 기뢰가 설치되면서 우크라이나 곡물을 실은 선박의 운항이 큰 제약을 받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에 2000만t의 수확된 곡물이 저장고에 쌓여 있고, 4000만t의 곡물 수확이 진행 중이라면서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될 경우 오데사를 비롯한 흑해 연안의 항구 3곳의 저장고에 쌓여 있는 곡물 수출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라조니호의 무사 항해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너무 빨리 낙관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수출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식량 위기는 서방의 제재 때문이라고 주장해온 러시아 측도 러시아산 곡물 운반선 첫 운항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뉴스”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앞으로도 계속 순조롭게 이뤄지려면 흑해에 산재한 기뢰를 제거해야 하고 분쟁 수역을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는 등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16척의 곡물 수출선이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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